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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어젯밤에 생긴 일...

지금 이 시간에 저의 아이들이 마지막 기말시험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
시험 마지막날 까지 자기 책이 어디있는 줄도 모르길래 어제도 늦게까지 함께 했습니다..
녀석들....기말시험이 끝나가고 점수가 엉망이자 이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지 시작하더군요...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이 아이들은 고등학교를 인문계만 가도 만족해 할 아이들입니다...물론 잘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래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선 벗어날 수 없는지....걱정을 많이 합니다...

"시험이 내일인데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냐...시험공부나 하지..."
'....그래도 불안한 건 불안한 건데요...'

"우리 시험 끝나고 그런거 불안해 하면 안될까...지금은 시험공부하고..."
'.......불안해서 공부가 안돼요....ㅠ_ㅜ'

"대체 왜들 그래....왜들 그러는 거냐고....??"
'....뭐가요...??'

"시험이 내일인데 왜 갑자기 그런 고민을 하냐고??"
'........................'

"반항하냐!!"

참으로 기특했습니다...늘 아무생각 없이 놀고 게임에만 정신이 없는 줄 알았더니....이런 생각을 하다니....

그리고 불쌍했습니다...아직은 노는 것이 더 좋을 나이일텐데....요즘 중학생만 되어도 담배 피우고, 싸움질하고, 욕하고...다니는 아이들이 참 많은데 그런 아이들과는 달리 때묻지 않은 아이들....밤하늘을 보면서....큰 눈을 꿈벅 거리더니....'선생님....저거 인공위성이죠??' 하며 궁금해하고...매일 같이 귀신이야기 해달라고 조르고...덩치는 어른만한 녀석들이 사탕 하나에 목숨걸고,,,,
이런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고...집에서는 그런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고...부모님도..아이들에게는 불안한 존재일뿐입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뭔가 이야기를 해 줘야 할 것 같았습니다...

"지금부터 잘 들어.....이제 기말고사가 끝나면 겨울방학이야...이 겨울방학을 잘 이용하면 되는 거야....겨울방학때 공부 열심히 하고 선생님이 내주는 숙제 꼬박 꼬박하면 내년엔 반드시 성적이 오를 거고, 고등학교도 원하는데 갈 수 있어..걱정마...이 선생님만 믿어...알았지?? 우리 이젠 열심히 하자..................

......라는 말을 듣고 싶니??  ㅋㅋㅋ 이런 말을 들으면 맘이 좀 편해지니?....나도 이런 말을 해주고 싶은데....솔직히 이렇게 너히가 듣기 좋은 말은 못하겠다...그건 거짓말이거든...이 선생님은 그렇게 못해주겠다...아니 내 능력이 부족해서 난 못하겠다...미안하다..."
아이들이 무척 실망하는 눈치였습니다...

"그건 전부 형식이야.....중요한 본질을 잊고 형식만 보고 위안을 찾는 거라고...그런데 그게 위안이 안되는 건데...어째서 거기에서 위안을 찾니? 그런말을 듣고 위안이 되는 자기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아?"

"내가 해야 겠다는 의지가 중요한데 그것을 자기 자신으로부터 찾아야 하는데 왜 그걸 밖에서 찾느냐고....다시 말해서....
"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선 고등학교가 요구하는 일정한 실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인데....너희가 그러한 실력을 갖출 자세가 되어 있을까?"

'자세요?? 점수만 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너희들이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었을때....만일 그때도 지금 너희가 배우는 것을 기억하고 알고 있고, 중학교 수학문제나 과학문제를 척척 풀수 있으면 아마 천재라는 말을 들을 꺼야...그런데 내가 장담하건데 아마 그런 일을 없을껄.."

"왜 그럴까...왜 어른이 되면 지금 배운 것을 기억을 못할까...??"
'어른되면 수학문제 풀일이 없다는데 그래서 그런거 아닐까요?'

"잠깐.....그걸 돌려서 생각을 해보자구....어른되면 쓸일이 없는 수학을 왜 배울까? 뭔가 이상하지 않니??"
"어른이 되어서도 해야 할 수학을 안하는 것이 문제고, 어른이 되면 수학문제를 풀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 아닐까??"

"조금 더 본질적으로 생각을 해보자...왜 수학을 공부할까? 수학이 뭔데....?"
"수학은 우리의 자연, 혹은 신이라고 불리우는 그 어떤 존재와 대화할 수 있는 언어라고 했잖아...기억안나??"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거는 너희가 조금이라도 이 세상에 대해 호기심을 좀 느끼라고 하는 거야...인간이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면서 그걸 파악해 나가는 것을 공부라고 하는거야..그런 호기심이 없는데, 어떻게 공부를 할 수 있겠니...아니 그런 호기심없이 고등학교, 대학교는 가서 뭐 할껀데...........돈 벌려고...?? 그 돈 벌어다 뭐할껀데....게임기 살려고??ㅋㅋㅋ 돈이 인생의 목적이 되면 안된다고...어차피 돈도 인간이 만들고 거기다가 일정한 가치를 부여한 물건에 불과한 것인데...그리고 일종의 매개 수단에 불과한 것인데, 왜 거기에 매달리니...."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살 수가 없쟎아요,,,,'

"뭔가를 사고 얻고자 돈이 필요하다면....더 많은 돈은 더 많은 것들을 얻기위해 필요한 것일텐데....그건 완벽한 욕심 자체 아닐까....아니 욕심을 넘어선 탐욕이라고도 말 할 수 있겠네...너희들의 인생목적이 돈이라면 인생목적이 바로 욕심과 탐욕...그 자체가 되겠네....아직 어린 나이에 이런 인생을 꿈꾸다니...정말 끔찍한 걸..."

"정말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면 현실은 더욱 확연히 답을 보여준다고,,,,,우리가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빌게이츠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그 사람들이 처음부터 돈을 목적으로 인생을 설계해서 그렇게 큰 돈을 번 것 같으니....아니라고...그냥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호기심을 마구 마구 느껴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다보니 그렇게 성공을 한 거라고...그런 사람들의 그런 인생을 보고 느끼라고 위인전 읽으라고 한거야...."

"돈은 그냥 삶은 수단일 뿐...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우리가 해야 할 것은 하나 하나 알아가고 그러면서 실력을 쌓아가는 것이야...그러다보면 고등학교는 그냥 가는 거라고,,,,처음부터 고등학교를 목적으로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고등학교가는 것이 아니란 말이야..."

"내일 시험이 끝나면 다들 로마인 이야기부터 읽어...내가 빌려줄 테니깐....앞으로도 책 안읽으면 다들 국물도 없는 줄 알아...알았어!!!"

책 안읽으면 국물도 없다.....이건 저에게도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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