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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essay etc

추석

 

913일은 추석 이였다. 추석은 추수를 끝내기 전에 덜 익은 쌀로 만드는 송편과 햇과일로 조상님들께 감사의 마음으로 차례를 지낸다. 다행이도 나는 우리 친가 외가는 둘 다 청주에 있어서 주변의 친구들과는 다르게 교통체증을 느끼지 않는다. 나의 명절은 항상 똑같다. 추석이 되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깔끔하게 옷을 입고 큰집에 간다. 큰집에 가면 잘 알지도 못하는 친척들과 만나서 말한 마디 섞지 않고 차례를 지낸다. 차례를 지내면 항상 똑같은 맛의 소고기 묵국을 먹고 큰집을 나와 근처에 있는 묘에 성묘를 하러 간다. 성묘를 할 때 할아버지가 누군가의 묘를 보며 말씀하시길 이 분은 할아버지 성님이여, 이분은 할아버지 아버지 원준이 증조 할아버지여라고 말씀하시며 설명을 들어보지만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누가 누구인지 궁금하지도 않고 성묘 드리는 것이 흥미 있지도 않다. 그저 가족들 다 하니까 할뿐. 어렸을 때는 추석이 너무 좋았다. 매일 가던 학교를 쉬고 모르는 가족들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고 신났다. 게다가 큰집에 가면 키우던 소에게 여물을 주는 것과 추석만 되면 그렇게 날라 다니던 고추잠자리를 잡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다. 하지만 중학생 정도의 나이가 되자마자 사촌들을 만나면 불편하고 할 말도 없고 정말 가족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어색하다. 왜 즐거웠던 추석은 어색한 시간이 되어버린 걸까? 제사를 지내고 나면 친할머니 할아버지댁에 가서 밥을 먹는다. 아무것도 하지않는다. 그냥 밥만 먹고 떠들고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하루를 보낸다. 다음날이 되면 외할머니댁에 간다.

이번 추석 하루 전에 외할머니집이 위층에서 물이 세면서 공사를 했다. 공사를 하고 난 뒤의 외할머니댁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청소를 모두 끝낸 다음엔 자장면을 먹었다. 추석이 되고 다시 한번 방문한 외할머니댁에서는 할머니댁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다시 지루함의 시작이다. 할머니댁과 마찬가지로 밥먹고 TV를 보면서 하루가 지나가면 추석이 끝나있다. 나는 평소에 강릉에 있는 학교에서 청주에 있는 집에 간다는 소식을 들으면 벌써부터 신나고 즐거워진다. 하지만 이번 추석에 집을 갈 때는 불편한 마음으로 집에 갔다. 또 시간낭비에 알지도 못하는 친척들을 보며 인사해야 하고 어색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추석이 싫다. 내친구들은 추석 또는 설날만 되면 물어보는 말들이 있다. “야 너 용돈 얼마 받았어?” 이 말이다. 한국 모든 청소년들이 명절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친척들에게 용돈을 얼마나 받았는지 이다. 용돈을 많이 받은 친구는 명절을 잘 보낸 친구이고, 용돈을 적게 받은 친구는 명절을 잘못 보낸 것이 요즘 청소년들이 명절을 생각하는 의미이다. 또한 용돈을 많이 안준 어른은 대단한 어른, 용돈을 적게 주는 어른은 별로인 어른으로 생각을 하면서 어른 즉 친척들의 용돈으로부터 그 사람을 판단한다. 물론 나도 에른스트 국제학교에 들어오기 전까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항상 친가와 외가집을 모두 다녀오면 친구를 만나로 가버린다.

요즘 추석은 가족들을 만나는 것 대신 여행을 가거나 그냥 집에서 쉬는 추세이다. 또한 예전과 요즘 추석의 바뀐 점을 말해보자면 예전에는 대부분 자식들이 부모를 찾아갔지만 요즘엔 역귀성을 보이며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님들이 서울 또는 각자의 자식들이 있는 곳으로 올라오시는 부분도 흔히 볼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해외여행을 가는 경우가 정말 많다. 제사를 지내지 않고 그냥 가족 단위로 해외여행을 떠난다. 왜 이렇게 명절이라는 느낌이 바뀌어 버린걸까? 북적북적하게 모든 친척들이 다모여서 화목한 단체적인 명절이 현재는 개인적인 성향으로 바뀌면서 명절엔 모두가 모여야 한다는 개념이 사라진 것 같다. 나도 명절에는 개인적인 하고싶은 것들을 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세대가 바뀔수록 명절은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성묘를 가고 제사를 지내고 모르는 가족이라도 화목하게 만나며 명절 고유의 특색을 잃어버리지 않게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이번 추석을 보내면서 느낀점은 앞으로 할머니 할아버지댁에 갈때면 책을 꼭 가지고 가서 시간낭비를 하면 안되겠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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