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캐나다로 어제 출국했습니다.
있으면.. 방도 제대로 안 치우고 어질러 놓는 녀석이지만... 이상하게도.. 출국을 하고 나면 가슴 한 켠이 텅 비는 것 같아... 그걸 메꾸기 위해서는 며칠 씩 밤을 새워가며 일에만.. 일에만.. 집중을 해야 한답니다...
출국 하루 전... 아빠와의 특별한 데이트를 하기로 했지요... 원래 계획은 작은 놈도 같이 하려고 했으나... 학교를 워낙 좋아하는 아이라서.. 조퇴를 시키기 어렵더군요.. 그래서 큰놈과 둘이서만... 데이트를 했습니다...
장소는 북한산.. 데이트 방법은 암벽타기...
매우 좋아 했습니다... 아빠의 도움을 받아가며.. 아슬아슬한 절벽에 매달려 있는 기분은... 아마...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저도 역시 그랬구요...
여러 코스를 타고 나니.. 이미 밤이었습니다...
헤드랜턴을 켜고 하산을 하는데..... 수 없이 갈라지는 길에서 아빠만 믿고 내려오면 된다는 것이 아이에게 많은 만족감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아빠한테... 전과목을 배우고.. 암벽을 배우고... 같이 타러 다니고...
"친구들한테 이야기 하면.. 아이들이 부러워 하지 않니?" 살짝 물어 보았습니다... 돌아온 답은 이렇습니다..
"아니... 걔네들은... 이렇게 사는걸 이해조차 못해..."
돈은 없어도.. 이미 가장 부자라는 것을 가슴 속 깊이 그냥 알고 있는 아이...
큰 놈과 찍은 사진을 보면서.. 이제 초등학생인 작은 놈은 매우 부러워 합니다.. "나도 빨리 아빠랑 같이 가서 바위타고 싶어..." 소리 칩니다..
"어휴.. 무서워... 서.. 이걸 어떻게 해..." 같은 표현을 아예 모르는 아이들...
그냥 아빠만 믿으면.. 그냥.. 무엇이던 다 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인 아이들.....
이 아이들에게.. 오늘도.. "너무나 사랑한다.."라는 말 이외에 할 것이 없습니다...
"정신 차려 공부해라... 계획을 세워라.. 계획을 세웠으면 지켜라... 공부 열심히 해야.. 나중에 후회 안 한다.." 매일 야단만 치는 부모님들... 그래서... 아이를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들고... 괴롭게 만들고.. 자신이 정말 실력없고.. 별볼일 없고..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아이라는 인식을 끝까지.. 죽도록 노력해서 집어 넣고야 마는 부모님들...
그리고는 오히려... "내가 내 자식을 잘되라고 그러지.. 못 되라고 그러겠어요?"라고 항변하고.. 그렇게 스스로 믿는 .. 그래서 아이의 미래를 불안하게 하고야 마는 엄마 아빠들....
"공부 열심히 해라.."라고 말하지 말고.. 스스로 책을 열심히 보면 됩니다..
"제발 동생이랑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라.."라고 말하지 말고...친하게 지내야만 할 수 있는 일을 아이들에게 소개시켜주면 됩니다...
"제발.. 엄마 아빠를 공경해라"라고 말하지 말고.. 아이를 먼저 지독히 사랑하면.. 아이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더한 믿음으로 엄마 아빠를 믿고 따릅니다..
이번 비가 그치면.. 다음 주말 즈음에는 작은 아이를 데리고 바위를 타러 갈까 합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 속에서 차 오르는 행복.. 만족감...
해지는 석양을... 천길 낭떠러지기 중간에 매달려서.. 내 속으로 낳은 아이와 같이 감상하는 모습.. 생각만 해도 벌써 부터 가슴이 설레이네요...
사랑을 요구하는 것은 실력이 없는 사람...
사랑을 주는 것은 실력이 있는 사람...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것은.. 실력있는 사람이.. 목숨걸고. 사랑을 주는데.. 실력이 없는 사람은.. 목숨걸고 그 사랑을 걷어찹니다.. 그러면서.. 오늘도 사랑을 찾으러 이 세상을 헤메지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으면..
그냥 비 스마트 하시면 됩니다..
너무나 간단하게도....
ern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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