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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혁과 그레고리우스력 학교 및 사회교육개혁

2023. 2. 23(목) 동양일보 풍향계 논설문

교육개혁과 그레고리우스력

한희송(에른스트 국제학교 교장)



8월의 마지막을 달리던 서기 79년의 어느 날, 자신의 치마자락에 폼페이와 헤라클레이니엄, 스타비아에 등의 항구도시들을 품고 있던 베수비오(Vesuvius)산은 거친 용암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친구의 급박한 소식에 놀란 플리니우스(Pliny)는 친구와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동원가능한 갤리선들을 모았다. 그리고 헤라클레니움으로 배를 달렸다.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던 그는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새긴 “박물지(Naturalis Historia)”의 완성을 조카인 소(小) 플리니우스의 손에 맡겨두고 베수비오화산이 내뿜는 유독가스에 질식되어 이 세상을 떠났다.


인간역사에 있어서 최초의 백과사전에 대한 논쟁에 그의 박물지는 빠짐없이 등장한다. 그는 산부인과학에 관한 부분에서 “사슴의 성기와 하이에나의 머리카락으로 치장된 가젤의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목에 거는 여성의 행위”를 유산을 방지하는 의학적 처방으로 기록했다. 이로 보아 그는 과학적인 인식과는 거리가 있는 의학관을 가진 것으로 판단되지만, 태음태양력인 ‘로마력’의 단점을 보완하여 “시이저(Caesar)”가 율리우스력을 펴낼 때, 당시 천문학자로 유명한 알렉산드리아의 “소시게네스(Sosigenes)”의 지식에 의지했다는 기록 등의 진귀한 인류자산을 그의 책에 첨가했다.


인류가 달에 처음 착륙한 것은 1967년의 일이다. 아폴로 11호는 월면(月面)의 제 1사분면에 있는 “고요의 바다(Mare Tranquillitatis)”에 안착했다. 그곳에는 ‘소시게네스’의 이름으로 기록된 크레이터가 있다. 쥴리어스 시이저는 기원전 46년에 소시오게네스의 연구를 바탕으로 “율리우스력”을 완성했다. 그리고 다음 해인 기원전 45년 1월 1일부터 이의 시행에 들어갔다. 소시오게네스의 계산으로는 1년, 즉 태양이 북회귀선과 남회귀선을 돌아 춘분선으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365일 6시간 이었다. 6시간이 네 번 모이면 24시간 즉 하루가 되므로 4년에 한 번씩 하루를 더해 366일이 되도록 하면 로마력의 오류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었다.


1572년에 즉위한 그레고리우스 13세의 고민은 기독교적 측면에서 보는 부활절의 시기적 특정과 세상적 측면에서 보는 춘분점의 시기적 특정이 본래의 개념과는 상당히 다른 달력으로부터 오는 것이었다. 율리우스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보수파와 계절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당시의 역법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개혁파 사이에서 신앙과 현세적 문제의 부딪침을 조화롭게 해결하려는 그의 노력은 인류의 발전을 앞당기는 일에 크게 기여했다.


1543년 코페르티쿠스는 죽음을 기다리는 침대에서 태양중심의 지동설(地動說)을 설파한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의 출간을 결심했다. 그의 과학적 소견은 “트렌트(Trent) 공의회”로부터 역법의 개선에 대해 전권을 위임받은 교황의 시선을 끌었다. 1년은 365일 6시간보다 약간 짧은 365일 5시간 55분 12초였다. 이 작은 차이가 1600번이 반복되자 달력에 적힌 날짜는 10일 이상의 차이로 원래의 시간으로부터 늦어져 있었다. 그레고리우스력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의 교정에 있어서 1582년의 10월 4일의 다음 날을 15일로 삼는 방법을 택했다.


1582년 2월 24일 교황은 자신의 권위로 이 오류를 시정한 새로운 역법을 발표하고 그 시행을 10월의 첫 목요일 다음 날을 세 번째 금요일로 할 것임을 선언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양력’이라는 달력의 원형이 탄생한 사건이다.


태양일로 계산할 때 1년이 며칠이 걸리는지 보통 사람은 이를 자신의 지식범주 안에 넣지 않는다. 그 이유는 사실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이 설정하는 알아야 할 범위 밖에 이를 두기 때문이다. 오늘은 2월 24일이다. 그레고리우스 13세가 역사가 부여한 자신의 의무를 이행한 날이다. 이러한 일의 담당에 관해 역사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 삶의 방법이라면 이것은 교육의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재의 우리와 우리나라가 고민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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