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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새로운 달의 시작과 11월 토요 일정

또 한 주가 시작됩니다. 이 세상에서 아무리 빠른 것이 있다고 해도 세월의 빠르기를 당해낼 것은 없을 것입니다. 겉으로 보면 이 세상에서 가장 느린 것이 시간입니다.
아이들은 어른이 되기위해 시간이 빨리 가길 바라고, 어른들은 성공하는 순간이 빨리 오길 바랍니다. 그래서 시간은 더디게 흐릅니다.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침이 늦게 오고 열심히 놀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저녁이 늦게 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은 분명히 옵니다. 그리고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짓는 시간도 분명히 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이 오기까지... 우리는 모두 그 시간을 실제로 느끼지 못합니다. 그걸 느끼는 방법은 단 하나... 독서를 통한 생각의 크기와 깊이를 확장시킨뒤 그 확장된 인식능력으로 이를 보는 방법뿐이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언제나 정신차려서 시간의 의미는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알기위해 노력하는 사람만이라도 되어야 합니다.

벌써 11월입니다. 올것같지 않던 21세기가 시작된지도 벌써 10년이 흘렀습니다. 꿈에서나 상상할 수 있었던 2010년이 벌써 다 지나갑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생각하고 독서하시기 바랍니다...

11월 부터는 매달 주말에 제가 하는 행사를 한 달치씩 공개합니다. 잘 읽으시고 필요한 부분은 스스럼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제가 오산시민임에도 오산시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만, 차치하고... 올해 부터는 오산시를 위해 무엇인가 하려고 합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제가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본질적인 이해학습을 위한 교육일 수 밖에 없습니다.

열심히 노력하여 오산시를 혁신교육에 모델이 되는 도시로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될 일이 아님은 당연합니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호응이 있어야 합니다. 지난 달에 두 번의 학부모 세미나를 거쳤습니다. 그를 통해 여러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그 현실적인 구현을 시작하는 것이 이번 달입니다. 그래서 이번 달 부터는 무조건 오산시와 관련된 행사들이 있게 될 것 같습니다.  각 주별로 설명 들어갑니다.

6일 첫 토요일 - 오산시에서 주최하는 독산성 세마대지 학습행사가 있습니다. 오후 1시에 오산시 여성회관에 모여서 약 2시간동안 독산성의 역사적 지리적 의의에 관한 설명회를 갖습니다. 그리고 시에서 제공하는 차량편으로 세마대에 직접 올라가서 현지 탐방을 합니다. 모두 합해서 약 5시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산시에서 오산시의 경비로 진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참석하시는 분들로 부터는 경비를 받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오산시민들을 위한 행사이지만... 뭐, 공부하려고 참석한다는데 몇 분 되지도 않을 다른 지역 사람들을 입장제지하기야 하겠습니까?
임진왜란과 한국의 성벽의 특징에 관해 현지탐방과 함께하는 공부를 하고 싶은 분들은 오후 1시까지 오산시 여성회관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13일 두번째 토요일 - 지금 덕수궁 석조전에 있는 덕수궁미술관에서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알베르티나(Albertina)미술관 대여의 "피카소와 모던아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영국근대화가전에서는 작품의 다양성과 질적인 측면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지 않았는데... 이번 덕수궁미술관의 피카소와 모던아트전은 저의 귀를 의심할 정도의 작품들이 대거 들어와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술전을 통해 르네상스에서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대충의 흐름을 잡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르네상스에서 매너리즘, 바로크, 로코코, 그리고 신고전주의와 인상파까지는 그런대로 자세하게 했는데.... 20세기 현대미술에 관해서는 그리 자세하게 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전시된 작품들이 모던아트에 관해서는 체계적이고 조리있는 전시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고, 또 하나는 이런 것들을 다루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기본실력이 있어야 되는데.. 그 기본실력을 쌓기 바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 그 정도의 기본실력이 생겼는데... 어찌 이런 사정을 알고... 거기에 딱 맞에 현대미술의 태동에서부터 제대로 검토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는지.... 생각만 해도 너무나 가슴이 뜁니다.

어제 일요일 엄마를 방문하고 식구모두 전시회에 들렸습니다.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서 들어가... 고종의 자취가 서린 곳들을 눈으로 매만지며 미술관으로 들어 갔지요...
알베르티나 미술관이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전시회를 여는 것이랍니다. 그 색채의 향연에 고맙고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현대미술의 조류를 한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작품의 구성은 감동을 느낄 정도로 잘 짜여져 있었습니다. 현대미술의 시작인 폴 세잔으로 부터 시작해서 신인상파의 점묘법의 흐름이 보이면서 바로 야수파의 강한 냄새가 나더니 양차세계대전을 모두 패한 독일의 감성을 어루만지기 위해 '다리파'와 '청기사파'가 도도한 특성을 감추지 않더이다. 입체파와 오르피즘의 경쟁을 보는 흡족함을 맛보자 1900년대 중반 이후의 신 표현주의에 이르는 현대미술의 주관적 자각의 역사가 펼쳐졌습니다.

한 마디로 거대한 20세기 표현주의를 본류에서 부터 시작해서 저 가지 끝에 달린 잎사귀까지 모두 훑어버리는 쾌거를 보고 왔습니다.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표현주의 그 색체의 향연에 빠져 유럽전체의 현대미술사조를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전시회를 공부할 기회를 놓친다는 것은 문명인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
그래서 두번째 주 토요일에 일정을 할애 합니다.

여기에 덕수궁을 가게되니... 이 참에 덕수궁에 관한 공부도 좀 해야겠습니다. 덕수궁에 관해서 미리 공부를 해 오시는 분들은 저의 이야기를 훨씬 쉽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20일 세번찌 토요일은 전문강사교육입니다.
스트레칭과 유럽중세역사에 관한 공부로 하루를 채울 것입니다. 자료는 이미 다 공개되었으니 미리 공부해 오시기 바랍니다. 특히 유럽역사는 대충 읽어서 그 관련 고유명사만이라도 영어로 해 오시기 바랍니다. 스트레칭은 몽땅 외워와야 하는 것 아시지요?
이번부터 다시 깊이 깊이 내용을 들어가 봅시다.

27일 11월 마지막 토요일은 오산문화원 주체 문화해설사양성 프로그램에서 강의합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인데... 아마 문화해설사가 되려는 사람들의 수업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open이 되지 않는 것일 것입니다.



이렇게 매주 토요일 강의를 해도 꼭 해야 할 것들을 하지 못하고 그냥 건너 뛰는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용산 중앙박물관에서는 '고려붏화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11월 말까지인데...
그 누구가 보아도 그 진가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고려불화에 관한 이해는 좀 처럼 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이것들을 한 곳에 모아 놓고 볼 수 가 없으니까요.... 대부분 외국으로 밀반출되어 우리나라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 프랑스, 미국, 심지어 러시아에까지 흩어져 있습니다. 이것들이 역사상 처음 우리나라에 모두 모여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주에 갔다 왔는데... 정말 고려불화라는 것을 말로만 아는체 하다가 진정 가슴으로 그 가치와 의미 그리고 그 성격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귀중한 전시회입니다.
11월 말까지 이므로 제가 토요일에 다시 시간을 낼 수 있기 전에 전시가 끝납니다. 그러니 아쉽지만 여러분 각자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저는 돌아오는 일요일에 식구들 데리고 다시 한 번 더 갈 예정입니다.
입장료가 어른이 3000원 학생이 2000원... 주차료는 하루 종일 세워 놓아도 만원 정도이고... 관람하기가 미안할 정도의 싸구려 입니다만.... 그 가치는 돈으로 치룰 수 없는 것입니다.  꼭 관람하시기를 바랍니다...

ern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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