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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생각하는 하루를 삽시다.

저는 집필을 할 때 카페에 앉아서 커피 한 장 시켜놓고, 하루 종일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며칠 전 평소 때와 같이 카페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옆 자리에서 s대학교 여학생 둘이 이야기를 하더군요. 한 학생은 중국에서 유학 온 학생이고 한 학생은 한국인인데 같은 과 학생인가 봅니다. 이 학생들은 카페 주인에게 언니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아 그녀와 매우 친해 보였습니다.

중국에서 유학 온 학생은 한국어를 익히는 중이었나 봅니다. 학교에서 한국어 language course가 있는데 거기에서 배운 것 중 헷갈리는 것들을 한국 친구에게 물어 보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본 즉 학교에서 한국말의 “서”는 “because”와 같다 라고 배웠답니다.

“나는 바빠서 못 가요.” 라는 문장에서 “바빠서”는 “바쁘기 때문에”라는 뜻이므로 ‘because’의 뜻이라고 배웠답니다. 그렇다면 “신발을 바꾸어서 갑니다.” 라는 말은 ‘신발을 바꾸었기 때문에 간다”는 의미가 되니, 이게 이해가 안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신발을 바꾸면 왜 어디를 가야하나요?” 라는 의문이 당연히 들겠지요…

이 문제를 설명하려 하던 그 옆의 친구는 혼자 힘으로 도저히 불가능하자 카페 주인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정말.. 한 시간을 계속 그 문제로 한국인끼리 설전을 벌였습니다. 그리고는 결론을 내었습니다.

“서”는 한국어에서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because”이고 하나는 “and then”이다. 따라서 “나는 바빠서 서 못 가요.”에서의 “서”는 because”의 뜻이고 “신발을 바꾸어서 갑니다.”에서는 “and then”의 뜻이다…

한 시간의 논쟁으로 결국 답을 찾았다고 생각한 그 두 명은 한 숨을 쉬며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언니, 정말 한국말 어렵다. 그치”  “응. 정말 그러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하도 기가 막히다 못해, 답답하다 못해… 억장이 무너지는 듯 하여 제가 한 마디 했습니다.

“거 멀쩡한 한국 사람들인데 한국어를 그렇게 몰라요? 아가씨들 말이 맞다고 합시다… 그러면 내가 하는 질문에 대답해 보세요…  “나는 세상에서 니가 제일 좋아.”에서의  “서”는 무슨 뜻인가요? “because” 인가요? “and then”인가요?  “밤 새워서 그 일을 했다.”에서 “서”는 무엇인가요? “동서고금에 그런 일은 없다”에서 “서”는 무슨 뜻인가요? ….“독서를 합시다.”에서의 “서”는 무슨 뜻인가요?”

이 질문을 받은 그 두 명의 아가씨들은 멍청하게 서로를 쳐다보며… “하긴 그러네…”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10분 정도를 할애해서 한국어로 설명을 해 주고… 그리고 그 중국인 학생에게 영어로 자세한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일은 그 다음에 일어 났습니다.

그 두 명이 다시 머리를 맞대고 정말 한 시간을 더 논의를 하는데.. 저는 일 때문에 듣지를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 정도가 지나고.. 둘이 내린 결론을 그 중국인에게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만 저는 기가 꺾이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서”는 because와 and then의 두 가지 뜻이야…. ”

저의 설명을 한국어로 들은 그 s대 한국학생들은 저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없었고, 영어로 설명을 들은 그 중국유학생도 저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렇게 자란 것입니다…. 생각하지 않도록 훈련을 받은 것을 오히려 공부를 했다고 믿으며 자라서 이제는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된 것일 뿐입니다.


여러분은 늘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빵이 먹고싶어.” 에서 “빵”이 주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들은….

“은, 는, 이, 가”로 끝나는 것이 주어라고 배웠으니까요… 그러나 단 1초 만이라도 형식으로 접근하지 않고 실질로 보면 이 문장의 주어는 “나”이고 먹고 싶은 대상이 “빵”이므로 “빵”은 목적어 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멍청한 사람이 보아도 ‘나’가 ‘빵’을 먹는 내용으로 이 문장을 이해합니다. 즉 아무리 멍청해도 이 정도의 문장은 분석할 줄 알지요… 이 말을 하는 그 어떤 멍청한 사람도 정말로 “빵”이란 것이 다른 무엇을 먹고싶다는 뜻으로 이 말을 하거나 듣지 않습니다.

정말 아무리 바보라도….

그런데 여러분은 겉으로 보면 멀쩡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 문장에서 “빵”은 “이”로 끝났기 때문에 ‘주어’라고 우깁니다.

또 하나의 문장을 봅시다.
“빵이 상했어.” 여기에서 “상한” 것은 “빵”입니다. 그러니 ‘상’한 주체가 ‘빵’이니… 당연히 ‘빵’이 주어입니다…..  이 설명을 들으면 화가 날 것입니다.

똑 같은 “빵이”인데… 조금 전에는 목적어라 하고 이번에는 주어라고 하니… 도대체 이런 비논리가 어디 있는지 매우 답답해 질 것입니다.

“은 는 이 가”로 끝나면 ‘주어’이고 ‘을, 를’로 끝나면 목적어이다…라고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배우고.. 현실로 적응하려고 하면  정신없이 틀리고 예외가 생겨도… 이상하게 그런 공부방법은 의문도 생기지 않고 편하게 받아 들입니다.

이 세상에 “빵이 먹고싶다.”라고 말하는 모든 한국인이.. 그리고 이 말을 들은 모든 한국인이 아무리 바보라도.. 정말 “빵”이 주어가 되어서… 즉 빵이란 놈이 입이 달려서 무엇인가를 먹으려 한다… 고… 정말 단 한 명도 그렇게 해석하는 사람이 없고.. 그렇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바보라도.. 아무리..  학교를 안 다녀도.. 그렇게는 절대로 알아듣지 않는데도.. 여러분은.. 여기에서 "빵"이 주어라고 하면.. 아무 의심도 없고… 답답함도 없이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아는 이 말을 말 그대로… “빵이 먹고싶어”라는 말은 “내”가 “빵”을 먹는 것이란 의미로 해석해서 “내”가 주어이고 “빵”이 목적어라고 하면…. 자기 스스로 그런 의미로 사용하고 그런 의미로 들으면서도….

기가막히게도…. 정말 마치 무슨 귀신에 홀린 것 처럼..  이 말을 못 알아 듣습니다.

그리고는 이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저에게…. 매우 답답함을 느낍니다….

왜 그럴까요?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잘 모를 때는 의심하지 마시고.. 비 스마트를 계속 붙잡고라도 있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발 책읽고… 사색하시기 바랍니다.

ern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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