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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본질과 형식.. 그리고... 목적과 수단

어제의 글에 이어서 씁니다.

학교를 다니고 시험을 보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하는 것은 모두 수단에 불과합니다. 이것들을 통해 결국 자신의 형이상학적인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그건 아무 의미없는 행동의 조합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인생자체의 개념은 매우 형이상학적 즉 눈에 안 보이는 일이라서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일 자체에 인생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지요. 즉 학교를 다니는 것, 높은 점수를 받는 것, 좋은 차를 가지는 것, 빅뱅이론을 아는 것, 방정식을 푸는 것, 나아가서 많은 돈을 버는 것... 등의 물질적이고 눈에 보이고 오감으로 느껴지는 일들이 결국 인생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생각되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부처의 깨달음, 노자의 깨달음을 공부하는 이유는 이들이 오감을 통해 주는 일을 이룬 사람들이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깨달음을 위해 이미 자신에게 주어진 '물질적'인 부분마저도 물리친 사람들이지요.

따라서 이들이 물질적인 깨달음의 정도가 높아서 존경받는 것이 아닐 것이 확실합니다. 만일 이들의 물질적인 깨달음의 정도가 큰 것이라고 인식한다면 10자리 숫자도 계산을 제대로 했을 리가 없는 이들이 그 당시에는 대단했는지 모르겠지만 현재의 사회에서 본다면 유치원생도 못되는 허무한 멍청이들에 불과하므로 더 이상 이들로 부터 배울 것이 없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빅뱅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그냥 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을 누구나 압니다. 그래서 고민을 하거나 공부를 포기하게 되지요...

그러나... 꼭 기억해야 합니다.
빅뱅을 알거나 모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빅뱅을 이해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이 자신의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시키므로 이를 통해 스스로가 자신의 형이상학적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주는 것 뿐입니다. 그것이 어떤 일을 하는 최종 목표입니다.

따라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은 바로 '고민'입니다. 바로 그 고민을 통해서 인간은 '깨달음'이란 목표를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깨달음'의 목표를 얻기 위해서 가장 유용한 '고민'은 학문적 고민입니다. 그러나 어릴 때는 '학문적' 고민을 할 능력이 되지 않으므로 다른 종류의 '고민'으로 형이상학적 실력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많은 천재들이 불우한 성장배경을 갖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고민'을 안 해본 사람이 '고민'을 해 본 사람보다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습니다. 같은 조건이라면 어떤 '고민'을 해 본 사람이 아무 고민이 없는 사람보다 생각하는 능력이 더 큰 것이 너무나 당연하겠지요.

이때 물리적인 '고민' 예를 들어 다쳤다거나, 몸이 아프다거나 하는 일로 발생된 '고민'이 되었든 '바람은 왜 부나?'하는 사실을 알지 못해 생긴 '고민'이 되었든 그 고민이 고민을 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고통스럽게 다가 왔는가 하는 것이 또한 이 문제와 깊은 관련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아버지가 없는 고통' 때문에 죽을것 같은 정신적 아픔을 겪는데, 어떤 아이는 똑 같은 상황에서 아무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면, 바로 전자의 아이가 더 깨달음을 가질 가능성을 갖게 되지요.

따라서 '아버지가 없는' 사실 자체는 깨달음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그 사실을 통해 사고의 확장이라는 사건이 일어나는가 하는 것과 문제가 있을 뿐이지요...

요즈음의 세상은
'고민이 없고, 아픔이 없고, 돈이 많은'것을 '행복'한 것으로 설정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을 성공으로 이끌고 가는 "고민 많고, 아픔 많고, 물질로는 풍족하지 못한" 이 세상의 성인들과, 천재들을 비웃고야 맙니다.

깨달음의 목표가 없으면 고민과 아픔따위는 금새 잊을 수 있습니다. 그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불쌍하고도 미련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오리혀 이런 '고민과 아픔'이 없는 것을 '행복한 상태'라고 선전함으로서 사람들을 멸망과, 패륜과, 비도덕으로 빠지게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댓가로 오히려 인기를 얻는 이 세상의 많은 포퓰리스트들 앞에서 예수와 부처는 스스로 굶고, 스스로 헐벗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자가 복이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음을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스스로를 재촉하여 고통에 빠짐으로서 자신을 구원하시기 바랍니다.

이 세상은 이런 깨달음으로 가득 차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일본인들의 아픔을 보면서,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더니 잘 되었다."라는 '고통없는' 말로 자신을 망가트리지 말고, 그들이 각자 가슴 속에 얼마만한 고통과 좌절과 슬픔을 느끼는지 이해하려고 함으로서 자기 자신도 그 슬픔과 좌절을 겪게 하는 '축복'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잘 안되면...
그렇게 되기 위해, 오늘도 독서하고 사색하는 하루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우리 같이 이렇게 권면하고 서로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노력함으로 서로를 깨닫게 하는 위대한 역사를 이룹시다...

케빈의 수고는 남을 이롭게 하기 전에 스스로를 구원하는 위대한 행위입니다.
여러분도 여기에 동참해 보시기 바랍니다.

ern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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