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다 완성하고 글을 올려야지.. 생각하면서 계속 쓰지않고 미루고 있어서... 이러다간 미완성으로 끝나 버릴것 같아서..
제 자신을 믿을 수 없기에..-_-;; 부끄럽지만 쓴 부분까지 올립니다.
이렇게라도 저질러야지 남은 부분을 완성할 것 같아서...
스마트걸님, 케빈선생님글에 비하면 너무 부끄럽지만 부끄러운 글도 다 사랑스럽게 봐 주는 곳이 비스마트이기에...용기를 내 봅니다.
로마...
비스마트 전문강사교육에서 로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너무 가고 싶다고 생각만 했지 정말 내가 갈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그러다 무작정 간다고 신청하고 마지막 날 우리학원선생님이자 내 친구인 한복실선생님도 신청하면서 같이 가게 되었다.
일주일... 학원을 비우게 되는 터라 며칠을 거의 밤새우다시피 하다 보니 결국 컨디션이 좋질 않았다.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하고 편도가 부어오르는 것이 이러다가는 공항에서 출국도 하기 전에 신종인플루엔자로 의심받고 격리 수용되어 버리진 않을지 고민이었다.
고민 끝에 출국전날 아침에 복실선생님과 함께 병원에 들러 영양제 링거를 하나 맞고 감기약도 처방받았다. 불안한 마음에 서울 가는 심야버스에서부터 감기약을 하나 먹고, 터미널에 도착해서 아침을 먹은 뒤 또 하나, 공항에서 가방을 짐으로 부치기 직전에 하나, 총 세 개를 연타로 먹고 나니 비행기 안에서는 약에 취해 거의 시체가 되어버렸다.
나중에 돌아올 때쯤 일행들의 말을 들으니 이때의 내 모습이 너무 한심해서 로마에서 여행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울 정도였다고 한다.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도착한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우리나라 엿장수들이 엿을 치듯이 커다란 덩어리 초콜릿을 부수어 파는 가게가 있었다. 마치 노랑머리 엿장수를 보는 듯 한 느낌에 사진을 찍었더니 카메라를 보면서 웃어주는 센스를 발휘해 준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 잠시 짬나는 시간을 이용해서 소장님께서는 해가 떨어져서 어두워 져야 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대낮같이 밝은 ‘백야’에 대해 얘기 해 주신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어디에 있던 어떤 장소에 있던 그 상황에 맞춰 이렇게 재미있게 알찬 강의를 해 주시는 소장님에게 또 한 번 감탄하게 된다.
다시 출발한 비행기는 어느 듯 최종목적지인 로마에 도착, 버스 두 대로 나눠 타고 우리가 탄 버스가 먼저 호텔에 도착해서 방을 배정받고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는 내일 부터의 일정을 기대하고는 그대로 곯아 떨어졌다.
7월 25일 토요일 여행 첫째 날
모닝콜 소리에 잠이 깨어 세수만 겨우 하고 1층으로 내려가 식당에 들어가니 부지런한 우리 일행들 벌써 곱게 화장까지 하고 식사를 하고 계신다. 첫날이어서 인지 호텔에서 제공되는 빵과 주스 베이컨, 치즈 등이 참 맛있었다. 덕분에 배불리 먹고 어제 타고 온 버스에 올랐다.
버스 안에서 가이드의 말을 들으니 휴게소 화장실에 가서도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 나라의 문화라고 하니 익숙해 져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시^^ 졸다보니 폼페이에 도착하게 되었다.
폼페이에 들어가서 가이드가 이것저것 설명을 해 주는데 나름 열심히 해 주시는 것에 미안하게도 마구 화가 났다. 여기까지 와서 이런 설명을 들어야 하나.. 소장님의 강의, 소장님의 목소리를 듣지 못함에 갈증이 나고 속이 탔다. 나 스스로 제대로 아는 것은 하나도 없음에도 저 설명이 엉터리라는 것은 너무도 잘 알 수 있었기에...
결국 소장님도 화가 나셨는지 마지막엔 짧게나마 광장에 대해서, 음향 시설이 하나도 없었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 많은 관중들에게 소리를 전달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비스마트교육시간에 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듣던 것과는 달리 현지에서 직접 들으니 더욱 선명하게 와 닿았다.
폼페이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다음 일정을 위해 많은 아쉬움을 남긴 채 우리는 이동하였다.
점심식사를 위해 들른 레스토랑에서 우리는 미리 주문된 피자와 해물샐러드를 먹었다. 얇은 피자는 맛있게 먹었으나 나중에 나온 샐러드는 너무도 짜서 거의 먹지를 못한 채 남겨야만 했다. 우리나라 간장, 된장이 짠 줄 알았더니 여기서 그것들은 명함도 못내 밀것 같았다.
식사 후 소렌토로 가는 기차를 탔다. 기차가 얼마나 낡았는지 에어컨 시설은커녕 문도 제대로 잘 닫혀 지질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찾아 볼 수조차 없는 낡은 기차였지만 현지 사람들은 전혀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도착한 소렌토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산꼭데기로 이동한다.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아서 였을까? 버스에 동승한 현지 가이드의 우리말 실력이 유창하다. 운전기사의 멋들어진 노래 한 곡조는 너무도 정신없이 살아가는 나에게 여유로움과 함께 즐기며 살라는 가르침을 주는 듯하다. 꼬불꼬불 멋진 길을 올라 곤드레를 타고 올라간 산 꼭데기에서 바라보는 카프리의 풍경... 말로만 듣던 카프리의 아름다움. 아~ 이래서 사람들이 이곳을 그렇게 찾는 구나... 감탄하고 또 감탄한다. 바다위에 장난감처럼 떠있는 요트들을 보면서 저 요트 속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는 멋진 나를 상상 해 보고는 혼자 씨~익 미소도 지어본다. 열심히 사진 찍고 잠시 쉬었다 우리는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배를 탔다.
선상에서 나폴리 항을 열심히 보라는 가이드의 강조에 한 장면이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본다. 특히나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에서 살고 있는 나로서는 진짜 나폴리가 굉장히 궁금했었는데 실제로 본다고 생각하니 또 다른 흥분이 밀려왔다. 그러나 막상보고 나니 내가 살고 있는 통영이 훨씬 더 아름답고 정겨운 곳이란 생각이 들면서(아마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게 작용했을지도 모를일이다.) 약간의 실망 아닌 실망감이 밀려온다. 그렇게 또 아쉬운 첫날의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7월 26일 일요일 여행 둘째 날
오늘부터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된다. 1년 동안 줄기차게 들었던 말. ‘로마여행에서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일행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열심히 운동하라.’ 그동안 마음뿐이었지 운동한번 제대로 못하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걷는 건 자신 있었다. 그러나 긴장되는 마음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호텔앞에서 소장님으로부터 로마의 수로에 대해서, 분수대가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물을 마시는 목적으로 만들어 졌다는 것, 그리고 도로를 걷다 보면 곳곳에 수도꼭지에서 물이 그냥 흘러가고 있다는 것 등을 배운다. 늘 학교에서 수도꼭지는 꼭 잠그는 것이라고 배워서 인지 흘러버려지는 물이 너무도 아깝지만 이 또한 그네들의 문화인것을.
이제부터 본격적인 조별 활동이 시작된다.
우리는 지호근·심경숙 경남지사장님 부부와 김병윤·박미경 원장님 부부, 임수태·전숙희 원장님 부부, 지사장님의 따님 지유정씨 항시 저와 실과 바늘같은 존재 한복실선생님 이렇게 경남팀으로 2조이다. 우리 조장님은 급조로 파견된 신미진 선생님으로써 작년 이맘때 로마를 여행했던 경험자이다. 우리는 다들 신미진 선생님이 조장이어서 너무도 든든하고 감사해 했다. 아니나 다를까 첫 미션이 팀별로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성당을 찾으라신다. ‘엥? 거기가 어디여?’라고 생각할 틈도 없이 발빠르고 노련한 우리 조장님... “2조 출발이요~” 하고 벌써 저만치 간다. 이번 여행자들의 조들 나이평균으로 따져볼때 평균나이가 가장 높은 우리조원들은 쫒아가기 바쁘다. 성당밖으로 보이는 키 높은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여지는 화려함, 웅장함. 우리 모두는 그냥 다 말이 없다. 무슨 말이 필요하랴.
다음 코스는 콜로세움.
운영본부식구들이 로마패스를 구입하러 간 사이 우리는 소장님으로 부터 개선문에 대해서 로마의 언덕에 대해서 등... 여러가지 강의를 들었다.
잠시 후 돌아온 홍원장님께 고생이 많으시다는 말씀을 하니 홍원장님.. 특유의 해 맑은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신다.
"고생은요 무슨... 덕분에 저는 로마패스를 어디에서 구입하는지 알게 됐지 않습니까?"
그 깊은 마음을 누가 따라 갈수 있을까? 여행내내 너무도 감사했고 지금생각해도 감사하다.
엽서에서 자주 보던 콜로세움이 직접 내 눈 앞에 있는데 실제로 보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역시나 사진을 보고 있다, 책속의 그림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막상 안으로 들어가 보니 그 규모가 상상했던 것 보다 수십 배는 더 크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지하통로를 보니 그 속에 영화에서 보던 사자와 호랑이 등 맹수가 갇혀 있다가 나와서 사람들과 싸움을 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 장면이 상상이 아니라 현재 내눈 앞에 펼쳐진다면....?
층층마다 관람하는 사람들이 다르고 계급이 달랐다니, 더군다나 여자는 맨 꼭대기에서만 볼 수 있었다는 말에 나 또한 여자여서인가? 괜스레 기분이 나빠지는 건....-_-;;
기둥으로 쓰였던 돌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다. 언제 다시 또 와보랴.. 그리고 다음번에 왔을 땐 바리케이드가 쳐져서 만져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소장님의 말씀에 얼른 앉아보고 만져본다. 1층으로 내려오니 친절하게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기둥조각들을 나열해 놓았다. 강사교육에서 열심히 설명해 주셨던 도리스식·이오니아식·코린트식의 건축기법에 대해서 실제로 눈으로 보면서 다시금 설명 해 주신다. 모두들 하나라도 놓칠세라 눈이 초롱초롱 빛이난다.
광장에서 팔라티노언덕으로 가기 전에 잠시 기념촬영. 비스마트현수막을 펼쳐들고 찰칵~ 아리수 홍보대사의 막중한 임무를 띠고 아리수 현수막 뒤로 또 한 번 찰칵~~ 평소에 아무런 느낌도 없던 한글로 적힌 현수막을 보고도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밀려온다. 이래서 한국을 떠나면 다 애국자가 되는 것인가?^^
팔라티노 언덕으로 향하던 중 문득 혼자 두고 온 남편이 생각난다. 여행 출발전날 휴대전화가 고장이 남과 동시에 뭐 중요한 전화 받을 일도 없는데 싶어 로밍을 하지 않고 왔던 게 후회가 된다. 지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전화기를 빌려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국시간으로 밤10시란다. 아내를 멀리 떠나보내 놓고 좀 그리워하면서 쓸쓸히 지내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 얼마나 좋을까? 역시나 나의 기대는 한여름 마구 쏟아지는 소낙비 속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져 뒹굴고 있는 느낌이다. 선배만나 소주잔 기울이며 신이 나있다. 문득 아내와 자식을 여행버스에 태워 보내고 올래~ 하면서 함성 지르는 광고가 생각난다. 그래서 였을까? 이 전화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여행 끝날 때 까지 남편에게 전화 거는 일은 없었다.
언덕 꼭대기에 올라 여기가 무슨 언덕이고 저기가 무슨 언덕이고 줄기차게 설명해 주시는 소장님... 그러나 내 귀에는 그게 그거고 그 이름이 그 이름 같아서 정리가 안 된다. 그러면서 마구 화가 난다. ‘어휴, 내 이럴 줄 알았지. 그러게 미리미리 공부 좀 하지 그랬어?’라는 스스로에게 질책하는 소리만 들릴 뿐.
어느 듯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고 마지막으로 숙소까지 가는 건 걸어가든, 버스를 타던 전철을 타던 각자 알아서 가기로 하고 오늘의 일정을 마친다고 하신다. 굉장히 힘든 일정이라고 예상하고 겁먹어서 일까? 그래도 예상했던 것 보다 힘들지 않게 일정을 조정해 주신 소장님의 배려에 감사하면서 야경을 보러 간다는 신미진 선생님, 체력적인 소모가 많으셨던 임수태, 전숙희 원장님내외분은 택시를 타고 숙소로 가시고 남은 우리 2조는 야경도 감상할 겸 다시금 콜로세움 쪽으로 걷기로 하였다. 오늘 길에 조그만 수퍼에 들어 과일도 조금 샀다. 예상보다 싼 가격에 살 수 있어서 나름 행복해 하면서 숙소로 돌아왔다.
우리는 몇일동안 빵과 치즈만으로 지쳐있던 위를 달래주기 위해 다시금 지사장님 방으로 모였다. 여행가서 먹으라고 남편이 사다준 햇반과 깻잎 장아찌를 챙겨들고서. 전자레인지가 없어서 햇반을 데울 수가 없다. 궁리 끝에 전기포터에 물을 끓여 햇반에 부어서 그냥 말아먹기로 하였다. 아~ 며칠 만에 먹는 쌀알이던가? 너무 행복했다. 다음 여행에서는 먹거리를 제일 먼저 챙기겠노라고 다짐에 다짐을 하시는 심경숙원장님의 말씀에 다들 동의하면서 우리는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하고 깊은 숙면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