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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사랑의 일생

사랑의 시작에서부터 헤어짐에 이르기까지
사람사이의 사랑의 일대기를 그린 시집을 내려고 오래 전부터 생각해 왔습니다.
이래 저래 써 내려가고 있는데... 언제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서 아파하는 그 가슴속의 고통은 참으로 표현하기 힘든 것이겠지요.. 그렇게 헤어진 후에 세월을 아파하고 또 아파하다 보면 서서히 잊혀지는 것도 또한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난 후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악몽은 찾아 옵니다.
그 악몽에 관한 대목을 지난 달에 썼습니다.

'모던포엠'이라는 시문학지에 '이달의 작가'로 선정되어서 5편의 시를 발표했습니다.
그 중 바로 이 대목... 즉 "악몽을 위한 이별"이라는 시를 올립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서 아파했던 사람들,..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가끔 든 잠에서는 악몽에 시달려야 했던 사람들... 그 아픔을 추억하시기 바랍니다.


악몽을 위한 이별

우린 미치도록 사랑했습니다.
우린 미칠듯이 헤어졌습니다.

나와 당신의 헤어짐을 위해
영원을 기다려온 악몽은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가랑빗물 부벼대는 소리로
꿈처럼 아득한 어둠 속을 거닐었습니다.

잔인한 별리(別離)의 슬픔은
내 초라한 육체만을 덜렁
어둠의 적막 속에 남겨둔 채
고통의 각혈(咯血)로 창백해진 내 영혼
그를 위한 슬픈 야상곡으로 바빴습니다.

슬픔에 영혼을 빼앗긴 나의 육신은
흥건한 술로도 잠들지 못했고
식은 땀에 무던히 젖어가며
어둠의 장막 속에서 뒤척이다가
악몽의 화신(化身)을 위한 제물이 되어갔지요.

내 목을 서서히 조여오는 뱀의 또아리
정녕 내 고막을 찢기 위해 커져만 가는 사이렌소리
반쯤 열린 서랍에서 끊임없이 기어 나오는 개미들
내 숨쉴 공간을 빼앗으며 한 권 한 권 늘어나는 책들
열려진 창문을 넘어 나를 잡기 위해 뻗어져 오는 새빨간 손

나의 성대(聲帶)는
가슴에서 맴도는 소리들을 위해서는
열리지 않도록 조종당하며
그저 무력하게 그것들의 먹잇감이 되어가는
처절함만을 나에게 허락했습니다.

헤어짐의 아픔만큼이나 집요하게
악몽은 내 몸을 탐했고
헤어짐의 고통만큼이나 무거운 걸음으로
밤은 새벽을 향해 움직였지요.
우리의 이별이 추억이 될 때까지…

난 당신을 미치도록 사랑했습니다.
난 당신을 미치도록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이별이 악몽으로 저며지도록
난 당신과 미칠듯이 헤어졌습니다.


Parting invites Nightmares

We were crazy for each other in love
And we were crazy for leaving out of love

For the parting of you and me
Nightmares that were enjoying the curse of Cain
'Cause they dreamed of their sporty resurrection
Couldn't wait for the coming of deep darkness
They just strolled around me with the rubbing sound of the rain drops

Cruel sorrow of parting
Made my poor body and blood left alone
In the desolateness of darkness
And was busy in playing ashy nocturnes
For my soul that was coughing up blood of pain

My body that was deserted by sorrow
Couldn't have enough drinks for sleep
But to become incarnated by the nightmares
While it was drenched to a cold sweat
Tossing and turning on the bed of night

The snake slowly coiled around my neck
The wail of siren soared to break my eardrums
The ants came out of the half-open drawer in endless lines
The books piled up one by one taking up the room of air to breathe
The red hand extended towards me from outside the window

My vocal folds
Were pull the string
Not to open for the voices in me
But to open for the brutal chances
Of my helplessly becoming food for them

With the tenacity of the pain of parting
Nightmares devoured my body
And with the slowness of the pain of parting
Night walked towards the morning
For the parting to be carried into my memory

I was crazy for you in love
I was crazy for you in love
And
So as nightmares soaked through parting
I was crazy for leaving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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