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때 배우던 국사책에서는 고려를 중세라는 틀에 넣어 배웠었습니다.
고려가 918년~1392년이니깐 유럽의 기준으로 보면 고려가 중세에 속하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웬지 어색함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첫째, 중세라는 말 자체가 주는 어감때문에 그렇지요. 중세라고 하면 유럽의 중세를 떠올리지 우리나라의 중세를 떠올리는 것이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둘째로는 중세라는 말이 유럽에서 온 것인데 즉 유럽의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 온 개념인데 그것을 우리나라 역사에 끼어 맞추듯이 설명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국사 교과서에 써있으니깐 그렇게 알아두자 하고 넘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의 생각이 다르다고 주장하면 시험에서 틀리니깐요...그나마 잘하는게 국사였는데 말입니다..ㅎㅎ
우리나라 역사에 중세라는 기간이 없다면 마치 역사발전 단계에 끼지 못하는 그런 후진국으로 인정할까봐 고려를 중세라는 틀에 넣어 가르쳤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이 지금의 교과서를 봐도 여전히 고려는 중세라고 가르치고 있더군요.
고려가 중세에 속하지 않으면 마르크스의 이론에서 벗어날까봐 아직도 유럽중심의 역사관으로 가르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일본의 영향이 크겠지만요...
'고려를 꼭 중세라는 시각으로 봐야 할까...그냥 고려는 고려로 보면 안될까...'
저런 역사책을 보고 공부하는 그리고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을 생각하니 좀 답답해 지네요.. 전문강사교육에서 제가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역사를 어떠한 잣대를 가지고 바라보지 말자라는 것입니다. 즉 평가하지 말자는 것이지요. 이미 평가되어 있는 역사를 보면서 또다른 평가를 하기 시작하면 본질에서 너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말을 종종 하곤 합니다. "나를 그냥 나로서 봐주면 안되겠니?!"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평가를 합니다. '제는 패션 감각이 꽝이야' '돈은 잘 번데' '제는 얼굴이 너무 길어' '하는일이 별볼일 없더라' '제법 잘 생겼는데' 등등등
이 모든 것이 다 맞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자신의 본질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깐요.
요즘 시오노 나나미의 책이 새로 나왔습니다. 십자군 전쟁에 관한 책입니다. 하나는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전쟁이고 또 하나는 그냥 십자군 전쟁입니다. 저도 서점에서 보고 아직 사지는 않았습니다. 돈 생기면 사려구요.. 읽어보지도 않고 책을 추천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지만 읽어볼만한 가치는 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전문강사교육에서 소장님의 과학에 관한 강의를 듣고 싶습니다. 예전에 너무 재미있게 배웠었는데 다시 듣고 싶네요. 저도 혼자 공부는 하고 있지만 사실 학교교과서로 공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교과서는 재미있는 것을 그냥 질리게 만들어 버리더군요.
우xx 같은 문제집을 보면 한 페이지 넘어가기도 힘들 정도로 질리더군요.
저런 책으로 공부해서 우수한 성적과 실력을 갖춘 학생들을 보면 그저 초인적인 인내력을 가지고 있거나 머리가 비상하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지금도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교과서나 문제집으로 공부하는 것은 몇년간의 시름과 한숨 끝에 포기했습니다.
그러면 무엇으로 공부해야 하나 하는 문제가 남는데 그건 지금까지도 그렇구 앞으로도 계속 찾아 헤메야 겠죠...
다음달 강사교육이 기다려 지네요...
소장님에게 주사를 맞아야 하니깐요...
많은 분들이 소장님에게 주사를 많이 맞아 병이 다 나으신 것 같은데 저는 병이 깊어 낫지를 않습니다..
그래도 매달 교육을 가서 주사를 맞으니 더 나빠지지는 않겠죠..
머리도 나쁜 인간이 병도 깊으니 참으로 한심스럽습니다...
소장님으로부터 과학과 철학에 관한 깊고 재미있는 강의를 들을 날을 기다리며
그만 마치겠습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