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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샤브샤브와 사회적 책임

여기는 새벽 5시가 되어가는 시간입니다. 동안도 잘들 계셨지요?
어제 아침 샤브샤브를 맛있게 해 먹었는데.. 그 맛을 못 잊어서 오늘 또 먹기로 했습니다… 일찍 일어나서.. 이러 저러.. 준비를 막 해 놓았습니다.. 조금있다가 큰애를 깨워서.. 또한번의 샤브샤브파티를 벌일 겁니다…

저는 원래 눈물이 많고.. 인생에 관한 꿈 또한 작고 소박했습니다..  조금만 시간이 있으면.. 집안에서 무엇을 고치고.. 만지고….. 아이에게 맛있는거 만들어 주고.. 아이와 함께 뒹굴고.. 묻는 것 대답해 주고.. 그런게 사실.. 제 인생의 꿈이었지요…

마침 10일 동안 토론토 대학이 쉬는 군요.. 우리나라 봄방학쯤에 해당하는 break입니다.. 이 먼 나라에서.. 아빠와 단 둘이 있으니.. 뭐 할 수 없이 24시간 붙어있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가족끼리 갖이 있다고 하더라도.. 친구가 찾아오기도 하고.. 또 밤에는 각자의 방에 가서 자고.. 이렇게 24시간 붙어있지는 않는데.. 지금은 그렇게 해야만 하는 환경에 있습니다…

그러면 어떠냐고요?

전 지금 태어나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마 큰애도 그럴 것입니다..
다른 집에서는 찾아 볼수 없는 우리 가족만의 분위기와.. 거기에서 나오는 말 이 있지요.. 예를 들어.. 아빠나 엄마와 놀기 위해 사춘기의 어린 아이들이 친구와 놀지 않는다.. 라는 상황을 한국에서는 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 집안에 같이 있어도 아빠와 대학생 아이가 같이 노는 환경이 쉽게 상상이 안 가는 게 한국일 겁니다..

그러나. 저의 큰애와 작은 애는.. 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아.. 나 지금 아빠하고 놀아줘야해..”라고 전화를 끊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 전화를 한 친구들도… 처음에는 “넌 아빠하고도 노냐?”는 식의 반응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아빠하고 노는 일”이 우선이 되어 있는 아이에게.. “친구”가 물러 설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저희 집 구조입니다…

어쨋던.. 이제는 “나 지금 아빠하고 같이 있어.”라고 말하면.. 친구들이.. 물러 설 수 밖에 없는데.. 특히 여기는 외국이다 보니까.. 더 그렇군요.. 그래서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내 사랑하는 아이와 24시간을 붙어서.. 있는데도.. 이 시간이 짧습니다…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나고.. 같이 산책하고.. 같이 밥먹고.. 같이 놀고.. 같이 영화보고. 같이 공부하고.. 같이 시장보고.. 하루 종일 묻고 대답할 수 있고…
어제는 토론토 시내에서 매우 큰 악기점에 가서 가장 싼 기타를 하나 샀습니다… 그리고는 저녁 내내 같이 기타치고.. 가르치고. 놀았지요..
그리고는 progression과 series(수열과 급수)에 대해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오늘은 일찍 아침을 준비하는 이유가 이제 3일이 지나면 다시 학교에 가야하는데.. 학교가 시작되면.. 하루에 3시간 자기도 벅찰 만큼. 고생해야 하니까.. 그리고 저는 치료를 시작해야 하니까… 이제 하루 종일 같이 비벼댈 수 있는 시간은 3일 남았습니다..
그래서 같이 스키장에 가기로 했지요..
저녁 9시까지 돌아오기로 했기 때문에… 그리고 스키장이 여기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일찍 일찍 서둘러서 가야만 합니다.. 곧 샤브샤브로 배부른 아침을 먹고…. 스키장으로 향할 것입니다.

물론 가면서.. 이제 함수의 극한에 대해 이야기 할 것입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가지고.. 얼마나 이해로.. 근본개념을 접근해 가야 하는지에 대해 말할 것입니다..

 계속해서.. 저와 아이의 입에서.. “참 재미있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내 사랑하는 아이와 24시간을 같이 붙어있으면서.. 같이 놀고 먹고.. 가르쳐 주고.. 할 수 있어서.. 저는 너무 좋고.. 아이는 스스로 이 세상에서 가장 잘 가르치는 선생님인 아빠에게 아무거나.. 물어 볼 수 있어서 좋고.. 아빠와 함께 맛있는 밥을 먹어서 좋고.. 뭐 그럴 것입니다…

그리고는 남는 시간에는 같이 앉아서 책을 읽습니다… 읽는 도중에 물어 볼 것이 있으면.. 대답을 해 주고요.. 어제는 electromagnetic 이란 것의 field와 wave, particle의 구체적인 이해.. 그리고 constant 중에서 ,plank’s constant가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그 역사적 흐름에 대해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Einstein의 “photon theory”와 “quantum theory”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

이렇게 헐리웃 영화보다.. 긴장감이 돌고.. 그리이스 신화보다 흥미진진한 것이 학문이다.. 라는 느낌 그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 저의 아빠로서의 인생의 선배로서의 임무이지요.. 아이는 그걸 몸으로 깨우치고 배워야만 한다는 당위감이 이 세상 무엇보다 깊게 들어가고 있고요… 어쨋던.. 이러고 있는 제가.. 스스로 보아도.. 더 여한이 없는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듭니다.

이런 행복감이 더 깊이 밀려 오는 것은.. 바로.. 건강이 많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의 생활 중에서.. 개인적으로 저를 가장.. 괴롭히는 것.. 정말.. 저의 건강과 관련해서.. 미칠 정도로 저를 괴롭히는 문제가 바로 “식사”문제입니다… 제가 출국하기 두세달 전 부터는 정말 하루에 한끼 정도만 먹을 정도로 철저히 금식을 해도.. 그리고 병원에서 투약하는 약의 수치는 한계에 다다를 정도의 강한 처방을 해도.. blood glucose는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정신없이 치솟았는데..

여기서는 하루 세끼를 배부르게 먹고.. 지금 투약하는 것을 반으로 줄였는데도.. 이미 blood glucose가 매우 안정적이고… general lethargy가 아주 많이 사라졌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미치는 문제가 바로 제가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문제입니다.. 정말.. 아무리 식당을 뒤집어 찾아 보아서.. “초당 순두부정식” 같은 의사가 추천하는 음식을 천연조미료만 쓴다고 공언하는 식당에 가서.. 먹어도.. 그리고 약을 잔뜩 먹어도 미칠 것 같이 치솟는 혈당….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병원에 가면.. 의사들은 모두.. 서양음식은 나쁘니 한식을 먹으라… 라고 충고하는 겁니다.. 이제는 그냥 웃고 넘기지만.. 참 기가 막히지요….. 물론 한국에서 파는 대부분의 서양음식은 너무 달고.. 칼로리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음식도 그런 음식만큼 많이 있지요.. 내가 나의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데.. 이상하게 한국에서는 서양문화 중에서.. 나쁜 것만.. 뽑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의심이 될 정도로 나쁜 것만 뽑아서 가져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먹는 서양음식은 대부분.. 다 나쁘지요….

그러나.. 예를 들어서 미국이나 캐나다의 vegetarians들은 20퍼센트가 넘을 정도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비행기 내에서 조차.. vegetarian hamburger가 따로 있지요..
이제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병원 약을 반으로 줄이고도.. glucose는 안정적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먹는 것 만으로도 병을 고친다… 라는 말이 느껴지지요..

급기야.. 이제는 hypoglycaenia를 걱정할 정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어제 저녁에 공원에서 운동을 하는데.. 급작스럽게.. hypoglycaenia가 와서.. 큰일 날 뻔 했습니다… 급히 돌아 와서.. .sweet potatoe, orange, peanut butter, strawberry jam, 등으로 요기를 했는데.. 한국에서는 상상조차 못할 일입니다.. 아마 이렇게 먹었으면.. 정말 죽었을 지도 모를 정도일 것입니다..

다음 주가 되면.. 큰애는 다시 학교생활을 시작합니다.. 저는 일 주일에 한 번씩 토론토 대학에서 열리는 전 세계의 유명한 과학자 들이 모여서.. 자유롭게 current issue를 가지고 학문적 토론을 하는…. Forum에 출석하려고 하고.. 본격적으로 저의 건강체크와 치료에 들어갈 것입니다…

제 성격상 여기에서도 텔레비전은 보지 않습니다.. 첫날.. TV를 틀어 놓았더니.. 뭐.. 아니나 다를까.. 오바마가 어떠니. 힐러리가 어떠니.. 토론토 중심가에서 난 방화사건.. 살인사건.. 등등.. 뭐.. 저의 관심에는 없는 일만 나옵니다.. 드라마 역시 그렇고 그런 이야기 이고… 또한 시간도 없습니다..

여러분도.. 10km씩 걷는 거.. 꼭 하시고.. 침잠하여  늘 책을 곁에 두고.. 생각하고 자신의 인생을 의미있게 만드는 사람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ernest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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