어제 우리는 오랜만에 다같이 등산을 다녀왔다. 아침 7시 40분쯤에 일어나 식당으로 향했다. 아침밥을 챙겨먹고선 기숙사에 올라와 등산짐을 싸기 시작했다. 미리 사놓은 초콜릿과 물 두병을 등산 가방에 넣었다. 9시 30분쯤 다른 사람들을 깨우고 옷까지 갈아입은 후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처음엔 그냥 조금 두꺼운 옷에다 조끼만 입었지만 Clif 선생님께서 추울 거라면서 다시 올려보내셨다. 결국 두꺼운 패딩을 입고 왔지만 오히려 다행이었던 것 같다. 등산하는데 필요한 것들이 다 있고 나름 잘 챙겨 입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교장 선생님이 오시자마자 조금 혼나기도 했다. 특히 나를 포함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장갑이 없었기도 했고, 그 외에 등산에 불편한 복장을 하고 오기도 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Kevin 선생님께서 핫 팩을 챙겨주셔서 그나마 잘 넘어갔던 것 같다. 겨우 겨우 출발하여 보현사로 갔다. 보현사까지는 차를 타고 갔기에 문제가 없었지만 보현사 위로 올라가는데 벌써부터 숨이 찼다. 이거 혹시 나만 그런거면 어쩌지? 하며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힘들다고 하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낭원대사 탑비를 넘어가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면서 별로 힘들지는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잘 올라같던 것 같다. 그렇게 올라가면서 중간 중간 멈춰서서 쉬는데 보이는 풍경이 예뻤다. 강릉의 풍경 너머로 동해안의 수평선도 보였다. 하늘의 색깔과 바다의 색이 층을 이루는 모습이 색달라 보이는게 인상 깊었다. 가끔 잘 올라가다가도 '여긴 어디...?' 하는 물음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묵묵히 앞을 따랐다. 12시가 넘도록 정상에 도착하지 못하여 도시락을 제 때 먹지는 못했다. 조금 더 가 1시 반이 넘을 때 즈음 딱 정상에 오르기 전에 약수터가 자리 잡고 있어 그곳에서 김밥을 먹었다. 챙겨 온 간식들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했다.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나서 선자령 정상에 올라갔다. 올라가는 외길이 경사가 조금 높은데다 눈까지 쌓여 위험했지만 혼자서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어찌 어찌 잘 올라갔던 것 같다. 올라가니 생각지도 못한 넓은 들판이 보였다.
어느정도 넓이가 있을 거라 생각했을 뿐, 그 정도의 넓이를 상상하지는 못했다. 그곳에서 함께 뛰기도 하고 눈도 던지면서 즐겁게 놀았다. 한가지 문제는 무지 추웠다는 것이다. 풍경 사진을 찍기위해 카메라를 들면 손에 감각이 사라질 정도였다. 그 외에는 정말 즐거웠던 것 같다. 함께 산을 올라가고서 함께 뛰어노니 힘들었던 건 싹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오랜만의 등산이라 힘들기도 힘들었지만 그만큼 뿌듯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