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와서 길이 많이 미끄러웠습니다.
전 다행히도 원장님이 집앞까지 태워 주셨습니다.
피곤한 하루....끝까지 말안듣고 무심한 아이들...새해가 되었어도 변하지 않는 녀석들...
'아~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저런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때 문자가 왔습니다. 고등학생인데 곧 미국에 간다고 저에게 선물달라고 합니다.
'선물은 지가 날 줘야지...'
가게에 들어가 우유를 샀습니다. 어릴적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마셔온 우유...전 우유가 없으면 살 수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피에다 우유를 타 마셔도 정말 맛있습니다.
'아차~ 커피가 없구나...'
다시 가게에 들어가 커피를 샀습니다. 날이 추우니 금방 손이 얼어붙는 것 같습니다.
빨리 들어가야 겠다는 생각에 집을 바라보았습니다.
1층, 2층, 3층, 4층....
집집마다 모두 불이 환하게 들어와 있었습니다. 지금 저 안에 있는 사람들은 무엇을 할지 궁금해졌습니다. 저녁을 먹거나, TV를 시청하거나, 아니면 식구들끼리 대화를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의 집은 4층입니다.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필요가 없이 그냥 걸어 올라갑니다.
아파트 입구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저의 집에도 불이 켜져 있었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다시 입구 밖으로 나가 확인을 해 봤습니다.
1층, 2층, 3층, 4층...모두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왜 내방에 불이 켜져 있는 거지?'
머리속에 도둑이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몇일전 계량기를 확인한다고 왔던 사람이 생각났습니다. 그때 저의 집을 쭈욱 살피던 그 남자의 눈빛이 생각났습니다.
'어쩐지 이상했어...'
뿐만 아니라 소독을 한다고 왔었던 어떤 아줌마도 생각이 났습니다. 아파트 무슨 무슨 투표한다고 왔던 사람들도 생각났습니다. 다들 제가 혼자 사는지를 확인하러 왔던 사람들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어쩐지 다들 이상했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혹시 아니면 또는 이미 도망갔으면 신고해 봐야 소용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제방에서 무얼 훔쳐갔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마땅히 훔쳐 갈만한 것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TV~?'
최근에 장만한 거라고는 TV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그것도 1년전이었습니다.
'컴퓨터? 전자렌지? 헐 내책?'
책을 훔쳐갔다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덜컥했습니다.
'내가 어떻게 모은 것들인데~~'
하지만 이런 불안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책을 훔치기 위해 몇일전부터 방문을 하며 치밀하게 준비를 하는 도둑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4층으로 올라와 열쇠를 꺼냈습니다. 도둑이 몇명이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명이 넘으면 힘든데....'
전 도둑이 1명이기를 바랬습니다. 한명이면 어떻게든 잡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니다...그 도둑이 무기를 가지고 있으면 잡는 것은 어렵겠다'
전 도둑이 한명이든 두명이 넘든 간에 기선제압에 성공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서 도둑과 눈이 마주치면 무섭게 인상을 쓰고 큰소리로 너희들 뭐야~~!!!라고 소리쳐야 겠다'
이렇게 맘을 단단히 먹고 문을 확 열었습니다.
썰렁~~~~
아하 도둑들은 이미 다 훔쳐서 도망을 간 모양이었습니다. 아니면 제가 문을 여니깐 어딘가에 숨었을 수도 있었습니다. 전 일부러 큰소리를 내며 이곳 저곳을 뒤졌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미 도망을 갔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무슨 물건이 없어졌는지 확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TV, 컴퓨터, 전자렌지, 책들....
다들 무사히 자기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것들이 설마 냉장고 안에 있는 음식을 가지고 갔나?!'
참 치사한 것들이 있다는 생각에 냉장고를 확인 했으나 없어진 물건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집안에 도둑 것으로 생각할 만한 발자국도 하나도 안 보이고....문을 잠가 놓고 도망을 갔다는 것도 이상하고....
에고...결국 제가 방안에 불을 안 끄고 나갔던 것일 뿐이었습니다.
여러분....!!
외출을 할때에는 전기나 가스를 꼭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ㅎㅎㅎ
Kev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