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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서오릉 엄마 그리고 나비부인


 오늘은 일찌감치.서둘러서.. 아침 산책을 했지요... 엄마를 보러 가려구요...
교회에 다녀오신 엄마를 모시고서 서오릉 앞에 있는 두부를 전문적으로 요리하는 어느 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서오릉에 입장해서 산책을 했습니다.
숙종의 비 였던 희빈 장씨의 무덤쪽으로 걸어갈 때는 길 옆에 개나리가 있는데 어느 틈엔가 노란 꽃 순이 조금 .. 아주 조금 보이려 하네요....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 없으니.. 봄이 오는 것 또한 막을 수 없습니다.

숙종의 무덤인 명릉까지 돌고서 어머니를 모셔다 드렸습니다.

나오는 길에 동생한테 전화가 왔네요...
"오빠, 고마워... 엄마가 요 며칠 동안 증상이 많이 안 좋아 지셨는데... 오빠하고 한 나절 보내고 나서.. 정말 확 좋아 지셨어.... "

세종문화회관으로 갔습니다.

아무리 돈이 없어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공연이 있었거든요...

바로 Giuseppe 'Verdi di Trieste 즉 베르디 극장의 내한 공연이 그것도 푸치니의 나비부인이 목, 금, 토, 일, 단 4번 하는 공연이 있었거든요....

오랫만에 너무나 만족스런 공연이었습니다.

"나비부인"은 프리마돈나의 역할이 극을 좌우하는 opera입니다. 두 시간이 넘는 공연동안 끊임없이 노래를 불러야 하기 때문이지요...
Mina Yamazaki의 출발은 약간 불안했습니다. 그러나 2막이 되자.. 마치 2막 이후를 위해서 1막에는 목소리를 아꼈다는 느낌이 들도록 속에 있는 느낌을 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3막에서는 시작부터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와.. 목구멍으로 밀고 들어오는 막막함과 싸워야 했습니다.Pinkerton역의 Roberto de Biasio의 완벽한 테너나, 스즈끼 역의 Cinzia de Mola의 메조, 등 모두가 거의 완벽한 궁합을 토해 냈습니다...

Mina Yamazaki는 목소리 이외의 연기에서 조차 많은 감동을 주었고... 스스로 자결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서러운 눈물이 자꾸 배어 올랐습니다.....

참 웃기지요?

언제 어떤 장면에서 어떻게 슬픈 줄 뻔히 알면서도.. 그 장면이 되면.. 예약이나 한 듯이 밀려오는 감정....

그래서 클래식을 좋아하게 되지요..

보고.. 또 보아서.. 너무나 진부한데도 불구하고.. 그 장면이 나오면 언제나 즐겁거나.. 슬퍼하는. 마치 그러지 않으면 누가 잡아가기라도 할 것같이 그렇게 되고야 마는...

그게 바로 클래식의 매력이지요....

어쨋든...

피로와 이런 저런 복잡한 생각을 한 순간에 지울 수 있었던.. 아름답덤 공연이었습니다....

올해는 어떻게든.. 빚을 져서라도 오페라를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만 자라고.... 하는 집사람 성화 땜시.. 며칠 동안 쌓였던. 피곤도 아직 풀지 못한 상태고.... 해서... 오늘은 일찍 자 보렵니다...

이따가.. 해 뜨고 다시 봅시다....

ern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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