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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과 교육의 긴밀성(緊密性) 학교 및 사회교육개혁

2024. 6. 9(일) 동양일보 풍향계 논설문

어버이날과 교육의 긴밀성(緊密性)

한희송(에른스트 국제학교 교장)


매년 5월 8일을 우리나라에서는 ‘어버이날’이라 한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3년 후인 1956년에 ‘어머니날’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17년 후, 아버지날이 없는 것에 지속적인 관심이 있었던 터에 어머니날이었던 5월 8일에 아버지를 위한 개념을 더하게 되었다. 부모님을 모두 지칭하는 용어로 ‘어버이’라는 아름다운 순 우리말이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날은 ‘어버이날’로 쉽게 개칭될 수 있었다. ‘어버이’가 갖는 심정적이고 감성적 느낌은 ‘부모님’이라고 호칭보다는 훨씬 깊고 더 넓게 대상을 설정한다.


결국 ‘어버이날’은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동시에 포함하고 나아가서 부모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부모역할을 해준 고마운 분들까지 끌어 앉는 개념으로써의 기념일이 되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조부모의 날’이 독립적으로 있을 필요치 않은 ‘어버이날’을 갖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만의 방식으로 독특하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 중에 ‘효(孝)’라는 말이 있다. ‘노인의 날’이 10월 2일로 별도로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효’와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는 ‘어버이’라는 용어와는 괜히 가슴시린 느낌을 주는 감성적 발로에서 차이가 크다.


미국은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이 다르고 조부모의 날이 별도로 존재하며 여기에 더하여 ‘형제의 날’도 있다. 어머니날을 공식기념일로 만드는데 큰 노력을 한 분이 애너 자비스(Anna Jarvis)이다. 그녀는 엄마가 좋아했던 카네이션을 어머니날 추진을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미 그녀의 모친은 돌아가셨을 때이라서 추모의 마음을 더하느라 흰색의 카네이션을 사용했다.


카네이션의 원산지는 유럽의 지중해 연안 국가들과 영국해협에 인접한 프랑스의 노르망디지방이다. 그러니까 카네이션은 남과 북으로 모두 현재의 프랑스와 연결될 가능성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 당시에 카네이션은 꽃 색이 옅은 분홍이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또한 그 색이 그 지방 사람들의 ‘살색’이었던가보다. 그리하여 꽃말이 사랑, 추억, 감사 등으로 표현되는 그 아름다운 꽃은 이름이 ‘카네이션’, 즉 ‘살’이 되었다.


우리는 서양의 축제를 ‘카니발’이라고 한다. 노르망디 출신의 저명한 음악가 ‘생상스(Saint-Saëns)가 작곡한 곡 중에 ’동물의 사육제(謝肉祭)‘가 있다. 이것이 영어로 ‘The Carnival of the Animals’인데 ‘Carne’가 ‘피부, 살’이란 뜻이며 ‘levare’는 ‘떠나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카니발’은 동물의 살을 떼어내기 위해 동물을 죽이는 것을 의미한다. 기독교계통의 종교에서 예수의 금식기간이었던 40일 즉 사순(四旬)이 시작되기 전에 사람들은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그 증거로 죄를 대속(代贖)하는 의미에서 동물을 죽여 제물로 바쳤다. 그것이 ‘카니발’ 즉 ‘사육제’의 의미이다.


바이킹족의 왕이었던 롤로(Rollo)가 841년경부터 거슬러 올라가던 쎄느강의 입구 펼쳐진 ‘르아브르’항구는 19세기 많은 화가들을 유혹했다. 그 밝은 햇빛에 매료되어 세느강이 바다를 만나는 자리로 여행을 간 화가들 중에는 클로드 모네도 있었다. 그는 해가 뜨는 풍경을 재빠른 붓놀림으로 캔버스에 옮겼다. 르아브르에서의 감동적인 일출을 그냥 스케치만 해서 화실로 가져온 뒤 사진을 찍듯 그려내는 것은 현장에서의 감동이 사라진 상황에서 그림을 그리게 되는 것임을 직시했던 것이다. 1873년 그는 이런 이유로 재빨리 그려낸 그림에 ‘인상-해돋이(impression-soleil levant)’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이 새로운 조류를 따르는 화가들이 그 다음 해에 ‘파리’에서 전시회를 열자 비평가 ‘루이 르로이’는 모네의 ‘인상’이란 말을 그대로 ‘인상주의’로 희화했다.


롤로가 거쳤던 ‘루앙’의 성당은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었다. 모네는 빛이 공기와 엮어내는 색이 그림이 품고 있는 감동의 원천임을 알았다. 그리하여 그의 또 다른 명화가 된 ‘루앙’성당 연작은 햇빛의 방향과 시간에 따라 만들어지는 성당과 화가 사이의 공기를 표현하느라 정작 루앙성당의 모습들은 희미하게 그려졌다. 화가가 그리는 오브제가 추상성에 더욱 의미를 갖기 시작한 것이다.


어버이 날이란 한 사건이 가지고 있는 수없는 정보는 상식이며 학문이다. 학문과 지식을 오늘 이 순간 주변에서 찾지 못하는 것은 공부가 아니다. 공부는 어데 가고 ‘진도’를 나가고 시험을 보는 방법으로 전락한 것을 교육이라 우기는 일만 난무하다. 그저 아이들이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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