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미술을 이야기하자면 정말 할 말이 끝도 없이 많습니다. 먼저 이집트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면 피라미드가 빠질 수 없습니다. 피라미드를 외계인이 세웠다고 하는데(하긴 그렇게 주장할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이기는 하지만) 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수많은 실험 끝에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집트인들이 죽은 자들을 어떤 식으로 매장하기 시작을 했는지 살펴보면 마스터바Mastaba에서부터 피라미드까지 어떻게 발전했는지 우리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피라미드를 이야기 하자면 BC 2600년경에 살았던 천재 임호테프Imhotep를 또 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출생이나 사생활등이 거의 알려진 것이 없지만 다양한 방면에 재능이 많았던 사람입니다. BC2600년전이니깐 석가모니BC500, 공자BC500, 피타고라스BC500 그리고 소크라테스BC400보다도 훨씬 오래된 사람이면서 이 모든 천재들의 선배 천재인 셈이죠. 알려진 사람들 중에서는 인류 최초의 천재라고나 할까요. 나중에 이집트에서는 신으로 숭배된 사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임호테프를 언급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그가 바로 최초의 피라미드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임호테프와 피라미드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만 일단은 참고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나면 그리스 미술에 들어가기도 전에 지쳐 버릴테니깐요. 그래서 아주 간단한 설명정도에서 이집트 미술을 마칠까 합니다.
언젠가 학생들이 공부하는 미술참고서를 사러 갔습니다. 하지만 수능에 나오는 주요과목만 잔뜩 있고 미술 참고서는 없더군요. 큰 서점으로 가라고 해서 그냥 나왔습니다. 그런데 나가기 전에 미술 참고서는 아니고 문제집이 있길래 잠시 살펴보니 이집트 미술을 아주 간단하게 설명을 해놨더군요
이집트 미술: 죽은자와 영원을 위한 미술
1. 정면성의 원칙frontality
2. 이상화idealism
3. 종합성synthetism
4. 사실주의realism
수천년의 역사와 미술을 이렇게 간단하게 적어 놓다니....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거라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저도 저것만 적어보겠습니다.
먼저 이집트 미술을 죽은자와 영원을 위한 미술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이라를 통해 우리는 이러한 이집트 미술의 특징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 알아야 할 것이 바로 카ka라는 것입니다. 이 카를 알지 못하고는 이집트 미술을 이해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집트인들은 바, 카, 아크트 이 세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보통 바는 혼, 카는 성령 그리고 아크트는 육체라고 하는데 인간이 죽으면 혼은 저 세상으로 가고 아크트는 지상에 남아서 우리가 알 듯이 썩어 없어지지요. 하지만 카ka 라는 것은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남아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 카는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카가 있습니다. ka가 어떻게 붙느냐에 따라 그것이 어떤 형태의 물질이 되는 것이지요. 우리식으로(저 혼자생각으로는) 생각을 한다면 우리의 몸에는 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기가 우리몸을 잘 순환을 해야 우리 몸이 건강하지요. 만일 기가 잘 순환되지 않으면 우리가 기가 막힌다, 또는 기절을 한다는 식으로 표현을 합니다. 혹은 기가 다 빠졌다라고도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사고방식으로도 우리 몸은 영혼이 있고 육체가 있으면서 또 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기에 따라 사람의 성향도 달라지고 체질도 달라지지요. 이 기라는 것이 꼭 우리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기본을 이루는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세상 어느곳에나 있고 세상을 구성하는 아주 기본적인 본질이라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이집트인들이 생각하는 ka라는 것도 세상을 이루는 어떠한 본질인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혼은 하늘나라로 가고 육체는 소멸하지만 이 ka는 세상에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세상이 안전을 유지하려면 먼저 이 ka를 안전하게 다루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이집트인들은 미이라를 만들어 이 ka가 방황하지 않고 안정을 취하게 하려는 것이지요.
이집트인들이 생각하는 ka라는 것이 이해가 되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ka를 이해하면 왜 이집트 미술을 영원을 위한 미술이라는지도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두 번째로 정면성의 원칙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미 정면성의 원칙이라는 말이 읽어만 보아도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이집트 조각을 보면 바라보는 우리는 똑바로 바라보는 듯한 인상을 받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니 한번이라도 이집트 조각을 보신분들은 바로 이해하실수 있으실 것입니다. 동상을 보면 코에서부터 밑으로 내려와 배꼽까지 일직선을 이루고 그 선을 중심으로 좌우가 대칭인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집트인들은 왜 이렇게 뻣뻣한 정면성의 원칙을 수천년이나 고수하였을까요. 그들이 격렬한 움직임을 묘사하는 기술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이 또한 이집트 미술이 죽은자와 영원을 위한 미술이라는 테마와 같은 맥락에 있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것들은 움직임을 멈추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죽은자, 즉 사후의 세계는 어떠한 생동감과는 거리가 멀지요. 영원을 추구하는 이집트인들에게는 생동감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현실적인 삶에서나 중요한 것이고 사후세계인 영원의 세계에서는 움직임이 없는 부동성이 영원을 상징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니 생동감이 있는 것을 묘사하기보다는 움직임이 없는 부동성을 묘사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로 이상을 실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한번에 이집트 미술을 다 설명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군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 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