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떤 지인이... the leaves were brown.이라는 말을 해석해 달라고 했습니다. 이 분은 leaves라는 단어도, 하다 못해 brown이라는 단어조차도 몰랐습니다.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그 글을 읽어 보니 겨울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겨울이 되어 나뭇잎이 갈색으로 변했다는 의미로 이렇게 쓴 문장이었습니다.
그래서... 겨울이 되어 나뭇잎이 낙엽이 되었을 때 종종 가로수에서 보듯이 나뭇잎이 갈색이 된다. 그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어떤 모임에서 그 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웃음을 흘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소장, leaves는 알아 보니까 낙엽이란 뜻이 아니더라구요. 우리 직원들에게 물어보니까 그건 그냥 '나뭇잎'이라는 단어의 복수형이래요..."
이럴 경우...
그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려면 할 수록 더 이상해진다는 것을 저는 많은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내가 언제 leaves가 낙엽이란 뜻이라고 했냐고 따지고 있으면 leaves라는 단어 하나가지고 사람들과 설전이나 벌이는 바보가 되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leaves의 의미도 모르는 사람으로 바보가 되고...
그러나...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빨리 상황이 정리가 되니 덜 바보가 되더라 라는 경험 때문에 그냥 가만히 있었지요...
여러분은 어찌하시겠습니까?
저도 젊었을 때에는 억울해 해 보기도 하고...
그게 아니었다는 상황설명을 하기 위해 노력도 해 보고...
동시통역가인 내가 정말 '나뭇잎'이라는 단어도 모르겠냐고... 들이 대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면서 깨달았습니다.
어떻게 하든 그냥 나만 바보가 되는 이 억울한 상황은 왜 왔는가?
그건 leaves라는 단어도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깨달음이 오자.... 그 다음의 깨달음이 왔습니다.
정말 모골이 송연한 깨달음이었지요...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이런 짓을 해 왔을까? 얼마나 많이 다른 주변사람들을 포함해서 역사의 위대한 성현들까지 leaves도 모르는 멍청이로 만들어 왔는가?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참으로 매 순간을 나를 올바로 가르쳐 주려고 했던 위대한 분들을 오히려 낫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사람들로 치부하며 살아 왔더군요...
술한잔 마시면...이 모든 분들을 안주로 질겅질겅 씹으며 살아왔더군요...
"소크라테스? 그래보았자 무능력자 아냐? 마누라는 쫄쫄 굶겼잖아..." 라는 말을 내뿜는데에 단 일초의 뒤돌아 봄도 없었습니다.
이런 깨달음을 알고 나자... 그제서야 인간적인 냄새가 조금은 나기 시작하는 존재가 되어 가더군요...
아직도 멀고도 먼 길을 역사의 성현들의 발끝의 때만도 못한 깨달음을 가지고도 이 길을 포기하지 못함은 바로 이 창피함이 가슴깊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깨달음을 내 주변사람에게는 적어도 내가 깨달은 것 보다는 빨리 깨닫도록 해 주어야 하겠다... 그것이 내 지식의 '사회환원'이다...라고 생각하고 살게 되었지요....
그러나... 그런 노력을 하게 되자...leaves조차도 모르는 셀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스스로 이런 것 조차 모른다는 인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저를 leaves의 뜻도 모르는 정도의 사람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게 아니란 것을 항변하려는 저의 모든 행위가 그저 하면 할 수록 더 멍청한 일로 변하도록 했습니다.
내 식구들에게는 지아비와 아버지로서의 권위만 내 새우며.. 지겨운 훈계만 해 대는 고리타분한 '아빠'로서 오늘날의 leaves도 모르는 존재로 인식되었고..
많은 사람에게는 "leaves도 모르는 주제에 자신은 야단 맞지 않으면서 남들에게는 맨날 야단만 치는....참으로 편한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었고...
심지어는 이 이야기를 "leaves도 모르면서 자신과는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의 생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수도 없는 사람들이 저의 무식함을 인정하게 하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들을 보면서...
아직도 깨달음이 없던 젊은 시절에 늘 저질렀던... 실수....
나는 안다.. 너희가 모른다... 제발 나의 말을 들어라... 라는 말을 전하기 위한 노력을 불쑥 불쑥 하고자 하는 저 자신을 봅니다.
늘...
독서하고...
생각하여야 하는 이유는...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에 가까운 분들까지도 오늘날의 leaves정도를 모르는 별볼일 없는 인간으로 쉽게 치부해 버리면서... 별볼일 없는 내가 남으로 부터 받는 그와 비슷하지만 규모로는 너무나 적은 일에조차... 거품을 물고 나 자신을 옹호하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귀있는 자"가 되어서...
오로지 나의 깨달음을 위해 이 세상에 왔었던 성현들의 말씀을 한 마디라도 그 의미대로 듣기 위해서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괜히 화가 나는 분들...
별 소득없는 짓을 한다는 느낌이 드는 분들...
회사를 하면서 돈이나 벌지 먼 개똥철학을 하냐는 생각이 드는 분들로부터...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분들...
나아가서 이런 글은 아예 읽는 것 조차 따분한 분들...
저의 글을 너무나 많이 읽어서 중간은 안 읽어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미 잘 아는 분들...
우리 모두.. 오늘 저와 같이 책을 읽고
같이 생각하는 하루를 보냅시다...
우리 같이 서로 사랑합시다...
또 하루를 시작하면서....
ern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