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원장님의 아버지를 처음 뵈었던 것은 어떤 설명회에서 였습니다.
나이드신 분께서 몇 시간이나 지속되는 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고 계셔서 이상했는데 그 이야기를 다 이해하시고 "맞다, 그렇게 해야한다."라고 언급해 주셔서 참으로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열정원장님이 와서 자기 아빠라고 소개해 주시더군요...
그리고 간간이 그 '아빠'에 관한 소식을 들어 왔습니다.
사실 저로서는 간간이였지만 그건 제가 열정원장을 간간이 만났다는 이야기일 뿐 열정원장을 만날때면 아빠이야기를 빼놓은 경우가 없었지요.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언제부터인가 그 아빠가 아프시다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러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네요...
이 세상이 있음은 '없음'이란 개념이 있고서야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세상을 이루는 개념은 '있음'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없음'이 있어야만 하지요. 그렇게 있음과 없음이 어우러져야 이 세상은 온전하게 그 사명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만남'이란 것 역시 어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이별'을 전제로 했을 때 있을 수 있습니다. '이별'이 없다면 '만남'도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아름다운 만남은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합니다.
열정원장님의 아빠는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그러니 그 식구들과의 인연은 아름다운 만남이었을 겁니다. 열정원장님의 글을 보니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데 원래 아름다움은 시린 아픔을 동반합니다, "아름다움"이 "아픔"을 동반하지 않으면 그건 가장된 '아름다움'이겠지요.
'삶'역시 '존재'의 개념을 충족시키기 위해 '죽음'이란 개념을 필요로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완성하고, 예수가 하신 말씀이 진리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 두가지 개념을 우리는 완성해야 합니다. 열정원장님의 아버님은 평생 가난한 심령과 애통하는 마음으로 이 세상을 안타까워 하셨고 온유한 마음으로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셨습니다. 의 에 주리고 목이말라 늘 올바른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려 애 쓰셨으며, 주변사람들과 세상을 긍휼히 여기실 줄 아셨습니다. 참으로 청결하셨고 화평하신 분이었으며 의를 위해 핍박을 받기를 두려워하지 않으셨지요.
그런 분 답게 이제 자신의 생과의 싸움역시 힘든 방법을 택하셨습니다. 그모습을 보는 열정원장님과 식구들의 가슴이 얼마나 아플지 가늠하기 힘들정도입니다. 그러나 그 슬픔 속에서 진리를 향해 완성을 이루어 가는 자랑스런 아버님의 모습을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전라도 양반"의 기개를 끝까지 잃지 않으시려는 장엄한 노력을 보시기 바랍니다. 그 노력을 옆에서 함께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누구에게나 지나고 나면 짧은 삶일 뿐입니다. 그 짧음 속에서 얼마나 큰 진리를 이루느냐가 문제일 뿐이지요...
참으로 아름답고, 참으로 많은 것을 이루시고, 참으로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시는 분입니다.
다만 그 육신적 고통과 정신적 인내를 생각하면 그저 아픔이 부대껴 쏟아져 내리는 계곡을 건너는 것과 같은 마음일 뿐입니다. 아버님께 주변의 많은 분들이 당신이 키운 딸을 보는 것만으로도 당신을 진정 사랑하게 되는 일을 이루셨음을 말씀드리시기 바랍니다.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ern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