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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끝없이 흐르는 눈물...

병원의 대기실에 앉아 있는 것 조차 지치고 힘든 몸으로… 하루를 견디면서도.. 자꾸 내 눈엔.. 끝없을 것 같은 눈물이 흐르고.. 흐르기에.. 다시 글을 씁니다…

그제.. 반 고흐전에서 제가 보았던 것은 그림이 아니었습니다… 나 자신의 생각의 세계를 한 없이 넓게 하고.. 나 자신의 정신을 신에게 다가가게 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버린 또 한 명의 구세주였습니다…

엄두도 나지 않을 몸으로 전시장을 찾아 간 것도 큰 노동이었습니다..간신히 전시장을 한 바퀴 돌고 난 나는 온 몸에 힘은 빠졌지만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이끌리어.. 다시 처음부터 전시실을 돌기 시작했습니다… 들어간 첫 입구에 써져 있는 글이 있었습니다.

<반 고흐의 예술은 그의 운명 그 자체였다. 그의 작품 하나 하나는 곧 인간으로서 느껴야 했던 불안, 거부, 고통, 비참, 좌절 또는 꿈과 기쁨의 절규이자 그의 존재의 작렬이다. 화가로서의 그의 삶은 어떤 회화 이념의 전개이기 보다는 한 영혼의 소진이요, 어떤 미학적 모험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정신적, 사회적 비극이었다. 그것은 자신이 타고난 재능에 갈갈이 찢기고 고통 받으면서도 자신의 정열의 포로가 된 한 인간의 비극이다. ‘진정한 삶’, 보통사람으로서의 삶이 거부된 그는 오직 회화 속에서 자신을 구하고 급기야는 그 속에 자신을 불살라 버렸다… (중략)… 그의 그림 속에서 우리는 특별함을 느낀다. 그 특별함은 단지 그의 비극적인 삶에 대한 기억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거친 붓터치와 두껍게 바른 물감과 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채색에 묻어있는 그의 영혼, 인간에 대한 사랑과 진실에 대한 참된 꿈을 영혼으로 빚어낸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반 고흐는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후 10년 째인 1890년 7월 29일 900여 점의 회화속에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불태워 버린 채 37세의 나이로 전설 속으로 사라졌다. 인간과의 교감없이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 이것이 반 고흐의 외로운 생이 남긴 슬픈 교훈이다. 그리하여 그에게 신과 다음 세대와 교감할 수 있는 유일한 방업은 붓과 물감이었다. (후략)>

이 글을 도저히 그냥 눈 뜨고는 읽을 수 없어서. 눈물을 지우고 지워가며..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는 밖으로 다시 나가서.. 터질 듯한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홀로 복도에 서서 한 참을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전시장을 돌기 시작했습니다…
파리시기에서 생 레미 시기까지는 거의 매 작품 앞에서 나의 지식이 넓어지는 것을 느꼈고.. 한 없이 흐르는 눈물의 짠 맛이 달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오베르에서의 정신병동에 갖혀있던 시기의 작품앞에서는 나의 영혼은 숨가쁘게 환희와 안정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고흐가 권총으로 자신의 심장을 겨누는 시간으로 갈수록 나의 영혼은 해방을 느끼어 갔습니다…

그리고.. 관람이 끝난 후.. 간신히 벤치를 찾아 앉은 나는.. Antonin Artaud(앙토냉 아르트)의 글귀를 그제서야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There are no ghosts in the paintings of Van Gogh, no visions, no hallucinations. This is the torrid truth of the sun at two o’clock in the afternoon.  반 고흐의 그림에는 유령도 없고, 환영도 없고, 환각도 없다. 그것은 오후 두시에 내리비치는 태양이 작열하는 진실이다.>
이 글을 가슴으로 이해하니… 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켜켜이 올라 왔습니다.

그러더니.. 아직도.. 눈물이 자꾸만 자꾸만 솟아서.. 여러분에게 책 한권을 소개해 드려야만 하겠기에.. 글을 씁니다.

Antonin Artaud은  Van Gogh, the Man Suicided by Society.(사회가 자살시킨 사람 반 고흐)라는 책을 1945년에 쓴 사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나는 고흐의 자연을 다시 본다.>라는 제목으로 <도서출판 숲>에서 조동신이란 분의 번역으로 출간되어 있습니다.. 이런 책은 꼭 사 보아서.. 먼저 여러분의 인생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이런 책을 만드는 출판사가 계속 이런 책을 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모두 꼭 사 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미술 전시회 한 번 가서.. 이토록 눈물을 뽑아낸다는 것이 여러분에게 오히려 정서에 맞지 않을까 보아… 이 정도 글은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내가 본 진실을 숨기는 것이 내가 이 사회를 위해 할 도리가 아니어서.. 씁니다..

이것은 정서의 문제가 아니라.. 깨닫고 못 깨닫고의 문제입니다…깨달은 눈을 가지는데 도움이 되면… 더 좋을 것 같아서.. 라는 이유도 더 대어 봅니다….

전시회가 3월 16일까지 입니다…
그 전에 강사교육 때 저의 거친 설명을 한 번 듣고 가 보시면.. 이해가 훨씬 더 갈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먼저 한 번 보면서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신 다음.. 저의 설명을 한 번 듣고.. 다시 보는 것이 실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스스로 이 천재들의 삶 앞에서 그들이 그저 자신의 삶만 산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위해서 자신의 생명을 불태워 만들어 놓은 작품을 놓고.. 그 고마움과.. 그 회한과… 그 사랑과.. 그 위대함에.. 숨을 이을 수 없을 정도로 헐떡대며.. 눈물이 솟아오르는 실력이 될 때까지.. 공부하고.. 책읽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저 그런 것이 비 스마트를 하는 것일 뿐인 것을요….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이해하기 쉽도록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는 위에서 소개한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일부 싣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도.. 수도 없이 눈물을 닦아 내어야만 했습니다..>
읽어 보시지요..

인류는 항상 그저 존재하는 것에 만족하는 쪽을 훨씬 사랑했다.
생명은 습관적으로 예술가의 천분속으로 생명을 찾아 나선다.
그러므로 한 손을 그을린 반 고흐는 살기 위해,
즉 존재한다는 관념으로 산다는 사실을 벗어던지기 위해
결코 투쟁을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狂人 반 고흐처럼 번쩍이고 번득이려고
애쓰지 않고서도 존재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회가 그들로부터 앗아간 것이다.
근본과 근간이 죄악인 이 외형만 반듯한 문화, 터키문화를
이룩하기 위해.
<여기서 나오는 터키문화..라는 것에 대해 이해가 안 갈까 보아서 한 마디 붙입니다. 이것은 사실 종교적 의미가 참 많은 것이나.. 그렇게 말했다가는 종교인들의 의미없는 반발이 있을까 보아.. 그냥.. 반 고흐가 존재했던 세상에 객관적이고 형식적으로 존재하던 그래서 사람들의 자유로운 생각을 규율하던.. 제도다.. 라는 정도로 설명드릴게요..-ernest->

반 고흐는 그렇게 자살했다.
왜냐하면 모든 의식의 합주가 그를 더 이상 용인할 수 없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비록 정신, 영혼, 의식, 사유는 없었어도
뇌관,
터질듯한 화산,
공포의 돌,
인내,
가래톳,
농익은 종기,
벗겨진 딱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반 고흐王은 자신의 건강의 분출을 알려줄 경보를
품에 안은 채 영원히 잠들었다. 경보는 어떻게 울리는가?
즉, 좋은 건강이란 닳고 닳은 病의 넘쳐남으로.
살려는 엄청난 열정의 넘쳐남으로, 썩은 백개의 상처로,
또한 어쨌든 살려야 하고,
영원히 살게 해야 된다는 의지로 경보를 울린다.
불끈 하고 치받쳐오르는 폭발과 억눌린 현기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살아있을 자격이 없다.
이것이 바로 불덩이를 맞은 불쌍한 반 고흐가 스스로 밝히고자
다짐했던 위안의 香이다.
그러나 그를 감시하던 악이 그를 아프게 했다.

짐직 정직한 얼굴을 한 터키인이 그에게 살며시 다가와 그의 품 속의
아몬드 사탕을 얻고자 했고,
끝내 잘 영근 아몬드(알맹이)를 속아냈다. 그 알맹이 속에
반 고흐가 보낸 수천번의 여름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살기도 전에, 37세에 죽었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들이
그가 모아둔 모든 힘을 그보다 먼저 썼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지금 반 고흐를 소생시키기 위해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
비열한 자와 가련한 자들로 이루어진 인류에 견준다면
반 고흐의 회화는
영혼도. 정신도. 의식도. 사유도 없었던 시대, 사슬에 묶이고 다시
풀려나기를 거듭하는 근본 요소들만이 있었던 시대의 회화가 되리라.

심한 경련과 미칠듯한 정신적 충격의,
마치 최적의 건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열이 날 수 밖에 없는
육체의 풍경화들.
살갗 밑의 육체는 과열된 공장이다.
겉으로는
환자는 빛이 난다.
그는 반짝인다. 터진,
모든 땀구멍에서 번쩍인다.
반 고흐의
정오의 풍경화가 그러하다.
오직 영원한 전쟁만이 한낱 한시적인 평화를 조명한다.
마치 이제 막 쏟아 부을 우유가 냄비 속에서 들끓었던 우유를
조명하듯이.
소용돌이치면서 평화로운,
부들부들 떨면서 진정된
반 고흐의 아름다운 풍경화들을 조심하시라.
그것은 곧 사라질 고열(高熱)이
다시금 발열하기까지 누렸던 건강이고,
좋은 건강의 분출이 다시금 분출하기까지 일어났던 발열이다.
어느날, 열정과 좋은 건강으로 무장한 반 고흐의 회화는
그가 가슴 속에 더 이상 지닐 수 없었던
갇힌 세상의 먼지를 허공에 흩날리기 위해 다시금 올 것이다.

광인이라고? 반 고흐가?
언젠가 인간의 정면을 바라볼 줄 알게 된 자
반 고흐가 그린 초상화를 바라보라.

......

반 고흐는 옳았다. 우리는 무한(無限)을 위해 살 수 있고,
무한에만 만족할 수 있다. 이 땅 위에, 그리고 모든 영역에
수천 명의 위대한 천재들이 질리도록 만족할 무한이 있다.

......

어느 날 그에게 말했던 집행자들.
자, 이제 됐다. 반 고흐, 무덤으로 가라.
네 천재에 신물이 난다. 우리에게 무한(無限)은 그저 무한일 뿐이다.

무한을 너무 많이 찾았기 때문에 반 고흐가
죽은 것이 아니고,
비참함과 곤궁에 숨이 막힐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아니고,
평생 그와 反하여 무한을 소지했다고 믿었던
모든 비천한 무리로부터 거부당하는
자신을 너무 자주 목도했기에 죽었다.

- 앙토넹 아르토. <나는 고흐의 자연을 다시 본다>
인터넷 출처: http://lemonstars.egloos.com/1124934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rn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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