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는 핑계로 시 한 편 쓰기를 이렇게도 아까워하며 살고 있네요...
시인이 시를 안쓰면 어떻게 할까요?
그래서 한 수 올립니다.
아차! 다다음 주에는 오산에서도 벗꽃 축제를 한다네요...
사회봉사차원에서 기타치면서 노래 몇 곡 하기로 했습니다...
사장님도 출연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가까이 있는 분들은 와 보세요...
황사 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세요..
고독과의 재회
Ernest Han
새벽 두 시, 어두움, 고요
F.M을 통해 나지막이 젖어 오는
어느 흑인여가수의 슬픈 노래
가끔 창문을 치고 지나는 바람
너무도 진부한 고독의 상징들이
덜컹거리며 배회하는 밤
아! 세월을 핑계로 내 가슴을
영영 떠나지는 않았었구나
고독, 고독, 바로 너 고독은…
질척거리는 어둠에 몸을 숨긴 채
숨소리도 없이 다가와서
날 놓아 줄 수 없다고 읊조리며
살아 숨쉴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나 자신이 고독이 되는 것 뿐이라고
드라쿨라의 송곳니를 만들었던 네 손톱을 보여 주었었지...
한 낱 황량한 도시의 새벽에
바람에 밀려다니는 신문조각이 되어
떠났는 줄 알았었는데…
잠 못 드는 쓸쓸한 밤
어느 여가수의 허스키한 목소리 사이로
바람은 창문을 흔들어 말하는구나
네가 나를 떠난 것이 아니었다고
네가 나를 떠난 것이 아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