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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아픔을 어루만지는 사람들

많은 분들이 소장님의 건강을 걱정하며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걸고 병문안을 옵니다.
정말 감사하죠. 그런데 병문안을 와도 말도 못하고 아파하고 있으니 죄송합니다.

어제 청주식구들이 다녀가신 후 허리가 조금 나아지는 기미가 보였습니다. 대상포진도 조금 나아가고 있고요. 다행한 일이죠. 그런데 다음 날부터 수십가지의 약을 너무 강하게 쓰는 탓인지 끔찍한 두통으로 하루종일 시달리고 있습니다. 모든 약을 중지하고 두통약만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운이 좋게도 침을 그렇게 잘 놓는다는 스님을 알아냈습니다. 우리동네 단골미용실 원장님의 남편이 몇십년째 허리가 아픈 분이라 알게 되었죠. 밤에 문병을 와서는 저보고 밤에 출출할텐데 먹으라고 따끈한 잡채를 일부러 만들어오고 녹용도 다려오고 한라봉도 잔뜩 사왔습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소장님은 통증에 잠을 못자 강한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었습니다.
구미에 가기전부터 신경을 쓰며 아픈지 일주일이 넘어가자 저도 오늘은 곧바로 쓰러질 것 같은 피곤을 느꼈습니다. 매일 전국을 돌아다니며 설명회를 해도 이렇게 피곤한 적이 없었는데 그냥 바로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더군요. 솔직히 1분이 아니라 1초도 쉴새가 없는 것 같아요. 환자가 잠을 자야 저도 좀 쉬겠는데 병원에 계속있으면 정말 쓰러지겠습니다. 환자는 매우 의아할 것 같습니다. 본인들은 끔찍하게 아프니 간호하는게 뭐가 힘드나... 이렇게 생각할것 같아 너무 미안합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 힘이 듭니다.
가족들이 간호하다 왜 쓰러지는지 배우게 되는 행운이었습니다.
가족이 간병을 하면 수만가지 감정이 왔다갔다하는 가운데 환자는 쉴새없이 이거해달라, 저거해달라, 우리 소장님의 경우는 아주 조금 정신이 나면 전자사전을 달라, 책을 달라... 그래서 요령껏 하는 간병인을 쓰나봅니다.

환자에게 밥을 먹여주면 환자는 식사를 끝내고  식구들이 밥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도 모르고 또 이러저런 주문을 하는 사이 간호하는 가족은 식사시간을 놓치게 됩니다. 환자가 먹다남긴 밥을 먹어도 신음소리에 음식이 넘어가는지 마는지...다리라도 주물러야 하니 자리를 오래 뜰 수도 없지요. 환자는 정신을 차리면 그제서야 밥좀 많이 먹었냐고 물어합니다. 이미 다 치우고 배고픈 상태도 지나 있는데요. 아, 그러니까 간호하는 가족은 애기를 키우는 엄마로 보면 되겠네요. 애기 밥먹이고 돌보다가 밥맛이 떨어지거나 애 봐줄 사람이 없으면 자기는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는 엄마말입니다. 저도 애키우다가 영양실조가 걸린 적이 있죠. 엄마는 정말 위대합니다.
소장님이 잠을 자야 저도 옆에서 잠을 자는데 통증때문에 잠을 못자니 옆에서 잠을 자도 맘이 불편합니다. 혼자 코를 골며 자면 얼마나 미안하고 창피합니까? 잠이 오는 자신이 너무 싫습니다. 그러니 초상집에서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세상을 떠났는데도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사람들은 얼마나 기가 막힐까요?

오늘은 금천 비스마트 원장님의 전화를 제가 받았는데 무슨전화냐고 작은 목소리로 묻는 걸로 봐서 소장님이 여러분들의 소식이 매우 궁금한 모양입니다.
사실 소장님은 전화를 받는 것도 힘들죠. 문자를 주시거나 제가 괜찮다고 하면 전화를 주셔도 좋습니다. 아마 내일은 (오늘이네요) 좀 좋아지지 않을까요? 두통만 없으면 허리가 아파도 좋겠다고 할 만큼 두통이 심하지만 내일은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일도 없이 곧 쓰러질 것처럼 힘은 들고 밖에서 꼭 할 일은 산적해 있어 우리 김부장님을 불러놓고 간호를 시켰습니다. 김부장님이 고생많이 하고 서울로 돌아가셨는데 밤에는 겨레가 병상을 지키겠다는군요. 엄마가 너무 불쌍하다고... 저는 운동을 못해 살이 찌고 있습니다. 이러고 보니 노동과 운동은 다른거에요. 겨레덕분에 집에서 잠을 자게 되어 한자 올립니다. 소장님이 수면제를 먹고 자는 바람에 저도 눈을 붙이고 왔더니 기운이 나네요.
홈피에 댓글이나 글을 올려주시고 쾌차를 비는 문자를 남겨주신 비스마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곧 좋은 소식을 전하죠.
제목 등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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