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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최고의 날씨, 최고의 기쁨(마라톤 대회)

교육을 마치고 푸른바람님이 마라톤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모이라고 해서 가보니 무슨 봉투를 주시네요...그 안에 옷과 안내책자 번호표 등이 들어 있었습니다...무슨 칩도 있었는데 그게 시작과 도착을 정확하게 알려준답니다...다만 잊어버리면 보상해야 하고 상당히 비싼 것이라고 해서 얼른 가방에 넣었지요...그런데 옷을 신청한 사람에게는 가방이, 가방을 신청한 사람에게는 옷이...들어 있었습니다. 서로 바꾸고 해서 모두가 원하는 것을 얻은 다음 저녁식사를 위해 순대국을 먹으러 갔습니다. 사장님이 좋아하시네요...소장님도 함께 저녁식사를 하셨는데 소장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교육때보다 더 재미있었습니다...특히 혼자 여행하다가 겪은 귀신이야기는 소름끼치게 무서웠습니다..ㅋㅋㅋ(궁금하시죠...^^*)
저녁식사 후 소장님은 서울로 가시구 나머지는 호텔로 직행해서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갈증을 시원하게...조금 많이 시원하게 풀었지요...사장님까지 오셔서 참 재미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열정원장님과 사장님 그리고 설아샘을 제외한 모두는 무척 피곤한 얼굴과 몸상태로 호텔에서 나왔습니다. 다들 '어제 너무 심하게 뛰었어...'하시며 오늘 있을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들을 하시네요...특히 20km에 도전하시는 푸른바람님이 심하게 걱정되었지만, 만반의 준비를 하셨다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사실 저는 푸른바람님을 걱정할 처지가 못 되었습니다. 그동안 운동 제대로 안해서 밤마다 자면서 다리에 몇번식 쥐가 나고 있었으니깐요...게다가 전날 너무 심하게 ?? ??? 몸 컨디션이 엉망이었습니다...

여하튼 각자 택시를 잡아타고는 마라톤이 열리는 곳으로 갔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마라톤에 참가했습니다. 마라톤이 이렇게 인기있는 스포츠인지 몰랐습니다. 어린꼬마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모두가 오늘있을 마라톤을 위해 준비해 왔다는 것을 팍팍 느끼게 해주더군요...그리고 몸짱들은 다 그곳에 모여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스마트 걸님이 미리 오셔서 이것 저것 도와주셨습니다. 출발직전까지 스트레칭마저 도와주시고는 20km를 뛰시기 위해 푸른바람님과 먼저 가셔서 출발을 하셨지요...하프참가자들이 출발을 하자 이제 10km를 뛰는 시골촌장님, 이원석 샘, 변세영 샘, 박과장님과 박이사님 그리고 경남지사장님...모두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같이 뛰자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출발을 하자 진흙탕길에서 모두를 잃어버렸습니다. 저는 박과장님과 촌장님 그리고 원석샘과 함께 달렸습니다. 그런데 어느새부턴가 모두가 슬슬 속도를 내시더군요...그래서 저도 속도를 내려다가 초반부터 불 붙이면 나중에 힘들것 같아서 살작 뛰로 내려와 달렸습니다..

마라톤은 인생이라더니 그말이 참 맞는 말인 것 같았습니다. 시작부터 열을 내며 달리는 사람들이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뻔히 알텐데도 달렸습니다. 물론 잘 달리는 사람이야 상관이 없지만, 다들 왜 그렇게 속력을 내는지 이해가 안가더군요...남이야 어쩌건 간에 전 그냥 저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려고 애 썼습니다. 주위에서 달린다고 저 마저 달리면 결국 망하는 것은 주위사람들이 아니라 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신과의 싸움에만 집중하고 주위를 무시하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더군요...예를들어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저를 확 앞질러 가면 저도 모르게 속도를 내게 됩니다. 특히 여자분들이 저를 제치고 앞서 나가면 저도 따라가려는 충동이 확 들었습니다. 그런 감정을 억제하기가 힘들더군요...그래도 어떻게든 자제하고 10km를 완주하고도 힘이 남아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에 최대한 자제하였습니다. 시작은 약했지만 결국 마지막에 승리하는 것은 제 자신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뛰었습니다.

출발한지 한 15분정도 되었는데 경찰이 저를 막더군요. 차가 지나가야 한다구요... '아니 마라톤을 하는데 달리는 사람을 막는 법이 어디있어'하고 외치고 싶었지만 말할 힘도 아껴야 한다는 생각에 잠시 제자리 뛰기를 하며 멈추었다가 다시 달렸습니다. 원석샘과 촌장님그리고 박과장님이 눈밖에서 멀어져 버렸습니다. 빨리 달려서 따라 잡을까 하다가 그러면 약한 체력에 더 무리가가서 못 뛸것 같아 바로 포기해 버렸습니다.
'계속 그냥 달리던대로 달리자'
한참을 뛰니 박과장님이 보였습니다...역시 무릎이 아프시다고 못 뛰셨습니다. 박과장님을 뒤로 하고 계속 달렸습니다. 오르막길이건 내리막길이건 속도에 변화를 주지 않고 달렸습니다. 맞은편에 원석샘과 촌장님이 보였습니다. 벌서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또다시 확 달릴까하다가 포기했습니다. 바로 앞에 반환점이 보이는데 굳이 달려서 힘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요...저도 반환점을 돌고 한참을 가는데 이번에는 반환점을 행햐 달리고 있는 박이사님과 경남 지사장님이 보였습니다. 역시 두분도 페이스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변세영샘은 앞서 나간 것인지 아니면 뒤에서 오고 계신 것인지 알길이 없었습니다.  최고전문가에게 집중지도를 받아서인지 교과서적인 자세로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사뿐 사뿐 달리는지...20km도 뛸 수 있을 것 같은 자세였습니다.

여하튼 그렇게 달리다보니 걸어가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지친 기색이 보였습니다. 대부분 초반에 마구 달리신 분들입니다. 저는 그분들을 계속 따돌리고 달렸습니다. 느낌상 잘하면 1시간 이내에 들어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는 그냥 살살 달려서 1시간 20분내에 들어오자였는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생각보다 뛸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마라톤에 농구화를 신고 간것이 역시 무리였나 봅니다...발이 너무 무겁더군요...'아~ 잠시만 걸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때 머리속에서 페르시아와의 전투후에 승리의 소식을 전하고자 아테네를 향해 달리는 병사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맨 발바닥으로 뛰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난 적어도 맨발은 아니니 훨씬 나은 조건이다. 그리고 42km도 아니고 달랑 10km 뛰는 건데 뭐가 힘들고 발이 무겁다고 걷나..'하는 생각에 속도를 늦추지 않고 달렸습니다.
그때즈음, 눈앞에 앞으로 2km라고 쓰여있는 간판을 보았습니다. 여기서 또 달리고 싶었습니다. 기록단축을 위해 빨리 달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너의 원래 목표는 완주다 기록달성이 아니다. 중간에 계획을 수정하지 말고 기록단축은 다음기회로 미루자...그리고 니가 처음뛰는 주제에 무슨 기록단축이냐 기록단축이...'하는 생각에 다시 속도를 조절했습니다. 그리고 결승점을 통과했습니다. 하늘이 우리에게 뛰라고 말해 햇님은 고개를 돌려버리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다보니 결국 10km를 완주한 것입니다. 무척 기뻤습니다. '이 감동을 누구에게 말하지'하고 핸드폰을 찾았으나 전화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혼자 신나게 좋아했습니다. 물마시고 쪼그려뛰기 좀 하다보니 촌장님과 원석샘을 만났습니다. 역시 운동매니아 답게 일찍 들어오셨습니다. 그리고 변세영샘도 들어오시구 박이사님과 경남지사장님도 결승점에 도착하셨습니다. 사장님과 열정원장님그리고 설아샘은 5km를 통과하시구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국수를 드시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스마트 걸님의 동료분들이 맛있는 음식과 과일 그리고 시원한 막걸리도 주셨습니다.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앞으로 마라톤에 자주 참가해야 겠습니다. 일상에서 평범하게 먹을 이런 음식이 이렇게 맛나니 말입니다. 어느정도 배가차고 나니 아직도 달리고 있을 푸른바람님과 스마트걸님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결승점을 향해 달려오는 분들을 바라봤습니다. 시간을 2시간을 조금 넘고 있었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는데 푸른바람님이 보였습니다. 정말 바람처럼 달리고 계시더군요...2시간만에 20km를 달리다니...정말 대단해보였습니다. 그리고 곧이어서 스마트걸님도 결승점을 통과하셨습니다. 박과장님은 아픈 무릎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결승점을 통과하셨습니다. 낙오하신 분들이 한분도 없으셨습니다.

이원석샘과 시골촌장님은 57분만에 완주하셨고, 저는 1시간 2분에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변세영샘은 1시간 7분에 완주하셨습니다. 푸른바람님은 20km를 2시간 5분만에 완주하셨구요...

모든 분들이 안전하게 마라톤 대회를 마치셨습니다. 열정원장님은 경품에도 당첨되시는 행운의 주인공이셨구요..그리고 스마트 걸님께도 글을 통해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감사합니다.

ps: 마라톤 대회를 완주하면 메달을 주는데 박과장님은 20km완주 메달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전 10km 완주 메달을 그냥 벤치에 두고 와 버렸습니다...정말 저를 지겹도록 따라다니는 건망증때문에 눈물이 납니다...
제목 등록일
최고의 날씨, 최고의 기쁨(마라톤 대회) 200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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