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풀기와 시험공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시험은 원래 따로 공부해서 문제 풀라고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현재의 실력을 평가하려고 있는 것입니다. 잘 모르는 것을 시험 직전에 열심히 문제집 풀어서 점수만 좋고 시험 끝나고 나면 다시 잊어버리는 악순환! 선생님들이나 부모님들 조차 학창시절에 좋아했을리 만무였고 허송한 세월을 안타깝게 하는 바로 그 방법! 왜 그 방법을 그토록 고수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이러한 시험 방법에서 하는 행위들은 정상적인 선진국에서는 부정행위로 인식 됩니다. 모르는 것을 시험직전에 마구 외워서 문제만 맞춘 다음 바로 다시 잊어 버리는 것. 그것은 남을 속이고 자신을 속이면서도 속이고 있다는 죄책감마저도 들지 않게 하는 무서운 방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지 않으면 학교성적이 떨어지고 나중에 대학 못가고 대접받지 못하는 삶을 살 거라고들 생각하는 그 믿음은 어디에서 나온 것이기에 그리도 확고한지…
잘못된 지식, 잘못된 평가, 잘못된 공부. 대한민국에서 종교보다 더한 신뢰를 받는 것들입니다. 한국사람들은 종교가 다를지언정 그리고 그 종교에서 ‘인간됨’이 시험점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라고 아무리 가르쳐도 ‘실력은 점수다. 그러니 몰라도 된다, 점수만 높이자.’ ‘점수만 높이는 기술을 익히기 위해 문제집 풀어라. 그리고 무조건 외워라. 그게 공부방법이다.’라는 기이한 믿음이 그 모든 진리와 본질을 탐구하는 위대한 철학보다 더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 희한한 방법을 위해 종교를 이용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부정행위로 공부를 하면서 점수가 더 높게 나오기를 하나님께 기도하고, 부처님께 기도합니다. 그리고 점수가 높게 나오면 좋아 합니다. 그러니 한국의 하나님과 부처님은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도와주는 기가 막힌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온 국민이 모두 합의 보는 것. 이 위대한 사기 앞에서는 종교고 양심이고 모두 한낱 휘파람처럼 가벼운 것이지요. 교회 열심히 다니고 절에 열심히 다니고 또는 평소에 그렇게 사회정의를 이야기하는 이 분들이 남도 아닌 자기 자식에게 문제집 안 푼다고 난리입니다. 지식을 쌓기 위해 책을 보면 “공부하라니까 책 본다,”라는 이 나라에만 있는 언어로 야단을 칩니다.
세상에 99점 맞은 아이에게 "야, 임마! 한 문제만 더 맞추었으면 다 맞았잖아." 라고 말합니다. 맞은 99점이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다 너를 위해서 하는 이야기야. 엄마, 아빠가 얼마나 안타까우면 그러겠니? 그러니 더 열심히 노력해서 다음에는 100점 맞아 봐라." 어떤 선생님이나 부모님은 100점을 기준으로 틀린 점수 한 점당 한 대씩 때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입이 막히지요. 그래서 죽어라고 어마어마하게 고생하다가, 결국 대학 들어가고 나면 다시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됩니다. 어떻게 아르바이트 과외라도 하려면 기본적인 것마저도 집에서 다시 공부를 해가야 하고, 대학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고 하면서 그 대가로 받는 수업에서는 교수님이 대충 수업하고 공부 안 해도 학점을 잘 주는 것을 더 좋아 합니다.
그리고는 그러한 사실에 대한 논리의 기이함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어차피 대학을 나와도 아는 것이 없는데 "아는 게 없다"는 현실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졸이라고 대졸 대접 받으려고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학력위조 입니다. 스스로 이런 사람임에도 다른 사람이 학력위조 했다고 분노합니다. 오직 거짓으로 시작해서 거짓으로 끝맺음을 하기위해 그리도 열심히 노력하고 자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남도 아닌 자기 친자식과 자기가 가르치는 제자들에게 까지 이 인생을 강요합니다.
이상하게도 이 분들은 인간답게 인간으로서 진정한 삶을 살려고 하면 불안하고 답답해집니다. 이 세상에서 진정으로 성공한 그 수도 없는 위인들이 그런 식으로 살면 안 된다 라고 합니다. 지금 현재 성공한 많은 분들 역시 순수한 열정으로 진정한 실력을 위해 본질적으로 옳은 방법을 택해서 전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도, 끝없이 잘못된 방법을 택하는 이유가 그렇지 않으면 뒤떨어지고 성공하지 못한다고 우깁니다.
위인전을 읽어도, 성경을 읽어도, 불경을 읽어도, 도덕경을 읽어도, 목민심서를 읽어도, 소크라테스를 읽어도 잭 웰치의 글을 읽어도 그 어느 구석에서도, 공부를 할 때는 이해하지 말고 외워야 한다. 몰라도 되지만 점수는 높아야 한다. 다른 아이들과의 경쟁에서 점수로서 꼭 이겨야 한다. 라는 이야기는 성공의 덕목으로 나오지 않고 실패의 방법으로만 나옵니다.
그러나, 한국사람들은 이 모든 책을 다 읽고 지금 현재도 교회에 다니거나 절에 다니면서도 대학을 졸업해서도 아는 것이 없는 자신을 만들었던 그 방법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일입니다.
그 어린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진실을 속이고 거짓된 삶을 살기 위해 모르는 것도 맞추기 위해 시험 직전까지 마구 외우다가 시험문제도 다 풀기 전에 까먹는 공부를 밤새워 하고 문제집을 풀면 이상하게 아이가 대견해지고 사랑스러워지고 두 발 뻗고 잠을 자는 것이 이 땅의 부모들입니다.
이 기이한 나라의 기이한 어른들! 과연 이것이 무엇이란 말입니까?
어른들이여! 아이들를 인간으로 키웁시다. 왜 이제 초등학교 밖에 안 다니는 아이들이 시험에 나오는 것을 구분해서 외우려고 해야 합니까? 자기 자신도 모르게 망하는 방법에 익숙해 지는 아이들! 자기 자신도 모르게 10살이 넘으면 느닷없이 다른 나라의 인생을 다 산 노인들 보다 경직된 사고를 갖는 아이들! 크고 나면 자신도 모르게 자기 자식을 이 괴로움의 윤회에 집어 넣을 수 밖에 없는 아이들!
여러분 이 아이들이 정녕 불쌍하지 않습니까? 이 아이들이 정녕 무섭지 않습니까?.
ern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