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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단 한번뿐인 2010년 가을을 추억의 앨범에 넣는 법...

매년 계절은 오고 갑니다. 가을도 그렇지요...
올해의 가을은 멋진 단풍을 줄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를 하루 아침에 찾아든 추위로 싸-악 없애버린 얄미운 녀석입니다.
그렇지만 내 인생에서 단 한 번밖에 부여받지 못한 2010년의 가을입니다.
오늘 아침 산책을 나가면서 경비아저씨에게 말해 보았습니다...

"아저씨, 저 낙엽들을 치우지 마시면 안되요? 그냥 낙엽을 밟고 다니게 놓아 두었다가... 한 두달 지나고 낙엽이 거뭇거뭇해지면 그때 모두 청소해도 될텐데..."

받아들여질 턱이 없는 말이지만 그렇게 이번 가을을 보낼 채비를 합니다.
아무리 기대보다는 멋지지 않은 단풍이지만 길거리에 쓸쓸히 떨어져 나의 발길에 채이는 놈은 나의 가슴에 차분한 기억을 만들어주기에 손색이 없는 녀석들입니다...

올해는 여러가지로 아프고 바빠서 시조차도 제대로 쓰지 못했네요...

책읽고, 사색하고.... 시를 써야만 한 계절이 간다는 법칙을 저에게 만들어 준 적이 있습니다. 그 규칙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서... 남은 2010년의 가을동안 몇권의 책을 더 읽고 몇 번의 전시회에 더 가고... 그리고 몇 수의 시를 지어야 하고.... 그리고 낙엽이 떨어진 길을따라서 고즈넉한 발걸음을 낙엽위에 몇 번 더 찍어야 하겠지요...

여러분도 이제 뒷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가을에 작별을 고할 준비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ern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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