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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로마 여행-(3); 로마가는 날

비행기는 엄청난 속도로 달리더니 드디어 공중으로 부양한다. 이때 정말 가슴이 뜨거워진다. 라이트 형제가 처음 비행에 성공했을때의 기분이 이랬을까...비행기는 성층권을 향해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너무 급하게 오르는 것 같다. 난 심장에 상당한 자극을 받고 있었고 너무 답답했다. 뭔가가 꽉 심장을 조이는 것 같았다. ‘그만 그만..이건 우주왕복선이 아니란 말이야...’ 얼마전 우주에 다녀온 이소연 박사의 이야기사 생각났다. 그냥 비행기도 이 정도의 압박이 오는데 우주왕복선의 압박은 얼마나 대단했을까... 한동안 지속되던 압박이 사라지자 비행기안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제 네덜란드 비행 승무원들의 서비스가 시작되고 한국꼬마들이 난장판이 막 시작되려는 참이었다.

로마 여행-(3); 로마가는 날

한국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는 사실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부터 시작했다. 그동안 비행기를 몇 번 타 보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본적이 없다. 이건 무슨 고속버스타고 동네 어르신들 물놀이 가는 것도 아니고 왜 이리 사람들이 떠들고 돌아다니는지 전혀 겪어본 적 없는 상황에 몹시 당황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천장 가까이에서는 움직이는 얼굴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의자보다 조금 더 높은 지점에서 돌아다니는 얼굴이 많은 것이 아닌가! 떠드는 소리를 들으니 한국어다. 하긴 여긴 한국이니 한국 아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 많은 아이들이 전부 어디로 가는 것인가? 부모님들은 어디 계신 것인지. 단체로 가는 것이라면 인솔하는 분들이 계셔야 할 텐데, 아니 분명 계실 텐데 아이들이 이렇게 떠들고 돌아다니게 두는 것은 무슨 이유란 말인가~ 이제 곧 비행기는 출발을 할 텐데 말이다. 사실 인솔하는 선생님들은 나름대로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하나 하나 체크하고 계셨다. 하지만 아이들이 마구 떠들며 돌아다니고, 뛰어다니고 하니 정신이 없는 모양이었다. 한참을 붐비던 비행기안은 스피커를 통해 기장의 안내방송이 나오고 비행승무원들이 아이들을 앉히면서 조금씩 나아졌다. ‘이제 좀 비행기타는 맛이 나는 군!’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비행기가 슬슬 움직이며 달리기 시작을 하려고 한다. 그때 한 아이가 안전벨트를 풀고 일어나려 했다. 그때 지나가던 비행승무원이 그 아이에게 앉으라고 말을 한다. 그러면서 친절하게 그 아이의 안전벨트를 매어준다. 하지만 아이는 눈을 부릎뜨고는 “화장실 갈꺼에요”하고 말한다. 물론 뉴질랜드 승무원이 알아들을 일 없다. 그 아이가 영어로 말을 했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 승무원은 아이의 안전벨트를 매어주고는 바로 앞에 있는 자리에 가서 앉는다. 아이는 화장실이 급했나 보다.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내가 가만히 보니 그 아이는 승무원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래서 승무원이 앉은 다음 안전벨트를 매자마자, 그 아이는 잽싸게 벨트를 풀더니 화장실로 뛰는 것이 아닌가! 비행기는 이미 심하게 달리는 중이었다. 깜짝 놀란 승무원은 본인의 벨트를 얼른 풀더니 뛰어가서 아이를 잡았다. 천장에 닿을 것처럼 키가 큰 승무원의 몇 발작만에 아이는 잡히고야 말았다. 승무원은 아이에게 경고를 한번 주더니 다시 자리에 데리고 가서 앉힌 다음 다시 벨트를 매줬다. 그리고는 곧 비행기는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을 했고, 난 가슴에 받은 심한 압력 때문에 잠시 그 아이를 볼 수 없었다. 얼마 뒤, 비행기가 안정권에 들자마자, 그리고 사람들이 웅성거리면서 움직이자마자 그 아이는 얼른 벨트를 풀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휴우~’하며 숨을 살짝 토해냈다. 이제 드디어 시작인가 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내서비스는 음료수로 시작되었다. 난 커피를 한잔하며 1차 목적지인 네덜란드에 도착하기 전에 준비해온 책을 꺼내 들었다. 조용히 독서를 하며 네덜란드에 도착하고 싶은 것이 나의 바램이었다. 난 정말 집중을 했다. 어떻게든 책속에 빠져 이 길고 긴 시간을 보내려 했다. 열심히 책을 읽다가 졸리면 한숨 자고, 그리고 일어나서 다시 책을 보고...식사시간이 되면 간단히 식사를 하고 책을 읽으며 옆사람과 간간히 대화도 하고...또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노트에 끄적거리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나의 작은 바램은 한국아이들에 의해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당시 말은 안했지만 내 옆을 지나가다가 내 커피를 엎지르시더니 내 발을 밟고 가는 아이도 있으며 앞좌석에 앉은 아이는 의자를 흔드는 바람에 난 책을 가만히 볼 수가 없었다. 뒷 자석에서는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술자리도 생겨났고, 어디선가 과자 가루가 날라오기도 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났어? 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한번 삐뚫어지게 보기 시작하면 무엇이든 보이고 기억할 수 있다. 식사를 나눠 줄 때 한 아이는 영어로만 말하는 승무원에게 자꾸 한국말로 “왜 밥줘요?”하고 묻는다. 주위에서 어른들이 ‘조금만 더 기다려라’라고 말을 해도 배고프다고 빨리 밥 달라고 성화다. 내 식사를 주고 좀 조용히 만들고 싶었지만 생각과 달리 입과 손은 열심히 음식을 입에 넣고 있었다. 식사를 마친 다음, 난 잊고 있던 사실을 기억해 냈다. 비행기안에서 먹는 밥에는 수면제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릴 적 할아버지가 밥만 먹고 자려고 하면 “밥 먹고 바로 누우면 나중에 소 된다”하시던 말씀이 기억난다. 난 소가 정말 불쌍했다.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일만하는 소, 죽어서도 인간에서 이것저것 다 빼앗기는 소...난 그런 소가되기는 싫었다.
‘자면 안된다. 최소한 한시간 이상을 더 버티다가 자야한다’고 버티었지만 몰려오는 잠은 어쩔수 없었다. 나의 뇌는 잠에 취해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인간에게 있는 마음은 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자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것과는 상관없이 어찌 잠이 이렇게 온단 말인가.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려온다. 비행승무원이 내가 먹은 음식을 치우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의 즐거운 대화도 멀리서 들려온다. 이렇게 난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담요 덮어야 하는데 어디있지?!’

한참을 자고 나니 주위가 조용하다. 그리고 어둡다. 아마 다들 자는 모양이다. 완전히 어둡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분명 대부분 자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슬적 일어나서 앞좌석에 앉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놀라워라~
모두가 자는 이 시간에도 떠들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직도 의자를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뽑히지 않는 의자의 견고함에서 난 네덜란드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난 여전히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비행기 안에서의 일들은 그만 적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이러다간 로마이야기는 하지도 못할 것 같다. 기내에는 비행기가 현재 가고 있는 항로를 보여준다. 그래서 지금쯤 어디까지 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나는 빨리 암스테르담에 비행기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기도하건데, 비행기가 광속으로 날라 조금이라도 빨리 우리를 네덜란드에 데려다 주었으면 했다. 하지만 화면 속에 보이는 비행기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는다.
우리가 탄 네덜란드 비행기에 있는 비행 승무원 중에는 한국인 승무원들이 있었다. 네덜란드 승무원 못지 않은 미인들이다. 아니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으니 우리나라 승무원들이 훨씬 미인이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일도 얼마나 잘하는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바로 바로 이해하고는 미소와 더불어 착착 일을 해내는 것이다. 거기에 비해 네덜란드 승무원들의 움직임은 정말 답답 그 자체였다. 한국인 승무원이 음식을 다 나눠 주었을 때 네덜란드 승무원은 반도 주지 못할 정도 였으니 말이다. ‘역시 Korean!!’ 대한민국 사람들의 우수성을 다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사람들은 참 머리가 좋다. 우리는 한국이라는 울타리내에서 우리끼리 살고 있으니깐 우리의 머리가 좋다는 것을 잘 느낄 수가 없다. 하지만 외국인들과 조금만 지내다보면 답답할 정도를 그들의 두뇌회전이 늦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아무리 유태인들이 머리가 좋다고 해도 한국인들을 따라오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인들도 역시 머리가 좋고 일본사람들도 머리가 좋다. 하지만 우리 한국인에게 비할 바는 못된다. 장담한다.

난 아이들의 집요한 방해에도 불구하고 책을 들고서라도 다 읽고야 말았다. 앞에 앉은 아이가 의자를 흔들어도 뒤에 앉은 아이가 내 의자를 흔들어도 내 독서의 의지를 결코 꺽지는 못한 것이다. 난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나중에 알았다. 내 머릿속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의자에 흔들리는 것만 신경쓰고 책은 그냥 글자만 읽은 것이었다. 다시 한번 느낀다. 책은 마음으로 느끼며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드디어 암스테르담에 도착을 했다. 백야 현상이 벌어지는 이곳은 공항 내에서도 유럽을 느낄 수 있었다. 유럽의 빵 냄새와 서양인 특유의 냄새 등 너무 좋았다. 마치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었다. 엥? 왠 고향느낌? 처음  온 곳에서 고향에 왔다는 이 느낌은 무엇이란 말인가.. 아마 내가 뉴질랜드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별로 다를 바가 없다. 글자만 좀 다를 뿐이었다.
내가 속한 3조는 간단한 식사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낮선 곳에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는 꽤 난감한 문제였다. 경험상 이럴때는 패스트푸드가 딱이다. 하지만 공항내에 빅맥은 없다. 그럼 패스트푸드 담으로는 무엇이 좋을까? 가게에서 파는 샌드위치가 좋다. 하지만 이렇게 네덜란드까지 와서 식당 구경을 안 할 수는 없다. 3조 모두 한번 이곳저곳 둘러보며 구경이라도 하자고 했다. 2층에 식당이 있다. 그래서 다 함께 식당에 들어가니 맛 좋아 보이는 음식들이 진열되어 있다. 하지만 이건 나에게만 맛 좋아보이는 음식일뿐 일행 모두에게는 처음보는 느끼한 음식일 뿐이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입에 맛는 음식을 찾는 것이 우리 한국인들일 것이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샌드위치를 먹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도 난감한 문제이다. 네덜란드에서 영어로 말을 해서 물건을 산다는 것이 경험이 없는 분들에게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더더구나 화폐도 생소한 유로가 아닌가. 난 무엇이든 그냥 부딪쳐보아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신념?이 있다. 그래서 전혀 도움을 주지 않고 3조 모두에게 직접 해 볼 것을 주문했다. 좀 걱정이 되었다. 그동안 스터디에서 열심히 공부했는데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머리만 노랑머리이고 피부만 하얀색이지 그들도 사람이다. 더구나 가게에 들어가면 우리의 엉터리 영어를 알아들어야 할 걱정을 물건을 사러 들어간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하나라도 팔아야 할 그들에게 있는 것이다. 그러니 절대 겁먹지 말자 등등... 나의 이런 말을 얼마나 믿고 모두가 잘 할 수 있을지 난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건 나의 기우...모두가 먹고 싶은 것은 집어 들고는 값을 치르고는 인사까지 하고 나오는 것이 아닌가...대단하다. 쉽지 않을텐데...여기서 나의 첫경험때가 생각난다.

한국에서 뉴질랜드까지 피지를 경유하며 간 시간은 14시간이다. 한국에서 이 참에 담배를 끊겠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부터 24시간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나의 중독은 강하게 니코틴을 요구하였고 공항에 도착해서 픽업나온 분의 차를 타고 가다가 잠시 내려 가까운 가게에 들어갔다. 영어를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느낄 겨를이 없었다. 그냥 들어가서 눈에 익숙한 “말보르 플리즈”라는 말만 할 수 있었다. 급한 것은 니코친 보충이지 담배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담배는 $14.5 였다. 하지만 난 그때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준비해간 돈에서 영(0) 이 많이 붙은 돈을 꺼내 지불했다. $100 이었다. 아마 가게 주인아저씨가 놀랬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외국인인 것을 알아차리고 그냥 친절하게 거스름돈을 주셨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도 고마운 느낌을 주신 분이다.

지금 내 앞에서 샌드위치를 사고 계신 분들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영어 몇 마디가 아니라 배고픔이 더 컸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급하면 누구나 다 하게 된다. 한비야가 말을 했단다. 절벽에서 떨어지면 나에게 날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놀라울 정도로 멋진 날개를 말이다.

근처 의자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었다. 하지만 배고픔과는 달리 익숙하지 않은 샌드위치 맛에 모두들 힘들어 했다. 결국 누구도 샌드위치를 다 먹지 못했다. 나라면 다 먹었을텐데... 내 입맛의 문제가 아니라 네덜란드에 왔으면 일초라도 빨리 이곳에 적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기에 나라면 다 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샌드위치를 먹지는 않았다. 비행기에서 워낙이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해서 입맛이 없었기 때문이다. ‘열정원장님은 아까 초컬릿가게에 가서 이것 저것 사셨는데 다 드셨나? 한국것보다 달텐데...’ ‘다들 어디서 뭐하나?’ ‘소장님과 사장님은 어디 계시나~아~ 저기 계시는 구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소장님과 사장님이 나타나셨다. 집합장소로 가는 중이시다. 우리도 먹으려 했으니 도저히 넘기지 못한 샌드위치를 휴지통에 안녕을 하고는 뒤따랐다. 이미 도착하신 분들이 계신다. 모두들 시차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는 모습이다. 담 비행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고 해서 난 담배피우고 오기로 했다. 하지만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흡연자를 위한 장소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찾아 다니다보니 유리관속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담배 피우고 싶은 생각이 확 달아났다. 이건 무슨 어항도 아니도 조금만 유리관안에 모두들 끼여들어가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너무 비참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그 속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건 흡연자들을 너무 무시하는 처사다라는 생각이 들고, 흡연자의 인권을 생각하게 했다. 하지만 별수 있으랴, 그 안에 끼여 들어가 있는 나를 발견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소장님의 강의가 이어졌다. 피곤하실텐데도 이것저것 설명하시는 모습이 왠지 엄숙하게 느껴진다. 지금의 난 잠에 취해 해야 할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비행기 시간이 바뀌었단다. 난 아무것도 못들었는데 겨레샘이 들었다고 한다. 한참 뒤 우리 모두 게이트로 이동해 갔다. 이제 드디어 로마에 가는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비행기안에 들어갔을 땐 정신이 거의 없었다. 다만 근처에 소장님과 사장님이 앉아 계신 것만 확인할 수 있었다. 솔직히 비행기가 어떻게 이륙을 했는지, 착륙은 좋았는지 아니었는지 하나도 기억 나지 않는다. 그만큼 난 잠에 취해 있었다. 한참을 자고 난 뒤 사람들이 가방을 꺼내 나가는 것을 보고서야 도착했다는 것을 알았다. 술에 취한 것처럼 비틀거리며 사람들을 따라 나갔다. 밖은 고요했고 어두웠다. 하지만 답답한 더위가 느껴졌다. 사람들을 따라 가서 짐을 찾고는 멍하게 앉아 있었다. 맞은편에서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학생들이 기타치고 춤추고 노는 것이 보였다. 이 밤에 노래와 춤이라니, 이탈리아 사람들이 우리와 잘 맞겠다는 생각을 하며 만일 한국의 노래방에 가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상상을 했다. 우리 모두는 하나씩 짐을 챙기고 미리 대기하고 있는 버스로 갔다. 밖에 나와 보니 네덜란드와는 너무나 다른 환경이었다. 밤 12시가 다된 지금도 느낄수 있는 이 후덕지근함...야자수 비슷한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고 사방에는 간간히 조그만 차들이 지나 다닌다. 인터넷으로 줄기차게 보던 다빈치 공항.. 그 다빈치 공항이 내 눈앞에 서 있다. 사진으로 보며 상상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내게 다가 왔다.
 ‘여기가 로마인가~!!’
로마... 결국 이곳에 와 버렸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픽하고 웃음이 났다. 지금까지 로마에 가냐 못가냐 참 말들이 많았는데 결국 이렇게 오고 만 것이다. 내가 맡은 3조를 확인해 보았다. 모두들 피곤한 모습이지만 빠진 사람 없이 모두가 안전하게 무사히 와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의 모습이었다. 모두가 너무나 피곤한 모습...그래서인지 로마에 오려고 그토록 고생을 하고도 막상 도착하니 “와~~ 로마다!!”라고 외치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버스기사에게 물어보니 이곳에서 호텔까지는 한시간 정도 걸린단다. 우리는 빨리 출발하자고 했다. 그런데 소장님과 사장님이 안 계시는 것이 아닌가?! 난 조금 늦으시나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문제가 생긴 것이다. 사장님이 짐이 없어진 것이었다. 그래서 소장님과 사장님이 아직 공항에서 나오지 않으신 것이다. 로마에는 신이 많다. 그래서 난 바로 신을 찾았다. “운명의 신이신 아폴로 신이시여~ 왜 우리를 시험하려 하십니까? 우리는 잠시 그대품에 들었다가 떠날뿐입니다”
에고...이렇게 해서 드디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로마여행이 시작하는 것이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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