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막가는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저의 인생에 아무리 시간이 없다고 해도 이렇게 책을 멀리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까짓 까페 하나 하는데... 이 세상에 무엇이 그렇게 많은 사항이 필요한지...
그리고 무엇을 그렇게 많이 해야 하는지...
잠시 머리를 식힐 시간도 없이 설쳐대야 하는지...
그렇게 하루를 끝내고 나면, 집에 가자마자 뻗어 버립니다.
씻고나서 잠이 오기까지 잠시동안만 책을 봅니다. 어제는 책을 볼 힘도 없어서 그냥 멍하니 누워있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잠이 드는 그 잠깐의 순간 제가 마지막 저의 의지로 생각했던 것은... "참,,, 나 원..... 이렇게 그냥 자도 되는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퇴폐의 끝장까지를 가야 하는가? 하는 생각에 소스라치게 놀라봅니다.
퇴폐는 술집가는 것이 아닙니다. 책을 읽지 않고 나 자신을 쓰레기처럼 취급하는 것이 퇴폐의 본질이며, 술집가고 마약을 하는 일은 퇴폐의 결과로서 눈으로 보이도록 나타난 일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러니 독서와 사색으로 멀어진 것이 바로 퇴폐이므로, 우리는 바로 그것을 경계해야 하는 것입니다.
책을 읽지않고, 사색하지 않으면서 순수를 지키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책을 읽지 않고 사색하지 않는 것이 퇴폐 그 자체이니까요...
아침에 일어나니... 그저 죽어버리고 싶은 나의 몸뚱어리가 보입니다. 세수를 하고 옷을 입는 동안 거울을 보지 않았습니다. 나 자신이 이렇게 싫어진 적이 있었던가? 싶습니다. 몸뚱어리를 살리기 위해 이다지도 노력을 해야 하는가? 하는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옵니다.
앞으로 더욱 더 책보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잠시 이러는 것 뿐이라고 스스로를 달래느라 집에서 사무실까지의 길을 돌아 돌아서 두 시간이 다 되도록 걸었습니다. 그렇게 위로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오늘 이라도 세상을 떠나 버릴 것만 같아 할 수 없이 그렇게 했습니다.
책을 보는 곳.... 나의 영혼을 돌볼 수 있는 곳... 그런 곳을 만들고 있습니다.
학문과 예술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곳... 바로 그런 곳이 되도록 해야지요...
그곳에서.. 두 다리 쭉 뻗고... 모짜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며 책을 읽는 나를 상상합니다.
그렇게 위로를 해 봅니다.
여러분...
책을 읽지 않고 하루라도 보내는 시간이 있으면 그건 자기 자시이 아님을 깨우쳐야 합니다.
그 몸뚱어리는 나 자신을 타락시키기 위한 물질적 도구임을 꼭 이해해야 합니다.
자신을 몸둥어리를 때려서라도, 영혼으로부터 나를 분리시키지 못하도록 해야합니다.
오늘도 단 한 줄이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다는 사실을 자신의 몸이 거부할 수 없도록 진절머리를 쳐서라도 만드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책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꼭 갖기를 바라면서...
ern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