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8 Special Day Report
우리학교에서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을 스페셜 데이로 지정하였다. 스페셜 데이는 그 하루 동안 학교 수업이 없고, 학생회의를 통하여 무엇을 할지 정해서 시간을 보내는 날이다. 2019년 6월 스페셜 데이에는 화폐박물관에 다녀오기로 했다. 나는 외국으로 여행을 가게 되면 그 나라의 돈을 기념으로 하나씩 가지고 있는다. 매일같이 보는 우리나라 지폐 말고 새로운 지폐를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예쁘게 생긴 것들이 많아서 관심이 많이 간다. 그래서 이번에 화폐박물관에 방문하면 내가 보지 못했던 세계 여러나라의 지폐들을 잘 관찰하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예상했던 대로 화폐박물관에는 세계 각국의 지폐들이 화폐 단위별로 잘 전시되어 있었다. 세계의 다양한 국가들과 인종들 만큼이나 화폐들도 다양했다. 각 나라의 화폐에는 그 나라를 상징하는 건물들과 인물들이 그려져 있었다. 몇몇의 인물을 찾아보며 여러 나라의 화폐들을 구경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멕시코의 500페소 지폐와 스위스의 100프랑 지폐였다. 우선, 멕시코의 500페소 지폐에는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가 그려져 있다.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의 화가들인데 둘이 부부이다. 나는 전에 프리다 칼로 전시회에 간 적이 있었다. 그 때 프리다 칼로의 그림들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느낌을 느꼈었다. 프리다 칼로의 색들은 강렬했고, 그 강렬한 색들과 아이디어는 나의 가슴에 불을 붙이기도 했고, 슬픔의 눈물을 흘리게 하기도 했다. 나는 프리다 칼로로부터 미술적 영감도 많이 얻었고, 삶에서의 영감도 많이 받아왔다. 그만큼 나에게는 소중한 의미를 가진 화가였다. 이러한 감정들 때문인지 멕시코 500페소 지폐에 그려진 프리다 칼로가 나의 눈을 확 사로잡았다.
스위스의 100프랑 지폐에는 쟈코메티가 그려져 있다. 처음에 봤을 땐 쟈코메티 인지 아닌지 긴가민가 했었다. 그런데 쟈코메티가 맞았다. 쟈코메티는 스위스의 조각가이다. 영국 여행을 갔을 때, Tate Modern에서 쟈코메티 특별전을 하고 있어서 관람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쟈코메티 라는 조각가를 알게 되었다. 그 특별전을 관람하는 내내 쟈코메티의 작품세계에 푹 빠졌었다. 쟈코메티의 조각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처럼 정교하지도 않고 그냥 슥 봤을 때는 저게 뭐야 할 정도이다. 그런데 나는 그 조각들을 보면서 쟈코메티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였을까, 무슨 고민을 하며 자신만의 작품 색을 만들어 갔을까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 이후 한국에서 쟈코메티 전시가 열렸을 때 교장선생님과 길위의 인문학으로 가서 쟈코메티에 대하여 자세히 공부했었다. 설명을 들으니 쟈코메티를 훨씬 더 깊게 느낄 수 있었다. 너무 좋아서 나 혼자 그 전시가 끝나기 전에 한번 더 가서 관람하기도 했었다.
나는 이 두 화폐를 보며 화폐에 그려진 화가들, 프리다 칼로 그리고 쟈코메티와의 추억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화폐에 예술가가 그려져 있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비교적 현대에 가까운 화가들인데 지폐 속의 주인공이 되어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