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8회 대현율곡이선생제 전국백일장에 출전한 에른스트 학생들의 작품을 올려봅니다.
라면...규현(고등부)-차하(강릉시교육지청장상)
바람 소리뿐이 들리지 않는 이른 새벽
아버지는 오늘도 가장 먼저
사랑을 준비하네
해가 중천에 뜬 오후 즈음
아버지가 남겨놓은
사랑을 한 입 먹고
항상 굶던 어머니 위해
사랑을 대펴놓는다
어둠이 찾아오는 늦은 저녁
꼬르륵꼬르륵 들려오던
배의 전화 소리
일을 마치고 온 아버지
씩 웃으며 전화를 받고는
양손에 사랑을 보여주시네
마을 사람 모두가 잠든 새벽
네 가족 옹기종기 모여
굶주린 배를 잡고
사랑을 나눠먹네
5평 남짓 안되는 공간
사랑의 향기 가득하네
가족의 사랑 넘치네
라면...종윤...장려상(율곡제전위원장상)
라면은 우리 가족이다
라면에는 잊을 수 없는 막이 있듯이
우리 가족도 잊을 수 없는 존재다
라면은 어머니다
집안일을 마치고 부엌에 들어서면
보글보글 끓는 라면
그 맛이 그립다 하다
라면은 아버지다
퇴근길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끌리는 냄새에 참을 수 없는 느낌
아버지를 힘이 나게 한다
라면은 우리 형이다
어릴적 부모님 집 비우셨을 때
김이 오르는 라면 같이 먹을 때
그 맛은 잊을 수 없게 맛있었다
라면은 내 자신이다
다양각색인 재료들이 들어가며
신비롭고 맛있는 맛을 낸다
나 자신도 다양한 관심을 받으면
그 속에 빛을 바란다
우리 모두 라면이다
우리 함께라면..
낙엽...선화
봄여름의 따스한 기운
살랑 나는 제비따라 떠나갈 때
그리운 마음에 푸른 나뭇잎들
짙은 사랑으로 물드네
너와 나의 따뜻한 마음
창창한 꿈을 따라 떠나 가면
그리운 마음에 내 손등은
차가운 눈물로 물드네
찬 바람 강한 입김을 불어
붉은 잎들이 지치고 떨어지면
내 마음도 지쳐
너의 사진에 얼굴을 떨군다
낙엽...연수
겨울이면 아무도 있지 않다.
빨간아이도 노란아이도 없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었다.
봄이 되자 빨간아이와 노란아이가 태어났다.
태어난지 얼마되지않아 초록색이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되었다.
아직 초록색이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었다.
빨간아이와 노란아이 모두 색이 변했다.
빨간아이는 루비같고
노란아이는 황금같다.
가을이 지나서 다시 겨울이 되었다.
빨간아이와 노란아이는 바람을 타고 모두 여행을 갔다.
낙엽...은후(초등부)-장려상(강릉문인협회장상)
1년에 한 계절에만 떨어지는 귀한 낙엽, 이 낙엽을 떨어트려주는 나무.
낙엽은 떨어질때가 제일 예쁘다.
나는 얼마 전 낙엽이 떨어지는걸 보았다.
바람에 날아가며 그림을 그린다.
비록 알 수 없는 그림이지만 낙엽은 정말 열심히 그리고 있을거다.
낙엽은 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자기만의 그림을 1년에 한 계절에 그리고 있다.
낙엽은 무슨 마음일까?
낙엽은 그냥 못 알아보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라면...무영
라면이 우리 가족이라면
통큰 아버지의 푸짐하고 칼칼한 신라면
자상하신 할머니의 부드럽고 진한 사리곰탕
아들바보 어머니의 친환경 감자라면
사춘기 소녀 누나의 다이어트라면
운동바보 나의 까만 짜파게티
거울...태원
속으로 눈물 짓고 미소 지으면
기쁜 줄 안다
너는 메아리다
눈물 실어 소리 지르면
웃으며 신나 대답한다
너는 카메라다
슬퍼 애써 미소 지어도
셔터 소리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웃고 있는 나 서 있다
위로는 커녕
마냥 따라하는 니가 야속하다
가끔은 겉모습이 아닌
마음을 비춰 주었으면 좋겠다
거울...원준
영과 혼이담긴 완성체
저 반대편 나 바라보는
빈껍데기
반짝거리는 감옥속의 너
희망의 빛한줄기 뻗어보지만
다가갈 수도없는 너
가는길 아쉬워 악수 한번 청해보자
넌 끝까지 가꾸로만 하는구나
거울...세찬
거울은 가면을 쓴 바보다.
나의 모습을 한 가면 쓰고
내 행동 의미없이
따라한다.
어떤 사연이 있었길래
가면 속에 숨은 걸까
네 가면 벗기고,
웃길 때 웃고, 슬플 때
슬퍼할줄 아는 너 보고파
낙엽...우현
다 익은 가을
떨어지는 우리의 추억
그 조각을 하나씩
너와 함께 맞춰 본다
맨발로 기억을 거닐다
나를 돌봐주던 조각들
차가운 바람이 불어
흩날리는 조각들
겨울이 찾아와
너를 슬피 보내준다
낙엽...정인
봄에태어나
여름에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가을에 나갈 준비를 끝내
땅으로 떨어져
바람이 정해주는 곳으로
친구들과 바람이 정해주는 곳으로
나의 삶을 찾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