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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속이 상해서

사실 속이 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무감에서 그런 것이지만...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 유럽여행에서도 참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느낌 중에 단 하나 늘 제 마음 속에 허전함을 만들어 속을 상하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이란 나의 조국과 관련된 일입니다.

모든 나라는 자기의 건국설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나라는 자신들의 건국설화를 바탕으로한 문학과 예술의 세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플르타르크 영웅전이 그리이스와 로마 그리고 이 문화를 이어 받은 유럽의 문학적 대표작이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수도 없는 예술가들이 그 내용을 그림으로 그리고 조각으로 표현하고 음악을 만들고, 시를 썼습니다.

사실 그리이스-로마 신화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서양시인의 시 조차도 이해하기 힘이 듭니다. 저 인도와 그 문명의 영향을 받은 지역들은 '마하바라타'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경은 언제 읽어도 재미있는 인류문학의 위대한 유산입니다.

이 문학적 바탕으로 어마어마한 예술이 성립되어왔습니다. 유럽을 여행하면 동네 골목마다 교회가 있고 그 교회는 유럽이 기독교화 되기 이전에 그리이스-로마의 12신을 섬기는 성전이었으며, 그에 따라 각 마을마다 그리이스-로마 신화나 성경의 이야기를 주제로한 감동스런 예술품들이 어떤 전쟁으로도 다 없앨 수 없을 만큼 수도 없이 존재합니다. 그 예술적 바탕이 사람들의 가슴에 여유를 만들어 주었고, 생각을 하게 했고, 결국 철학을 탄생하게 했습니다.

그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듣고 자란 어린이들은 자연히 문학과 예술을 통해 세상을 보게되었고,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인도와 그 문화권에 가 보면 힌두신앙과 그 문학은 차라리 인간 자체를 예술로 만들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한 시골의 여인네가 하루 종일 스스로의 삶을 정제하기 위해 기도하고 주문을 외우고 벌레하나에게라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을 보면... 힌두예술은 외부적인 작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가슴을 대상으로 예술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집트의 태양신은 지금도 전 세계에서 수 많은 관광객과 학자들을 끌어 들입니다. 학문적 경향을 띠는 TV채널 등을 틀어 보아도 언제나 지금으로 부터 수 천년전의 이집트 이야기는 끊임없이 나옵니다.

이 위대한 인류의 유산들을 보면서, 저에게 드는 의문은 늘 이것입니다.
위대한 영혼과 기술과 머리를 가진 한국에는 이런 것이 왜 없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왜 그럴까?

이렇게 생각해 오기 수십년이 지나면서 저의 마음 속에서는 새로운 숙제와 도전이 커져 왔습니다.

없는 것이 아닐 것이다. 있는데, 그것이 어떤 이유로 성장하지 못하고 또한 전승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큰 체계를 갖추기 전에 소멸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할 것이다. 있는 것을 정리하고 없어진 것을 찾아낸 다음 큰 예술체계를 이룸에 있어서 비어 있는 곳을 채워 넣을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 누군가가 이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아직은 여기가지 입니다.
물론 마음 같아서는, 내가 이걸 해보아야 하겠다.. 라고 생각이 늘 있지만 그건, 저의 능력 밖의 일일 것이고, 또한 그럴 시간이 없을 것이므로 제가 도전하는 것은 여러가지로 어불 성설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육중한 무게를 가지고 저의 마음을 늘 누르고 있는 것..

우리나라 사람들 조차도, 남아 있는 전설과 문학의 조각들 조차도 알지 못하면서, 외국의 전설들은 평생을 두고 연구하는 것을 보면... 그것도 그 분야에 정통한 학자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고 그냥 생활 속에서 생활인으로 살면서... 외국의 이야기들에서는 영감을 받고 그것들은 진리를 끼우치는 도구로 생각하거나 급기야는 그 이야기들이 진리 자체라고 생각하는 것... 그런 사람은 지천에 깔려있다는 것

그러다가 결국 이 나라는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마음에 돌이 놓여있는 듯 무거움을 느낀지 20년이 넘어가고 있네요.... 이번 유럽여행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가깝고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가끔 화가 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텐데....
방법이 나올 때 까지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겠습니다.

ern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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