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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탄생과 교육개혁 학교 및 사회교육개혁

2019. 5. 28() 동양일보 풍향계 논설문

과학의 탄생과 교육개혁

한희송(에른스트 국제학교 교장)

 

작금, 한국의 교육은 개혁을 필요로 한 상황이 무엇인가 하는 이해의 출발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혁해야 할 상황과 그 이유 그리고 개혁의 방향과 방법은 하나의 논리구조 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현실에 대한 이해에서 부족한 부분이 생긴 만큼 그 개혁의 방향과 방법은 올바른 성과로부터 멀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의 교육체계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개혁의 필요성을 야기한 원인에 대한 판단에 관해서는 구체적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이 개혁의 구체적 방향을 찾지 못하게 하는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다.

 

교육의 성과는 한 시대의 물질적 성장으로 해석할 일이 아니다. 아이들을 점수로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삶의 수단을 제한하며 나아가서 이를 인격의 평가수단으로까지 발전시키는 일은 교육의 개념과 반대의 방향을 갖는다. 그 이유는 이러한 교육과 평가방식이 아이들의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과 너무나 협소한 한계를 갖기 때문이다. 시험점수를 위한 공부는 사람의 이해력을 저하시킨다. 점수가 자신의 인격을 보장하리라는 생각의 한계를 부여함으로써 이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인격자체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을 저하하게 하고, 반대로 적응한 아이들에게는 그들 스스로 문제에 대한 점수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창조성을 제한하게 만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방법을 고치려는 시도는 평가의 객관적 공정성을 해치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 인식을 고치지 못하는 이유는 인생을 물리적 성과에 성공여부를 연동시켜야 한다는 인격적 가치가 없는 믿음을 종교보다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몸이 아프거나 돈을 잘 벌지 못하는 물리적 사건이 믿음의 부족에서 온다고 해석하는 것이 종교인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진다. 종교는 형이상학의 형태 중에서도 비논리적인 것까지도 받아들여서 그 일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가치해석적 사회집단이다. 그러나 신앙조차 물질을 최대값으로 갖는 수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가치해석의 퇴화이다. 그럼에도 이런 사고의 조류가 쉽게 자리를 잡는 것은 사실 이것이 종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의 한국 국민들에게 시대적 조류가 강요하고 있는 사고의 방향일 뿐이다. 교육도 그 체계 안에 갇혀 있는 것이다.

 

기원전 545년의 오늘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Thales of Miletus)가 세계 최초로 일식을 예견한 날이다. 그는 과학적 접근으로 알아낸 일식을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현실에 접목했다. 헤로도투스(Herodotus)에 의하면 전쟁에 몰두해 있던 리디아와 메디아 두 나라가 결혼동맹을 맺으며 화친하게 한 방법이 바로 이 날의 일식을 탈레스가 신의 메시지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아니 어쩌면 다행스럽게도 이제 더 이상 이러한 과학적 현상의 종교적 해석은 국가정책으로 편입될 수 없다. 복권구입과 기도라는 신앙적 행위, 그리고 복권의 당첨이란 사건이 하나의 신앙개념에 포함되지 않아야 올바른 믿음에 속한다. 이는 그 각각의 개념과 가치가 이미 본래적으로 하나의 원소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개혁은 개혁대상에 관한 인식부터 하나의 집합에 수식적 연관을 가진 원소들이 존재하는지를 고민하는 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아이들의 교육과정과 평가에 있어 정해진 진도에 대한 문제풀이로 그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오히려 정상적 사고를 방해할 정도의 과목구성과 평가항목을 늘어놓아서도 안 된다. 과목의 다양성이 아이들의 지식의 다양성과 연계된다는 등의 물리적 인식도 모두 본질적이지 못하다.

 

아시모프(Issac Asimov) 5 28일을과학의 생일로 명명했다. 지금으로부터 2600년도 더 된 옛날에 태양의 일식을 정확히 예측한 것은 단순한 물질적 성과를 기준으로 인간을 평가하는 일과는 최소한의 관계를 가진다. 일식이란 물리적 현상을 예측할 수 있는 과학이란 논리적 정신작용을 수행해 낸 인간의 능력을 스스로의 존재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크기로 이해할 수 있어야 인간과의 관계가 커진다. 교육이 인간의 가치자체의 제고수단이 되지 못하면 인격과 철학을 잃는다. 일식을 계산하는데 더욱 유능한 컴퓨터가 인간보다 존재가치를 더 갖는다는 이론을 수긍하는 것이 교육의 해석 중 하나일 수는 없다. 효율성의 가치와 존재의 가치를 혼합한 것이 같은 수식의 독립된 항을 이룰 수는 없다. 이러한 생각에서 벗어나야만 우리나라의 교육개혁은 방향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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