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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교육개혁을 외쳐야 한다. 학교 및 사회교육개혁

2019. 11. 26(화) 동양일보 풍향계 논설문
이제는 교육개혁을 외쳐야 한다.
한희송(에른스트 국제학교 교장)


인간역사의 흐름을 관찰하는 일이 만문가적 영역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그 흐름의 변화 자체가 사색적어야 한다. 역사의 변화가 인식론적 가치의 대상이라면 스스로 인간의 이해과정에서 논리의 끈과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식의 세계에 들어 온 역사변화과정은 대부분 현재의 학문적 논리로부터 ‘발전’이라는 방향을 가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 변화의 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인간이라는 존재가 물질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찬 상태에서도 추상적 가치를 온전히 버리지 못한 어느 즈음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물질적 수준만큼의 만족이 존재가치를 향한 갈망만큼의 불안함과 결합하여 인간의 본래적 갈등을 형성한 뒤 인간에게 변화를 강제하기 때문인 것이다.

만일에 역사를 물질문명의 발전으로만 본다면 역사는 분명히 발전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청동기시대나 초기 철기시대의 물질적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면 지금의 인류는 절대 이해하지 못할 일들에 휩싸이게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의 사람들의 말과 생각의 의미를 지금도 어려워하는 것은 왜일까? 현대인이 그렇게 이루고 싶어 하는 물질적 풍요로부터 반대의 길을 걸어 인류의 스승이 된 부처, 공자, 소크라테스, 예수 등의 이야기는 왜 오히려 사람들의 이해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을까?

이로부터 우리는 일반적으로 학문이 바라보는 역사의 발전이 물질적 발전과 동의어임을 알아 챌 수 있다. 그러나 물질적 풍요가 정신적 사유에 지배당해왔던 부분들을 꼬박꼬박 채워나가서 결국 물질적 풍요가 사유(思惟)적 측면마저 정복한 것을 역사의 발전이라고 한다면 어디엔가 모르게 오류가 스며들 공간을 인간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물질적 풍요가 정신적 사유의 공간을 침범하여 그 세력을 키우는 동안 인류는 이를 '발전'이라고 평가함으로서 물질이 모든 철학과 사유를 대체하고 있다는 사실에 정당성을 주어왔다. 이제 더 이상 물질적 풍요와 관련 없는 믿음을 설파하는 단체들은 종교나 학문마저도 존재자체를 위협받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인간의 미래를 향한 연결고리인 아이들은 그 인식의 틀 위에서 몇 자 되지 않는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이해할 능력을 잃어가고, 인간 본연의 감정에 호소하던 위대한 인류의 스승들의 말을 느낄 감성을 잃어가며, 스스로의 존재를 인식하는 일을 귀찮음으로 치부할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

육체적 평강과 그를 지켜줄 경제체제의 안정을 추구하여 삼황오제시대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정치의 목표일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람은 그 이상세계에 도달하는 순간 철학적 빈곤에 의한 삶 자체의 인식으로부터 멀어진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천국이 매일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곳으로 묘사되는 것은 그것이 행복할 것이라고 믿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일의 반복은 영원이 아니라 불과 며칠 만 지속해도 현실적으로 보면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질적 삶의 안정성이 정신적 안정성과 증가함수관계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인류가 역사를 통해서 얻고자 노력해온 진정한 자유와 인격으로부터 먼 인간형이다. 이를 추구하는 것이 교육이 아님은 이미 초기철기시대에 들어서면서 깨달은 것이 우리 인간이다.

교육의 의미와 개념을 원래의 것으로 돌려놓는 것만이 평화시대에도 도전과제에 목마른 인간들의 욕구를 채우는 방법이며, 자신의 존재를 철학적으로 인식하고 싶어 하는 인간적 본능을 인정하는 일이며, 현재 대한민국의 어른들이 후손들에게 반면교사(反面敎師)의 모범으로 남지 않는 길이다. 왜곡이 정상으로 재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는 이 나라의 교육을 안타까워하는 지식인들의 외침이 개혁의 파동을 잃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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