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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또 한 해를 보내며...

기축년을 보냅니다.
그리고 경인년을 맞습니다.

올해가 시작될 즈음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새로 맞는 진부함에 대해 이야기 했었습니다. 그렇게 또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옵니다.

세월의 흐름을 놓고 여러분이 가장 먼저 느껴야 할 것은 바로 세월과 나 자신과의 상관관계에 관한 것들이어야 합니다. 아무리 호화스럽게 살아도 한 평생이요, 아무리 힘들게 살아도 한 평생입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백이십년을 넘길 수 없고 아무리 짧게 살아도 1초 정도는 쉽게 살 수 있습니다.

어차피 지나고 나면 같은 크기의 같은 인생일 뿐입니다. 아무리 삶의 고통이 크더라도 죽음 후의 허망함 보다 더 크지는 못하며, 아무리 행복이 깊더라도 죽은 후의 평온함보다 깊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너무나 허망하게도 우리는 이 짧은 세상에서의 삶의 경험을 한 번 이상 가질 수 없으며, 그리고 너무나 가슴 벅차게도 우리는 이 세상에서 사는 고통을 한 번 이상 가지지 않습니다.

이 허허공공의 시공간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일은 담배연기의 모양을 연구하는 것 보다 더 의미없는 일이며, 동시에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단 하나의 필요충분조건입니다. 

그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함과 동시에 그 허망함을 깨우치기 위해서 시작한 것이 비 스마트입니다.

올해도 비스마트 여러분은 희망과 절망 사이의 어느 부분에서 스스로의 인생을 저울질 하고 비스마트를 위치시키고 또한 이 세상의 모든 일을 가늠하였을 것입니다.

지사장님들은 지사장이란 허상을 극복하기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을 하셨을 것이고 원장님들은 학원운영이란 허상을 깨달음이란 실상과 적절히 배치시키기 위해 고민했을 것이고 강사 선생님들은 이러한 개념을 정착시키는 방법이나마 찾아 헤멨을 것이고, 학부모님들은 허상의 존재를 인정하려는 생각이나마 하려고 했을 터입니다.

세월이 갈 수록 인간은 발전을 해야 합니다.
물질에 파묻혀가고... 이상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더 이상 책을 읽지 않고... 오욕칠정에 관한 것 이외에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을 발전이라고 규정해 놓은 현대인의 삶은 발전이 아닌 쇠락입니다. 쇠락 중에서도 가장 보잘 것 없고 무가치해서 인간이라는 개념의 카테고리 안에 들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발전' 또는 '성공'이라고 개념 지어 놓고 이를 추구하는 일을 하면서, 인생을 산다고 표현하는 일은 죄악 중에서도 가장 큰 죄악임을 깨닫는 여러분이 되셔야 합니다.

새해에는 시간의 흐름을 가슴으로 느끼고 그 안타까움을 잊지 않아서 늘 책읽고 사유하고, 결국 스스로의 존재의 가치와 허망함을 동시에 깨닫는 위대한 일을 이루는 여러분이 되시기 바랍니다.

2009년 마지막 날에...

여러분의 못난 선생 Ernest 올림

P.S  지난 일년 동안 여러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모두들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하셨으니 새해에도 새로운 각오로 또 열심히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굳이 등수를 따지자면... 지난 일년 동안 가장 힘이 들었던 비스마트팀은 단연 Teachers' Guide Books 제작 팀입니다. 최은아 선생을 필두로 Kevin과 안선옥 선생님 등 여러분이 수고를 했습니다. 모두 그 노력을 칭찬해 주시고, 앞으로도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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