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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로마 여행 첫날-(1)

호텔 밖을 나가보니 버스가 몇대 와 있다. 사람들은 각자 집을 챙기고 조원들을 찾아 헤메고 음식과 물을 가방에 넣고 있었다. 그런데 잼나는 장면은 호텔로비에서 다들 뭔가를 열심히 바르는 것이다. 바로 썬크림이었다. 남자든 여자든 모두 남이 보던 말든 열심히 바르는 것이었다. 썬크림과는 거리가 멀것 같은 조원장님도 얼굴, 목 등 구석 구석 고르게 바르고 계셨다. 모두들 준비를 마치고 버스에 올랐다. 우리조는 소장님, 본사팀과 함께 같은 버스를 탔다. 날씨가 무척이나 더웠다. 아침부터 땀이 줄즐 흐를 정도이다. 그래도 버스를 타고 움직인다니깐 다행이었다. 오늘은 나폴리와 폼페이를 간다고 한다. 나폴리는 크게 뭔가 볼까 있을까 싶어 기대를 안했지만 그래도 폼페이는 왠지 설레였다. 어렸을때 영화로 본 폼페이 최후의 날이 시간이 지난 지금도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만큼 강렬했기 때문이었다. 그 무서운 장면을 보면서 '아! 나라면 저기서 저렇게 해서 도망갔을텐데...', '나라면 저기에 안가고 미리 도망갔을텐데' 등등의 지금으로 보면 말도 안되는 상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폼페이를 간다고 하니 설레이지 않을 수가 없다. 버스를 올라타고 나니 좀 있다가 출발했다. 첫날은 소장님이 직접 설명하시는 것이 아니라 가이드가 한다고 한다. 사실 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태이다. 경험상 시차적응은 일주일 정도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첫날부터 소장님이 설명하시는 것을 체력적으로 부담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가이드 활용이라는 선택은 매우 적절한 것이다. 하지만 가이드 분들 역시 한국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첫날 부터 좀 씁쓸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다. 일행을 모두 버스를 타고 폼페이로 출발을 했다. 버스가 출발하자 마자 가이드가 이것 저것 설명을 시작하였는데 대부분은 잠에 빠져들었다. 당연한 것이다. 시차적응때문에 맑은 정신으로 그 설명을 들을 수는 없었다. 푸른바람 조원장님과 시골촌장 홍원장님 그리고 원석샘도 잠에 빠져들고 오직 석진수샘만이 그 가이드의 설명을 그나마 제대로 들은 것 같다. 나도 정신을 못차리고 비몽사몽 속에 있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버스 안이 굉장히 답답하다는 것을 느꼈다. 의자 간격이 좁아서 그런 것인지 왜 이렇게 갑갑한 것인지 이상했다. 알고보니 에어콘이 고장이 난 것이다. 왜 하필이면 첫날부터 이런일이 발생하는 것인지, 다른 버스는 에어콘이 잘 나온다는데 하필이면 우리버스만 고장이 난 것인지....40도에 다다를 만큼 무더운 날씨인데 말이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수건에 찬물을 적시고 물통을 채웠다. 화장실에서 말이다. 화장실 물도 무척 시원하고 마실만 했다. 다른 버스를 탔던 분들에게 우리 버스는 에어컨이 안 나온다고 투덜거리니 다들 너무 놀랐다는 듯이 "큰일이네 폼페이까지 어떻게 가...힘들겠다.."라며 말만 격려해주고 가신다...아무도 '바꿔타자'라고 안하신다. 믿었던 몇몇 샘들도 자기 버스로 전부 들어가 버리셨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다행인 것이 너무 잠에 취했었기 때문에 참을 수 있었다. 쏟아지는 잠 때문에 무더위를 이길 수도 있었었다. 버스 안에서 가이드의 설명은 계속 이어지고 성악을 전공한다는 그 가이드는 멋진 목소리로 나에게 계속 잠을 자도록 유도했다. 덕분에 뭐라고 설명했는지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다만 기억나는 것은 세계 3대 미항에 대해서이다. 나폴리, 시드니 그리고 리오데자네이로를 3대 미항이라고 했었던 것 같다. 이 이야기가 나올때부터 내가 서서히 잠에서 깬 것 같다. 창밖을 내다보니 우리 시골풍경과 별반 다름없는 동네가 보인다. 멀리 산이 있고 그 밑에 집들이 총총히 들어서 있었다. 그리고 특이한 나무들도 보였는데 그게 바로 우산소나무였다. 저런 나무들이 쭈욱 펼처진 밑에 있는 로마가도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가이드의 말이 들려왔다. 내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저 산이 바로 베수비오 화산이란다.
'아~ 베수비오 화산...그게 뭐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아!!! 폼페이를 덮어버린 그 화산!!!' 이란 생각이 머리를 스치면서 다시 바라보았다. 뭔가 말 할 수 없는 감정이 올라왔다. 영화에서 보았던, 그 불을 뿜어내던 그 화산...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의 절망으로 몰아가던 그 화산...네 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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