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읽다보면, 참으로 한심한 경우가 종 종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세상일이 그런 것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갑니다.
신문기사라고 다 아는 것이 아니니..그럴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걱정인 경우가 있긴 합니다.
얼마전, 무료급식에 관한 공청회 비슷한 것을 제가 사는 지역에서 열었습니다. 주변에 있는 모 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나와서 전체무료급식에 관한 경제학적 효과에 대해 수치까지 제시해 가면서 자세히 발표를 했는데요...
저는 그만...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습니다.
세상에나... 정율세의 소득재분배효과라는 경제학 원론 수준에 나와있는... 사실 생각해보면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이론이라고 할 수도 없는 이론적 장치를 가지고 무료급식의 긍정적 효과를 설명해 놓았더군요...
여러분 누구나 이해 할 수 있는 겁니다.
세금에는 정액세와 정율세가 있습니다. 정액세는 누구나 같은 세금을 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빵을 사먹으면 이미 빵값에 세금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그 빵을 사먹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이건 부자이건 같은 값에 빵을 사먹으므로 같은 세금을 내게 됩니다. 즉 액수가 정해진 세금을 누구나 똑같이 냅니다. 이런 세금은 주로 상품가격에 매겨진 형태이므로 '상품세'라고 합니다.
그래서 "상품세"는 "정액세"이다... 라고 할 수 있지요...
반면에 소득세는 정율세 즉 비율세입니다. 예를 들어서 소득세를 누구나 한 달에 10만원씩 내라고 하면 한 달에 1만원을 버는 사람은 9만원을 꾸어서 세금을 내야하고 100억을 버는 사람도 10만원만 내면 됩니다. 누가 보아도 불합리 하지요?
그래서 소득세는 액수를 정하지 않고 비율을 정합니다. 예를 들어서 소득세는 10퍼센트이다...라고 되어 있으면 10만원 번 사람은 1만원을 100만원 번 사람은 10만원을 세금으로 내겠지요..
그래서 "소득세"는 "정율세, 또는 비율세"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렵지 않지요?
이때 정율세는 돈을 많이 번 사람이 세금을 많이 내므로 그 세금으로 공공목적을 위해서 쓰면 소득의 재분배 효과가 생깁니다. 즉 주변에 포장도로를 신설했는데 이것이 각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이익효과가 사람당 5만원이라면... 10만원 번 사람은 세금을 1만원 내고 5만원을 받았으니 4만원의 이익이 생긴 것이고 그래서 소득은 10만원 벌었지만 실제로는 14만원을 번 것이 되고...
100만원 번 사람은 세금을 10만원을 냈는데 신설도로의 경제적 효과가 자신에게 5만원만 돌아 오므로 형식적으로는 100만원을 벌었지만 세금을 내고 나니 실제로 번 돈은 95만원이 되는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정율세의 '소득 재분배 효과'입니다.
여러분 누구나 이해할 수 있지요?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따라서 이건 공부 좀 잘하는 학생을 기준으로 보면 고등학교 정도의 수업내용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대학교수님이....
전체무료급식을 위해서 세금을 걷는데 정률세로 된 세금을 걷기 때문에 소득재분배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걸 "실제 수입 증가"라고 해석한 다음 세율에 따른 실제수입증가 액수를 계산을 해서 써 놓으니 눈으로 보면 도대체 몇 페이지에 해당하는 대단한 연구자료가 되었습니다.
이게 제목이 "무료급식의 경제적 효과"입니다. "정율세의 소득재분배효과"라는 것이 이름을 이렇게 바꾸어 버렸더군요... 그래서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이 것을 "무료급식을 하면 이런 구체적인 경제효과가 난다."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결국....
전체무료급식을 하면, 소득재분배효과 때문에 사람들의 소득이 실제로 더 많아지고 우리나라의 경제가 더욱 나아진다는 것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머리가 나쁜 사람이 생각을 해도 무료로 주는데 주는 사람이 소득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 이상한데도.... 이걸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여러분 중에는 이미 저의 글을 읽으면서도 골치가 아파서 조금전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는 분 안계신가요?
그렇게 따지자면, 세금을 많이 거둘수록 이 효과가 커지니... 무료급식이 아니라 4대강사업이 더 나은 것일테고... 결국 세율이 높을 수록 이 효과는 점점 더 커지니... 월급을 100퍼센트 모두 세금으로 회수하고 나면.... 아마 우리나라는 이 세상에서 가장 잘 사는나라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 기가막힌 강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 중에는 내로라하는 분들도 많았다지만... 모두 가만히 있었지요... 이유가 뭘까요? 그건... 그냥... 몰라서 그런 것입니다.
그러니 그 교수님은 오히려, 경제학적으로 전체급식의 효과를 연구해 낸 대단한 사람이 되는 거지요...
그 경제학과 교수님은 왜 그랬을까요?
그 정도의 기가막힌 사기극이라면, 정말 양심도 전혀 없어야 할 것인데...
이유가 뭘까요?
그냥 몰라서입니다.
그러니 그냥 가만히 있을 수 밖에요...
문제는 그 공청회에 대해서 신문에 난 기사가.... 무료급식의 긍정적효과를 경제학적으로 잘 설명했다... 였습니다.
이게 국민을 속이는 기가막힌 사기극일까요?
아닙니다. 그저 몰라서 그러는 것일 뿐입니다.
그저 그 대학에 많은 등록금을 내고 배우는 학생들이 좀 안쓰러울 뿐....
이 글을 읽으면서 여러분은 "그럴 수가 있는가?"라는 공분을 터뜨리시겠습니까?
이 경우는 이렇지만 다른 경우에 나는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시겠습니까?
자신이 그러는 경우는 자신이 깨닫지 못합니다. 몰라서 그러니까요.... 모르는 것을 어떻게 자신이 감지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우리 모두는 실력과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을 하는 거짓으로 매일 남들을 속이며 살 수 뿐이 없게 됩니다...
많이 깨달을 수록 이 사실을 더 깊게 알게 되지요....
그래서 깨달은 분들이 돌아 가실 때 남들을 속이며 살았을 자기의 죄에 대해 한탄을 하시지요...
여러분과 저는..
오늘 무엇을 얼마만큼 남을 속이며 살고 있을까요?
사람들이 "죄를 회개한다." 그리고 회개하면 용서를 받는다...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죄악은 자신이 인식하는 부분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연쇄 살인자는 자신의 죄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마치 살아있는 동안 살아있음을 느끼지 못하고..
건강한 동안 건강함을 느끼지 못하고..
이 순간 우리 모두 숨을 쉬면서도 숨을 쉬는 것을 느끼지 못하듯이....
우리가 파묻혀 있는 죄에 관해서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나는 안다."라고 주장하지 마십시요.... 그걸 아는 사람은 이미 인간이 아니고 신입니다.
그러니 아무리 골수에 파묻히게 "회개"를 하더라도, 진정한 죄악인 자기 자신의 생각의 범주 밖에 있는 일에 대한 인식의 문제에 관해서는 절대로 회개할 수 없습니다.
모르는 일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김길태에 관해 여러분은 회개해 보셨나요?
그게 김길태의 잘못인가요? 그렇게 확신을 가지신다면 그것 자체로 이미 그런 사람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을 생각해 보셨나요?
모든이들의 잘못이 모여서 충분히 고여서 이제 그릇 밖으로 흘러 나온 것이 김길태라는 사실을 생각해 보셨나요?
나의 잘못이 모여서 내 몸이 아닌 김길태를 통해 나왔으니...
원래 나의 잘못이 없으면 안 일어 날 일이 그 잘못이 쌓여서 일어난 일인데...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잘못이 뭉쳐져서 그 죄를 현실적으로 표출해 낸 것이 김길태임을 인정하면... 사람들의 인식과는 반대로 김길태는 사람들의 죄를 대신 진 어린양이 됩니다.
세상은 그런 것...
부처가... 이 모습을 보고... 예수가 이 모습을 보고.... 이렇게 외치고 있을 것입니다.
"에잇,. 다음 생에서는 내가 김길태로 태어날테다..."
자기를 십자가에 매어달아 놓고 자신의 옷을 차지하기 위해 다툼을 벌이는 로마병사들을 향해 예수는 "저들을 용서하세요... 저들은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을 모릅니다."라고 했습니다.
우리 모두 오늘도 책을 일고... 생각하여서...
진정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자신을 조금이라도 인식하기 위해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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