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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케빈과 함께하는 한국신화-4

케빈과 함께하는 한국신화-4

수명장자는 가공할 만한 천지대왕의 위세에 결코 굴하지 않았다. 천지대왕이 세상의 왕이라면 자신은 인간들의 왕이자 맹수들의 왕이었다.

“집결하라~!!”
“칼과 창을 가진 자들은 모이고, 맹수들을 이빨들 드러내라”

수명장자의 위세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는 한 치의 두려움 없이 천지대왕 앞에 당당히 나섰고 그의 부하들과 맹수들도 수명장자의 뒤에 모이고 있었다.

천지대왕은 눈을 감았다. 수명장자라는 이 예사롭지 않은 인간에게 신의 위엄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리석은 것들. 그들은 수명장자의 당당한 호기에 용기를 얻어 어느새 구름처럼 모이고 있었다. 정말로 신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가 아니면 수명장자가 무서워서 모여든 것인가 수명장자는 자신의 부하들이 모두 모이자 미소를 지었다.
‘이제 천지대왕은 끝이다!!!’

수명장자를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모든 맹수들과 부하들에게 외쳤다.
“공격하라~!!!!”
그러자 맹수들은 으르렁 거리며 천지대왕을 덮쳤고 수명장자의 부하들은 칼과 창을 부딪치며 우렁찬 함성과 함께 천지대왕을 향해 달렸다.

그 순간 천지대왕은 감았던 눈을 떴다.
한 순간의 정적.
모든 것이 멈춘 듯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푸른색의 거신이 몸을 뒤틀고 천지대왕이 찢어버린 하늘이 출렁거린다. 땅이 갈라지고 검은 폭풍우가 몰아친다. 하늘이 괴성을 지르면서 불을 뿜어내며 칼날같은 빗방울이 쏟아졌다. 집들이 날아가고 강물이 뒤집힌다. 나무가 뿌리 채 뽑히며 산과 절벽이 무너진다. 칼과 창이 다시 주인을 향해 날아들었고 맹수들은 무너지는 지붕위에서 가엽게 떨면서 울부짖고 있을 뿐이었다. 수명장자의 거대한 성도 산산히 부서져 버렸다. 온 천지가 포효했다. 그렇다. 이것이 신의 힘이었다.

천지대왕은 갈라진 땅을 내려 보았다.
신에게 대항하는 자. 저들을 보낼 곳이 필요했다. 검은 연기가 땅속에서 올라왔다. 숨이 멎을 듯한 죽음의 기운. 검은 연기가 서서히 피어올라 하늘을 덮었다. 천지대왕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천둥과 번개가 검은 연기에 빨려 들더니 곧 엄청난 굉음과 함께 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축이 흔들리고 땅이 춤을 춘다. 심연의 어두운 세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로서 훗날 인간들이 말하는 이승과 저승이 분리되는 순간이었다.

수명장자는 쓰러져있었다. 천지대왕은 수명장자 옆에 있던 뱀을 집어 들더니 수명장자의 머리로 던졌다. 뱀이 수명장자의 머리를 감싸더니 엄청난 힘으로 조이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수명장자는 고통에 몸부림 쳤다. 머리를 조이고 있는 뱀을 떨쳐내기 위해 힘을 썼지만 그저 버둥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항복. 수명장자는 항복을 해야 했다. 하지만 자신이 신에게 진다는 것을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수명장자가 뱀을 떼어내려 할수록 뱀은 더더욱 강하게 머리를 조여왔다.
‘포기 할 수 없다. 신에게 질 수 없다’

눈이 튀어 나오고 이빨이 부서지고 있었다. 그러나 수명장자는 질기게 버틸 뿐이었다.

천지대왕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왜 이 인간은 자신에게 무릎을 꿇지 않는 것일까

수명장자는 이제 비명 지를 기운도 없어 보였다. 뱀은 혀를 낼름거리며 수명장자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질 수 없어. 신에겐 질 수 없다.”
수명장자는 놀라운 인내력으로 고통을 참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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