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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침잠하여...

사람들은 남을 상대로 투쟁하고자 합니다. 스스로는 자기 자신과 끊임없는 합의를 하되.. 남과는 목숨을 건 투쟁을 합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되..

그러면 그럴 수록 자기 자신이 사회를 위하고 정의를 위해서 그런다고 생각해 버립니다.. 이것이야 말로 최상의 자기 합리화이며... 아는 것이 없고..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아무 가진 것이 없되...

세상일을 다 알고,,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히 알고.. 평생 남에게 줄 것이 무한하게 있는 줄 알고 삽니다...

가진 것이 있은 즉 줄 것도 있는 것이다.. 라는 간단한 진리를 먼저 깨우쳐야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것 이상을 생각하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고로..

누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당장..
"그럼 우리 나라 사람이 다 성인군자가 되란 말입니까?"라고 대답합니다.

독도에 연어알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생각하거나 일년에 책 한권을 읽는다고 해서 이게 성인군자라면.. 아마.. 공자나 우리의 선조들이 모두 살아나서 '성인군자'의 의미를 다시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자기자신의 뜬금없는 말에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하고자 노력하는 시간의 만분의 일이라도.... 투자해서 자기 자신을 무엇인가 가지고 있는자로 만드는 것..

그건 성인군자가 할 행동이 아니고.. "인간"의 탈을 쓴 사람의 의무입니다. 만일 이것이 의무가 아니라면, 그 사람은 이미 남이 농사지은 쌀을 먹을 자격이 없고, 남이 만들어 놓은 이 세상의 모든 문명의 이기를 누릴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침잠하여 책읽고 스스로의 인생을 놓고 생각에 빠질 시간을 자기 자신에게 주지는 못하되.. 정치가 되었든 스포츠가 되었든, 스스로의 삶의 깨달음과는 아무 관련없는 것들에 자기 자신의 껍데기를 채우기 위해 매진하는 것은 이미 다른 동물과 더 나을 것이 없는 꼭두각시일 뿐입니다.

겉으로 나타나는 행위를 위해 힘쓰는 시간의 십분의 일이라고 떼어 내어 자기 자신의 내면을 깊게하기 위해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어느 누가 저의 책을 그대로 복사해서 쓴다고 합니다...

이미 수도 없이 당했던 일입니다... 그런 일이 있을 때 마다... 더욱 침잠하여 책을 읽어 왔습니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안타까워 하기도 했고, 왜 그냥 있느냐고도 했습니다. 고소하라고 하기도 했고, 혼을 내 주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책을 더 읽으시지요."라는 저의 대답에
"그러니 당신이 하는 일은 다 망한다." 라는 이야기까지 들었었습니다.

저는 이미 성공한 사람입니다.
여러분이 저를 믿어 주시니 이미 인생을 성공했고..
저 스스로 책을 손에서 놓고 지내는 날이 거의 없으니, 이미 더 바랄 것이 없고.
언제 죽어도 목숨에 연연하지 않을 정도의 초연함이 있으니
남이 알아주던 안 알아주던 그대로 성공한 것이 아닌지요...

물론 이 '성공했다'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 까지도 남이 알아들으라고 사용한 말일 뿐, 그저 인생은 인생일 뿐이요 그걸 사느냐 안 사느냐의 의미일 뿐이지요...

늘 차분한 마음으로..
자기 자신과 투쟁하되 절대로 지지 말고..

침잠하여 책읽고, 생각하고, 명상하시기 바랍니다...

ernest

P.S. 토요일 저녁 식구 모두가 오산천에 나가서 거닐었습니다. 가로등이 여기 저기 켜져 있었습니다. 강을 비추는 가로등과 강 옆의 산책길을 비추는 가로등이 서로 옆으로 마주 대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백열등이고 하나는 수은등이라서 색도 틀리네요...

마치, 오래된 연인이 서로 가까워 질 수 없는 한을 안고 한 숨어린 대화를 몰래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구도를 설정했습니다.
백열등이 남자 같고 수은등이 여자 같습니다.왼쪽에 긴 어둠의 폭을 둔 것은 고독한 느낌을 깊이 하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물결에 반사되는 빛의 잔영은 해결책이 없는 슬픈 이야기의 내용일 것입니다.
두 존재가 무슨 한을 가지고 늦은 밤 만나고 있는지.. 그리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제목은 "고독한 대화"로 붙였습니다.

 

제목 등록일
침잠하여... 2008-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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