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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영국사 이야기-해이스팅스 전투(2)-5


1066년 10월 14일 토요일 해이스팅스Hastings

Hastings는 런던 바로 밑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바닷가 마을이죠. 현재는 한국인 유학생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가게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어요. 가 본적이 없어서..순간 fish and chips가 생각나네요. 가끔은 그리울때가 있어요. 학원강사 그만두고 fish and chips 가게나 열까 하는 상상도 합니다...ㅋㅋㅋ

해럴드는 Hastings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길목을 막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게르만의 전통적인 방어책인 '방패-벽' 작전을 사용했습니다. 이것은 군사들이 서로 가까이 붙은 다음 팔을 교차하여 옆 사람의 방패를 잡는 것입니다. 서로 팔을 교차하여 방패를 잡았기 때문에 방패를 놓치거나 할 경우가 줄어들지요. 그리고는 언덕위에서 7000명의 군사들이 방어태세를 갖춥니다. 아마도 언덕위에서 길게 늘어선 군사들이 방패를 앞세워 배열하고 있는 것을 본 윌리엄의 군사들은 기가 질렸을 것 같습니다-그냥 저의 상상입니다-

반면에 언덕 아래에 위치한 윌리엄의 군대는 앞줄에 궁병들과 투석기를 세워 놓고 -왜 이렇게 오늘따라 눈이 잘 안 보이나 했더니 안경을 안쓰고 있었네여 에구 바보같아요ㅠ_ㅜ- 그 뒤에는 보병들을 세워 놓습니다. 그리고 맨 뒤에 기마병들이 대기했지요.
상상이 가시지요?! 언덕 아래에서 이와같이 군사들을 배치한 윌리엄의 작전은 뭐 뻔한 것이지요. 돌던지고 화살을 쏴서 해럴드 군사들을 좀 망가트리고 그때 벌어진 방패들 사이로 보병들이 비집고 들어가 흩어놓은 다음 기병들이 밀고 들어가 싹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아주 간단하지만 효율적인 작전이지요. 그리고 윌리엄 군대 뒤에서는 성직자들이 기도를 합니다. 교황이 밀어주는 군대는 곧 하나님이 밀어주는 군대이므로 질 이유가 없겠죠. 분명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 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오전 9시경, 뿔나팔 소리와 함께 역사적인 해이스팅스 전투가 시작합니다.
윌리엄의 군사들은 맨 앞쪽에서 화살을 쏘고 투석기로 돌을 날립니다. 그리고 언덕위에 위치한 해럴드의 방패진들을 날아오는 화살과 돌들을 막아내지요. 아무리 방패로 막고 있다고 해도 화살은 막아도 돌들을 막아내기에는 힘들었겠죠. 그래서 상상을 하면, 방패진들이 하염없이 무너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고 하네요. 언덕밑에서 위로 쏘는 것이라 화살이 별 힘이 없었고 투석기로 쏜 돌들도 별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돌들이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은 바로 매우 뛰어난 비명중률때문이지요.
쏘면 맞아야 하는데 맞지를 않으니 효과과 없었습니다. 물론 아주 안 맞은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해럴드의 방패진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럴드의 군사들도 방어만 한 것은 아니겠지요. 언덕위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공격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화살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들에게는 화살이 별로 없었습니다. 아마 해럴드가 해이스팅스로 오기까지 다른 전투가 있었는데 거기서 다 소모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해럴드의 군사들에게는 협력자들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윌리엄의 궁병들이었죠. 그들이 화살을 쏴 주고 있으니 그걸 다시 쏘면 됐습니다..ㅋㅋㅋ 웃기는 상황이지요.

이렇게 궁병들와 투석기들이 헛된 공격만 하고 있으니 안달이 난 것은 윌리엄이었습니다. 그래서 보병들에게 공격을 하게 합니다. 보병들은 언덕위로 다가가 접근전을 펼치지요.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방패진은 여전히 꿈쩍도 안하자 이번에는 기병들에게 공격명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해럴드의 군사들도 방패 사이 사이로 화살을 쏘고 돌을 던지고 도끼 던지고 창 던지고....등등등 해서 윌리엄의 기병 역시 막아냅니다. 이렇게 해서 전투가 시작된지 3시간 정도 지나자 윌리엄의 머리속에는 "졌다"라는 생각이 떠오르게 되지요.

기세가 꺽인 윌리엄의 군사들은 달아나기 시작했고 그것을 본 해럴드의 군사들은 언덕위에서 따라 내려와 윌리엄의 군사들과 싸웠습니다. 이것을 본 윌리엄의 머리속에서 번쩍 하는 것이 있었지요. 절망속에서 빛을 본 것입니다. 윌리엄은 해럴드의 군사가 자신의 군사들을 따라 내려오면서 방패진이 흔들리는 것을 본 것입니다.

그때부터 윌리엄은 자신이 직접 군사들을 지휘하면서 유인작전을 펼칩니다. 도망치다 다시 싸우고 또 도망치다 다시 싸우는 것이지요. 이렇게 함으로써 적의 전력을 서서히 약화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작전대로 돌아가지는 않았습니다. 윌리엄도 몇번씩이나 죽을 뻔 했었습니다. 윌리엄의 말도 죽었으며 한번의 적에게 머리를 맞기도 했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아침부터 시작한 전투가 어느새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윌리엄은 마지막으로 적에게 결정타를 먹일 작전을 펼칩니다. 바로 아침에 물을 먹은 궁병들과 투석기들이지요. 이들은 아침에만 잠깐 반짝하고는 전투 내내 뒤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윌리엄은 이들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전투 상황은 아침과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궁병들에게 화살을 쏘도록 명령을 내립니다. 아직도 해럴드의 군사들은 방패진을 짜고 있었지만 아침보단 많이 허술해졌고 또한 아침에 방패진을 짠 군사들이 중무장을 했던 것에 비해 지금은 경무장한 군사들이 방패진을 구성하고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싸우다보니 해럴드쪽에서도 희생이 많았던 것이지요. 하늘에서 화살이 빗발치자 막강한 힘을 발휘하던 방패진들이 틈을 보이고 또한 아침보다는 많이 언덕아래로 내려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궁병들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화살을 쏘게하고 보병들과 기병들을 동시에 투입해 적을 섬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몇차려 강하게 방패진을 공격하자 드디어 방패진도 무너지기 시작을 했고 윌리엄의 군사들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혈전을 벌이게 됩니다.

이때 해럴드는 눈에 화살을 맞게 됩니다. 그리고 접근해 오는 윌리엄의 군사에게 칼을 맞아 쓰러집니다. 해럴드가 죽는 것이지요. 전투에서 장군이 죽으면 그 전투의 결과는 뻔합니다. 그래서 이순신장군도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했으니깐요. 해럴드가 죽음으로 인해 군사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비록 해럴드의 정예병들이 왕의 시신을 둘러싸고 끝까지 싸우기는 했지만 결국 전투에서 패배하고 맙니다. 그래서 아침부터 시작한 전투는 밤이 되어 적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계속되고 마침내 윌리엄의 승리로 마무리하게 되지요.

이렇게 해서 Battle of Hastings도 마무리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윌리엄 2세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알찬 하루 보내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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