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에서 다시 컴퓨터를 꺼내니 한글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잠시 나는 짬을 이용해서 글을 씁니다… 저는 이제 오늘 오후 일정을 소화하고.. 잠시 잠을 잔 다음에 새벽일찍 일어나서 Pearson airport로 갈 겁니다.. 그러면 5시간 정도 후에 Vancouver에 도착해서 1시간 정도를 기다려서 transit한 다음 Canada Airline을 타고 인천으로 갈겁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생각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좋은 여러가지 결과를가지고 귀국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다만.. 그동안 나의 인생 중에서 가장 의미있을 수 도 있는 그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고 큰아이와 둘이서만 지낸 한 달이란 시간이.. 이 귀중한 시간이 끝나가는 것이 너무 초조하고 신경이 곤두서 있고 그렇습니다… 사실 누가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금 이게 너무 힘들어서.. 매우 견디기 힘든 상태입니다…
어쨋던.. 지난 3일동안 장장 2000km에 달하는…. 한국에 있다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긴 장정을 끝냈습니다.. 귀국하기 전에 저의 체력에 대한 점검의 의미도 있고.. 큰 아이와 만드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또 하나 더하려는 의미도 있고… 여름에 퀘벡을 본 것은 퀘벡의 반 만 본 것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퀘벡의 진수는 겨울에 있는데…. 이번 기회에 겨울 퀘벡을 경험한다는 의미도 있어서… (퀘벡은 지금 완전히 한 겨울입니다.) 자신감이 별로 없는데도 퀘벡여행을 감행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입니다…
퀘벡 구시가지가 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는지를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이었으며.. 로렌시아 고원지대의 느낌을 그동안 추상적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슴으로 간직하게 된 기회였습니다…. 세인트로렌스 강을 따라.. 끊임없이 오가며…. 역사와 자연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한 편의 가슴으로 쓰는 문학과 시의 대 장정 이었습니다… 제 큰 아이가 옆에 있어서.. 사실 이 모든 것은 가능한 것이지요..
일반 적으로 사람들은 여행이란 돈과 시간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저에게 있어서.. 여행은 짧은 시간안에 몇 권의 책을 읽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 사실 제가 가장 여행을 많이 했던 시기는 저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돈이 없을 때 였습니다…
이제는 한 푼도 없이 하는 여행은 이제는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건강은 나빠져 있고.. 혼자 여행을 할려치면.. 고독속에 파 묻히는게 너무나 좋았던 시절은 어데로 가고.. 식구들과 오지 못한 것이 너무 힘든… 노약하고 병약한 평범한 인간이 되었지만..
아직도 저에게… 여행이란.. 머리로만 힘을 쓰는 독서와 명상의 시간으로부터 눈을 돌려서 이들을 한데 묶고… 감정을 추스리고…. 이 세상의 모습이 주는 정신적 부페식사를 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여행 내내 그 주변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피로를 달래며.. 예술가들의 흥취를 공유하고…… 역사적인 사실 하나 하나가 모두 얽혀 있는 건물하나, 하나..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주는 분위기에 젖고… 철학가가. 예술가가. 또는 주음으로 끌려가는 포로가.. 또는 한 세상 서럽게만 살았던 지난 시대의 서민들의 발자취가 묻어 있는 거리를 걷는 것은…. 사실 저의 영혼의 이 원하는 식사 중 가장 맛있는 음식입니다…
이제 혼자하는 여행은 여러가지 문제 특히 식구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사실에서 오는 무력함 같은 제약조건이 있지만… 이번 처럼 큰 아이가 옆에 있으면… 더 없이 중요한 의미와.. 가슴의 풍요로움이 있게 되어서.. 나무랄데 없는 여행이 된답니다…
제가 더 늙어서 힘이 더 없어지기 이전에 여러분에게 여행을 하는 방법과 이것을 즐기는 방법도 전수해 주어야 하는데… 시간은 자꾸 가고….
비행기를 타기 전 까지.. 할 일이 더 있습니다..
큰아이와 박물관을 갈겁니다….
그리고 여기온 내내 돈 아끼느라고 외식한 번 못했는데… 여유있고.. 분위기 있는 식사를 한 끼 하고.. 재즈바에 가서.. 본토 재즈를 기분 좋게 즐기고.. 짐검사와 출발준비를 다시 한 번 철저하게 확인하고…
저의 큰 아이를 껴안고 잠을 잘겁니다…물론 몇 시간 못 잘것이지만…
그리고 비행기에 올라타면… local time 수요일 오후에 한국에 도착합니다….
여행도중에 건강에 별 문제가 없기를 바라면서… 이제 이번 주말이면 또 여러분을 볼 것이라는 기분 좋은 생각만 하면서… 힘든 여행을 즐기려고 합니다….
혹시 여행 중간 중간에 메일을 보낼 수 있으면.. 보내겠지만.. 공항에 있는 컴퓨터를 이용하게 되면.. 한글을 못 쓰게 되니…이점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ern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