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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임병세 선생의 소천에 부쳐

우리의 친구였던 임병세 선생의 장례가 오늘 부여 장례식장을 출발해 대전 장묘사업소에서 있었습니다. 어제 많은 비 스마트 가족들이 조문왔었고, 또한 저는 박이사와 하루 밤을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장례가 마칠 때까지 있다가 올라왔습니다.

산 자의 가장 정확한 표시인 피곤함은 질기게도 저를 따라 붙어 저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누구의 질문에도 답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한 줄의 시나 써서, 만 줄의 이야기를 대신하려 합니다.
사랑하는 비 스마트 인들이여... 며칠 후에 뵙겠습니다.


 임병세 선생의 소천에 부쳐…

이 세상이 땅거미 사이로 퇴색되어 가고 있습니다.
무디어지던 가슴에 묻혀 살던 나의 고독은
땅거미가 모는 엷디 엷은 석양의 가운데서
오랜만의 자유를 찾습니다.

난 어정쩡한 나그네입니다.
방랑의 여정 중에 느닷없이 돌아와 버린…
각진 하늘아래 쭈 – 볏 서 있어도, 더러는
외롭지 않은 방랑자입니다.

그런데도, 반쯤 열린 베란다 창문으로
밤으로 먹히우는 도시의 서러움이 밀려옴을 느낍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이별한
석양처럼 황홀한 슬픔이 파도 침을 압니다.

생명에의 연민조차 없이 살아 온 세월은
아마, 내 가슴 속에서만 긴 것이었나 봅니다.
生也一片浮雲氣 死也一片浮雲滅
나의 어줍잖은 방랑만큼만의 깊이로 했던 말인가 봅니다.

비 스마트를 사랑했던 한 친구는…
이런 나의 무지와, 나의 생각의 천박함을
화장장의 연기가 되어 가볍게 비웃어 주고,
그렇게 하늘거리며, 파아란 하늘을 날아 갔습니다.

나의 얼굴의 수염은 가슴의 미어옴을 먹고
오늘 하루만큼 또 자랐습니다.
살아 남은 자들의 슬픔은 이제 하늘에서 누릴
임병세 선생의 평온함으로 오늘 하루의 길이만큼 짧아질 것입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의 무력함 만큼이나
커다란 바람으로 애원해 봅니다.
임병세 선생 잘 가시게….
그 맑던 웃음만큼 오늘 하루는 맑았네…

그 맑은 웃음으로 날개삼아
저 하늘나라로 깃털처럼 날아 가시게
잘 가시게...
잘 가시게....

2008-08-27 년, 자네의 형 Ernest가...

P.S 조문을 위한 답글 이외에는 일체 사양합니다. 죄송합니다.
ERN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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