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일찍 아침 식사를 하고 아침 6시전에 강남행 시외버스를 탔습니다. 토요일이라 출근하는 분들이 많지 않아 버스안은 한산하더군요...
버스안은 조용해도 저는 매우 들뜬 상태였습니다..소풍 가는 아이처럼 밤잠도 설치며 서울에 올라갔지요...물론 올라가는 차안에서 잠이 들었습니다...유럽미술사 책을 품에 않고서요,...^^* 버스기사 아저씨의 명품운전으로 인해 편하게 잠을 좀 잤네요..그러다보니 서울에 도착...2주만에 올라오는 것이지만 무척 설레였습니다...그런데 강남역에 도착하곤....좀 당황했습니다... 늘 원장님 차를 타고 올라오다 혼자 올라오니 강남역이 무척 낮설었습니다. '어라 어디로 가야하나...' 조금 방황하다가 옛기억을 떠올리며 길을 찾아 헤메다가? 3호선을 타고 종로3가로 향했습니다...간만에 지하철타니 왠지 기분이 좋더군요,....완전 촌놈티가 팍팍 납니다...ㅎㅎㅎ
지하철에서 내려 아침의 한산함이 물씬 풍기는 종로와 인사동을 걸었습니다...너무 오랜만에 돌아다니니 기분이 참 오묘하더라구요...개인적으로 인사동과 종로에는 추억이 참 많이 있습니다...그러한 추억의 장소들을 돌아다니며 옛기억을 따라다니다 보니 어느새 세종문화회관에 와 있었습니다...왜 종로와 인사동쪽을 헤메다 세종문화회관으로 갔는지는 잘 모르겠네요...ㅎㅎ 그곳에서 만난것은 루벤스전시회 간판들과 몇몇 사람들....한 외국인이 전시회장을 자세히 살피더니 돌아갑니다...그때가 8시 30분정도....시간이 많이 남아서 전 교보문고로 갔습니다..아직 문은 안 열었지만 지하도 한구석에 앉아 책을 읽으며 개장할 때를 기다렸죠....전 10시에 개장하는 줄 알았습니다..그런데 9시30분에 이미 오픈했더군요...가방을 챙겨 안으로 들어가니 익숙한 교보문고의 풍경이 펼쳐졌습니다...'서울사람들은 정말 복 받은거다...이런 서점을 하나도 아닌 몇개씩 갖고 있으니....'하는 생각이 들더군요...하긴 그러니깐 특별세를 내는게 아닐까하는 우스운 생각도 들었습니다....전체적으로 한번 살펴보고는 제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이것 저것 맘에 드는 책들이 많이 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당장 모두를 살 수는 없고....그래서 노트를 꺼내서 갖고 싶은 책의 목록을 적기로 했습니다...마치 스파이가 적의 비밀을 살피듯 저도 하나 하나 세세히 보면서 목록을 만들었습니다...(나중에 이 목록 잊어버렸습니다..ㅠ_ㅜ) 그러면서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꽤 지났더군요...정확히 몇 시인지 기억은 나지 않았습니다.. 오늘이 루벤스 전시회에 가는 날인데 루벤스에 대한 책을 찾지 못해 헤메다가 물어봐야하나 하고 고민하던 때였습니다. 그때 누군가 제 앞에서 저를 부르는 것이 보였습니다...속으로 "엥?"하고 바라보니 예쁜 안선옥샘과 암벽맨 이원석샘이 계셨습니다...우연히 이곳에서 만난 것이 반가워 즐거워 하는데 안선옥샘의 전화가 울립니다...순천의 양경화샘이었습니다...열정 원장님과 교보문고에 계시다는 연락이었습니다...에고 에고...역시 비스마트 식구들....어디 있는지 확인을 하고 만나러 갔습니다...열정원장님은 문구류를 고르고 계셨는데 감탄을 연발하시면서 사고 싶은 것이 많다고 하시네요...참 저에게 펜을 선물하신다고 하셨는데....전 아직 받은 기억이 없습니다...ㅋㅋㅋ 전 다시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이 뭐가 있을까 찾기 위해 아동도서로 향했습니다. 그러다가 역사책들에 눈이 끌려 그곳에서 책을 뒤지고? 있었는데 하하...이곳엔 경남지사장님이 계시네요...역시 비스마트인들은 약속없이도 알아서 모이더군요...서점으로요....참새가 방앗간 못지나가듯이 말입니다...그리고는 경희샘과 은혜샘도 오시구요....모두 모두 모이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12시가 다 돼서 근처 식당으로 식사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쥬디샘이 바로 옆에 본비빔밥이 있는데 깔끔하다고 먹을 만 하다고 하셨습니다. 가격도 적당하더군요. 곧이어 은아샘과 겨레샘의 전화가 오고 소장님이 도착하셨습니다. 멋진 소장님...오늘따라 굉장히 멋있어 보이십니다...식사 후에 전시장으로 갔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런데 시골촌장님이 안 보이시더군요...원석샘 말로는 아직 교보문고에 계시다고 합니다. 좀 늦게 오시는 바람에 저희 일행과 만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무슨 책을 사셨냐고 물으니 교보문고를 처음 보시는 것이라 너무 커서 깜짝 놀래 구경만하다가 시간 다 보내셨다고 합니다^^* 이젠 전시장에 들어가기 전에 소장님의 강의....야외전강의 시작이었습니다. 전시회가 어떻게 열리는지부터 시작해서 협찬? 받은 오스트리아 비엔나 아카데믹뮤지엄에 대해 소장님의 강의가 시작이었습니다. 전 캔버스가 그런 것인지 몰랐습니다. 소장님의 강의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캔버스에 그런 비밀이 담겨 있었다니....이건 강의 오신 분들만 아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어지는 그림에 관한 이야기들...물감을 직접 만들어 서야 했던 당시 화가들의 고통...종이가 아닌 나무판에 그림을 그려야 했던 것들과 그렇기 때문에 작은 사이즈의 그림들...석고 이야기에 와서는 왠지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석고가 무척 고맙게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계란도 역시 마찬가지이구요...당시 역사이야기 역시 흥미진지했습니다. 대충 알고 있었기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꼭꼭 다시 책을 보고 읽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번 소장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다시 한번 느낀 것이 그리스신화를 좀 정확히 알아야 겠다는 것입니다.음악이든 미술이든 문학이든....그리스신화는 빠지는 부분이 없습니다. 하다못해 영어도 그리스신화를 잘 알지 못하고는 진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제 야외강의가 끝나고 전시회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야외 강의때에 솔직히 추웠습니다. 티를 안 나려고 해도 몸과 다리가 부들 부들떨리는 것은 어쩔수 없었습니다. 모두들 추워서 바짝 붙었는데 제 옆에 앉아 있는 분께 죄송했습니다...제 몸이 떨려 아마 글을 쓰기가 힘드셨을 것입니다..^^
전시장에서 소장님께서 그림 하나 하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그 많은 그림설명을 이 글에 담을 수는 없고...(솔직히 다 기억을 못합니다...ㅠ_ㅜ) 역시 17세기 회화의 핵심은 바로 빛입니다. 그리고 다빈치의 대기원근법과 소실점은 단순해 보이던 그림이 정말 사진보다 정확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당시 화가들이 아무리 주문에 의한 그림이라 하더라도 얼마나 정성을 다해 그림을 그렸는지, 그런 그림들을 지금 이렇게 제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이며, 이 땅에 살아서 이런 복을 누린다는 것이 너무나 감격적이었습니다. 붓으로 털 하나하나마저도 세밀하게 그리는 작업에서 그들의 정성과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탄유리를 둘러싼 “오레이티아를 납치하는 보레아스”는 왜 루벤스인지를 짜릿하게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납치되는 오레이티아의 몸을 휘감는 듯한 푸른빛깔...푸른색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푸른빛깔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 푸른 빛깔을 발견했을때, 눈을 부릅뜬 트라키아의 북풍신 보레아스와 납치되는 오레이티아가 제 눈앞에 확 들어오면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꿈틀거리는 이 둘의 모습이 당장이라고 그림 밖으로 뛰어 나올 것 같았습니다. 태풍이 몰아치고 보레아스는 헉헉거리면서도 강인하게 온 힘을 다해 도망가는 것 같았습니다. 멀리 세상밖으로 도망치려는 듯이 보였습니다. 절대 놓아주지 않을 듯한 그의 근육과 몸부림치는 오레이티아... 제 머릿속에 사진처럼 박혀버렸네요...그러고는 오늘의 소장님 강의가 끝났습니다.
근처 식당에 가서 저녁식사를 하고 모두가 헤어졌습니다. 다음주를 기약하며 말이지요...
우리는 토요일 오늘 하루 시간내서 소장님의 회화에 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돈 한푼 안내고 말이지요. 하지만 소장님의 강의는 소장님이 수십년을 고생고생해서 깨달은 것들입니다. 이런 소중한 것을 비스마트를 하는 누구나 들을 수 있는데, 그저 집에서 빈둥거리기 위해, 친구들 만나 놀기위해 불참한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난 그림에 관심없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럼 무엇에 관심이 있냐고 묻기보다는 정말 정말 관심이 없냐고 묻고 싶습니다. 마음속 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말로 답을 생각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나라는 사람은 정말로 진심으로 그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인가하고 말입니다. 그림이라는 것은 하나의 형식에 불과합니다. 그저 나를 발전시키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합니다. 형식이자 도구이지요. 다음번에는 더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소장님의 강의를 들으며 지나간 천재들과 인류의 선배들이 남긴 그들의 숨결을 함께 느끼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kev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