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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실력, 이해, 암기, 그리고 암기자료

지금 Kevin이 열심히 올리고 있는 암기자료들, 꼭 외우시기 바랍니다. 제가 "꼭"이라는 말을 붙여서 하는 것은 정말 "꼭" 하시기 바랍니다. 그 옛날에 공부방법은 전 세계가 똑 같았습니다. "이해 = 암기"의 등식을 만들었지요. 이해가 가는 부분은 철저히 이해를 시킴으로 인해 암기하게 만들었고, 이해가 안가는 부분은 암기를 해 가면서 이해가 갈 때까지 하다 보면 완벽하게 암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것들이 서사시들이며 사서삼경입니다.
"일리아드", "오딧세이"같은 장편의 이야기들조차 입으로 완벽하게 외워서 전승되었지요. 이때 암기가 완벽하게 되게 하는데 '이해'이외에 하나 더 필요한 것이 그저 "운율"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은 "시"가 되었지요.

그래서 "서사시"는 형식적으로 보면 "장편 역사시" 이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외울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역사 드라마"입니다.

우리 선조들 역시 같은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천자문부터 공부하되, 그 뜻이 너무 어려워서 모를 때는 무조건 운율을 넣어서 외웠습니다. 그런데 요즘아이들 처럼 외운다음 시험을 보고 다시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외워 가면서 그게 무슨 뜻인지 끝끝내 알아 내는 방법을 취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암기=이해"가 실현될 때 까지 공부를 하는데, 이때 공부의 대상이 모두 암기와 이해가 되면 인간의 내면을 실질적으로 가다듬는데 깊은 의미가 있는 것들만으로 이루어져 있었지요.

이 공부방법은 현재에도 그대로 전승되고 있습니다. 다만 성공하고 깨우치는 사람만 그렇지요. 결국, 성공하고 깨우치는 사람들은 인류가 긴 역사를 통해 찾아낸 방법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바마도 당연히 그랬을 것입니다. 안 보아도 수 많은 말들을 완벽하게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외우고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은 사실 그런 사람들이 아직도 지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남의 시를 한 수도 제대로 외우지 못하는 사람이 시인이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시인이 되는 사람들을 보면, 남의 시를 시집 통채로 밤새워 베껴쓰던 기억 정도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중학교 때 몇 권의 시집을 밤새워 베껴 썼는지 모릅니다.

남의 노래를 한 곡도 스스로 외우지 못하는 사람이 가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기타리스트가 그냥 기타만 쳐다 보다가 어느날 기타를 잘 치게 되는 경우가 있을까요?

이 세상 모든 것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카피하고 답습하되 그 대상이 완전히 외워지고 이해가 갈 때까지 한 후에야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 이후에 그 이해의 깊이를 조금 더 하는 것을 '창조행위'라고 아는 것입니다.

뉴튼이 그 이전의 물리이론들에 대해 전혀 공부하지 않다가 별안간 중력이론을 내 놓았다면 그건 뉴튼이 '신'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사람들은 '뉴튼'에 대해 열광하지만, 그건 '인기'의 법칙에 따라 '열광'하는 것이고, 사실은 모두가 같이 쌓아 올린 물리학이란 '산'의 꼭대기에 돌멩이 하나 더 올려 놓은 것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 이전까지 쌓아 올린 산에 열심히 올라온 후에나 가능했던 일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모든 사실이 왜곡되어 현재의 이상한 공부방법이 탄생한 것입니다. 외우되, 이해는 하지 않는 것, 그리고 시험점수만 높이면 되는 것으로 정의 되어 있는 것이 현재의 공부방법입니다. 또는 이해하되, 시험점수만 맞추는 정도에서 더 이상 이해를 진행시키지 않으므로 다시 다 까먹어 버리는 것. 여러분은 이 분위기에서 자란 사람들이 대부분이므로, 금은 보화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모아 놓고 가져가라고 해도 그러지 못하는 것입니다.

제가 외우라고 하는 것들을 집중하여 외우고 그 의미를 묵상하여 완전히 이해가 되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이해'가 되었다는 징표가 무엇인가? 그것은 시험점수가 아니라 자기 자신만이 깨닫는 기쁨입니다. 이해가 되면 그 순간 가슴이 떨리고 "아하! 바로 이 뜻이었구나.... 라고 미친사람처럼 중얼거리게 됩니다. 그래서 '이해'가 되면 누구보다 자신이 먼저 압니다...

그래서 어떤 것에 대한 실력은 자기 자신이 누구보다 먼저 압니다. 그러나 현새 한국에서의 공부는, 자기의 실력을 자신이 모르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시험을 보아야 하지요. 점수가 많이 나오면, 스스로에게 어떤 희열이 없었는데도 실력이 좋은 것이 됩니다.  그래서 이 "희열을 느끼는 과정, 즉 이해"가 빠진 공부는 아이들에게 오직 고통만 주는 것으로서 오직 '성공'하기 위해 참아내야 하는 기나긴 고통의 터널로 되는 것이지요.

여러분 스스로 이런 잘못된 공부방법을 뜯어 고쳐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올리는 글들을 어떤 이유도 달지 말고, 외우되, 이해가 갈 때까지 외우시기 바랍니다.

ern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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